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장 환영사, 2월 5일 기준 10만 회 넘어…2021년 환영사도 11개월간 8만 2000회 재생
타 대학 총장 신입생 환영사 반응, 1만에도 못 미쳐…이례적 관심
김관규 동국대 교수 “지식사회 리더가 청년·학부모·교수사회 등에 미치는 영향 큰 것 보여주는 사례”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비전타워 오픈식 및 세살마을 축하행사에 참여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가천대 제공)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비전타워 오픈식 및 세살마을 축하행사에 참여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가천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결혼 주례사처럼 의례적인 대학 총장의 신입생 환영사가 유튜브에 오른 지 1년도 안 돼 10만 회를 돌파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환영사의 주인공은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다. 이길여 총장의 ‘2022년 신입생 환영사’는 2월 5일 기준 10만 회를 넘어섰다. 3개월 전 조회수는 7만 회로 하루 평균 1000명이 영상을 본 셈이다.

이 총장의 신입생 환영사가 화제가 된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2021년 신입생 환영사 역시 11개월 동안 8만 2000회 재생됐다.

이 총장의 신입생 환영사의 높은 조회수가 특별한 이유는 다른 유수의 대학 총장의 신입생 환영 행사에 나온 환영사 반응이 1만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유튜브’에 ‘총장 신입생 환영사’를 검색하면 1년 기준 연세대 9100회, 고려대 6600회, 서강대 4100회, 한양대 5500회, 경희대 798회, 경희대 9700회, 숭실대 378회로 조회된다.

유튜브에 업로드 돼 있는 
유튜브에 업로드 돼 있는 이길여 가천대 총장의 ‘2022년 신입생 환영사’ 영상 화면.

김관규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대학 총장이라는 지식사회의 리더가 청년세대와 학부모 교수사회 등 세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이 총장의 경우 인공지능 시대라는 문명사적 전환을 꿰뚫어 보고, 신입생들에게 공부 방식과 사고의 틀을 바꾸라는 선견지명의 메시지가 크게 감동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10만 조회라는 놀라운 기록은 이길여 총장의 지명도와 환영사의 콘텐츠(메시지)가 어우러진 결과”라며 “다만 그분의 다른 유튜브 영상들에 비교해 이 환영사가 주목받는 것은, 대학생과 입시생 청년들에게 메시지가 호소력이 커서 입소문이 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21세기 대학에 대한 기대를 이 총장다운 탁월한 발상으로 대답해 주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홍성철 동아일보 이지에듀 대표는 “다른 대학 총장들의 환영사를 검색해 보면, 재학생 졸업생 수가 엄청난 명문대 총장들도 1만 조회수를 넘은 사례조차 없다. 겨우 몇천, 혹은 몇백에 불과하다”며 “이례적인 10만 조회수는 가천대의 신·편입생 경쟁률이 매년 수직 상승하는 수수께끼의 한 해답으로 본다. 댓글을 보니 총장의 발언이 가천대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응선 저널리스트(전 매일경제 논설실장, 경제기획원 과장)는 “대학 총장 메시지에 대한 기대가 사라진 오늘날, 신흥 강자인 가천대의 총장이 오직 컨텐트 만으로 10만의 관심을 모은 건 200여 개 대학 총장 중의 총장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대학의 위기, 무용론(無用論)이 대두되는 요즘, 동시대의 청년들에게 미래의 꿈과 비전을 안겨주는 공공재 같은 참 스승인 된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라고 전했다.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지성학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가천대 제공)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지성학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가천대 제공)

한편, 이 총장은 ‘2022년 신입생 환영사’를 통해 ‘멀리 보고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할 것’과 ‘남들이 흉내낼 수 없는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이 총장은 “지금 이 순간은 내일이면 과거가 되고 몇 달 후면 역사가 된다. 항상 10년, 30년 미래를 머릿속으로 그려 보면서 공부하고 몸값을 높여 나가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며 “메타버스 플랫폼 인공지능 같은, 우리 곁에 다가온 미래에 관심쏟고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 산업화 표준화의 제조업 시대에는 훌륭한 사원, 뒤처지지 않는 구성원, ONE OF THEM이면 충분했지만 이제는 인공지능 플랫폼 시대다. 유용하고 성능 좋은, 그렇고 그런 ONE OF THEM 제품은 자동화 기계와 인공지능이 다 만든다”며 “가천대는 시스템반도체 설계에 인재를 공급하는 ‘팹리스 아카데미’를 자치단체와 손잡고 개설한다. 팹리스는 공장이 없다는 의미다. 팹리스반도체에서 경쟁력과 활로를 찾는데 우리 대학이 앞장설 것이다. 우리 학생들도 세상에 다시 없는 ONLY ONE, 유일한 나, 남들이 흉내낼 수 없는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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