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의 CES 참관기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이 지난 5일 CES가 개최된 미국 라스베이거스 유레카관 앞에서 홍원화 경북대 총장(대교협 회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김동원 전북대 총장 등 국립대 총장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유기홍 의원실 제공)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오른쪽에서 다섯 번째)이 지난 5일 CES가 개최된 미국 라스베이거스 유레카관 앞에서 홍원화 경북대 총장(대교협 회장), 오세정 서울대 총장, 김동원 전북대 총장 등 국립대 총장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유기홍 의원실 제공)

지난 5일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개최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다녀왔다. CES는 IFA(베를린), MWC(바르셀로나)와 함께 세계 3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 중 하나로 ICT와 자동차, 항공, 우주, 농업, 식품 업계까지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각종 트렌드 기술을 소개하는 세계 최대 전시회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로 개최된 CES 2023에는 174개국에서 3200여 개 기업이 참가했다. 전시공간 역시 18만6000㎡로 지난해보다 50%가 늘어났다. 행사를 주관했던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당초 CES 방문객 수를 10만 명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11만 5000명 이상 방문했다고 한다. 이는 코로나19로 행사 규모가 작았던 지난해 4만 5000명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그간 국회에서는 관행적으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의원들 중심으로 CES에 참석했다. 그러나 대학과 기업이 함께하는 산학협력이 점차 활발해지면서 국회 교육위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CES에 참석했다. 이에 멈추지 않고 김진표 국회의장과 의논해 내년부터는 교육위원회 의원들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유기홍 위원장이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 등과 함께 전북대가 출품한 혁신적인 ‘포터블 혈전 이미징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유기홍 의원실 제공)
유기홍 위원장이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 등과 함께 전북대가 출품한 혁신적인 ‘포터블 혈전 이미징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유기홍 의원실 제공)

참여 의원들과 삼성·LG·SK 등 대기업, 홀로그램 기술을 보유한 셀코스와 같은 중견기업,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 그리고 프랑스·대만 스타트업 부스를 두루 참관했다. 특히 오세정 서울대 총장, 김동원 전북대 총장, 홍원화 경북대 총장(대교협 회장) 등 국립대 총장들과 대학이 지원하는 스타트업 부스를 중심으로 꼼꼼히 둘러보았다. 

이번 CES 2023에 참여하는 동안 한국 스타트업과 대학의 역할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째, 삼성 등 대기업은 물론 우리 스타트업 기업의 수준이 결코 선진국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참가 기업이 550개로 개최국인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도 대단하지만, 이 중 350개의 기업이 스타트업이라는 것은 지속성장 중인 K-스타트업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었다. 자부심을 느끼면서 동시에 더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참석자들에게 형성됐다. 

둘째, 스타트업을 통해 경제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의 돌파구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 전시에 참여한 기업에 수여한 612개 혁신상 중 216개(전체 35.3%)를 한국 기업이 받았고, 가장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선보인 기업에게 수여하는 ‘최고 혁신상(Best of Innovation)’을 수상한 한국 기업 9개사 중 벤처·스타트업이 5개사다. LG전자, 삼성전자, 삼성전자 아메리카, SK 등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4개 대기업보다 더 많은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는 벤처·스타트업의 역대 최고 실적이다. 특히 현장에서 만난 스타트업 대표들은 해당 기업을 반드시 유니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자신감을 보여 더욱 믿음이 갔다. 세계적 경제 불황이 실현되고 있는 시점에서, 혁신 스타트업이 불황을 이겨내는 동력이자 청년 일자리 창출을 개척하는 주역이 돼야 할 것이다. 

셋째,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하고 지원하는 데 있어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고등교육의 대전환 시기다. 이제 대학은 학문의 요람인 동시에 훌륭한 창업자를 배출해내는 역할도 해야 한다. 다행스럽게 대학이 산학협력의 중심에서 다양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으로 창업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이번 행사에서 서울대, 전북대, KAIST 등 국립대와 고려대, 연세대, 포항공대, 한양대, 한서대 등 많은 사립대학에서도 스타트업 전시관 ‘유레카 파크’에 부스를 꾸리고 새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올해 교육부는 창업교육 거점대학 사업을 2개 권역에서 5개 권역으로, 5.6억 원에서 52억 원 규모로 확대했다. 국회 교육위원장으로서 향후 더 획기적인 예산 지원을 추진할 생각이다. 이제 대학발 창업 지원 체계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대학의 창업 교육이 실전 창업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 및 일자리 선도를 위해 기존 ‘교육’, ‘연구’ 역량을 연계해 ‘창업’ 중심으로 대학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학의 전통적 소명과 실질적 투자 전략의 조화만이 기술 진보,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CES행은 지역구인 관악구에 위치한 낙성벤처밸리의 발전전략 구상과도 연결돼 있다. 동일한 이유로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밸리와 스탠퍼드대학도 방문했다. 기업·서울대·관악구가 어떻게 새로운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지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대학과 산업 협력의 기반을 마련한 산학협력법이 제정된 지도 이제 20년이 됐다. 대학이 혁신 생태계에 뛰어들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만들 수 있도록 국회 교육위원장으로서 제도 정비·예산 확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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