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신학기가 시작됐다. 뜨거운 입시 경쟁이 막을 내리고 본격적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시즌이 돌아왔다. 코로나19 기세가 수그러들자 모든 대학에서 대면교육이 다시 재개된 가운데, 지금 대학가에는 챗GPT(‘Chat’+‘Generated Pre-trained Transformer’) 열풍이 불고 있다. 챗GPT는 지난해 11월 공개돼 출시 일주일 만에 사용자가 100만 명을 넘겼고, 이후 단숨에 1억 명을 돌파할 만큼 세계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당장 교육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갖고 챗GPT 영향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놀라운 기능을 장착한 챗GPT 보급으로 교육과 연구의 지형(terrain)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챗GPT 활용과목을 개설했는데 순식간에 수강신청이 마감됐다는 소식도 들린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챗GPT는 어느덧 대학교육의 한복판으로 들어와 있다. 

그러나 교육·연구 분야에 챗GPT를 활용하는 데 대해서 전문가 사이에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활용에 반대하거나 제한을 둬야 한다는 측에서는 우선 연구와 교육 분야에서 표절 남발 가능성을 큰 문제로 보고 있다. 

실제로 챗GPT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에세이와 논문을 순식간에 작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학생들이 얼마든지 힘들이지 않고 레포트 작성도 척척해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우려로 뉴욕시에서는 2023년 1월부터 공립학교 내에서 챗GPT 접근을 차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으로 챗GPT가 학생들의 챗GPT 의존도를 높여 소통 능력과 협업 능력 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부작용을 우려한다. 또한 챗GPT를 지나치게 사용함으로써 학생들의 현실 대처 능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도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더 나아가 챗GPT의 부족한 답변 능력도 도마 위에 올라 있다. 챗GPT가 부정확한 답변을 제공해 학생들을 오히려 혼란에 빠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챗GPT를 교육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들은 챗GPT 활용으로 학생들이 학습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음을 강조한다. 챗GPT는 학습자가 주제에 관해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게 해주며, 학생 개개인의 학습 능력과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지도를 제공할 수 있어, 학생들의 학습 효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챗GPT를 활용해 수학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오답에 대한 피드백을 바로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실수했는지를 파악하고, 다시 학습을 진행할 때 이를 바탕으로 보다 효율적으로 학습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챗GPT 활용으로 학생들의 학습 방식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금까지 교사들로부터 수동적인 주입식 수업을 받아 온 학생들이 챗GPT를 활용해 더욱 능동적이고 참여적인 학습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는 양론이 팽팽하게 맞선 듯 보이지만 시간이 경과할수록 챗GPT 활용론자들의 주장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 교육혁신의 핵심 과제인 개인 수준별 맞춤형 학습이 챗GPT를 통해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챗GPT 활용을 둘러싼 논쟁을 보면 인터넷 도입 초기 상황이 데자뷰(deja vu)된다. 인터넷 도입 초기에도 인터넷 사용에 대한 우려와 부정적인 반응이 꽤 있었다. 예를 들어 인터넷 사용이 사회적 독립성을 약화시키고, 신뢰성이 떨어지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로 인해 일부 교육기관에서는 인터넷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인터넷은 현대 사회에서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게 됐다. 이와 마찬가지로 챗GPT도 그 활용성과 유용성이 인정되면서 대학교육에서 점차적으로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시대 변화와 함께 새 기술이 도입되면서 부작용도 생길 수 있지만 이에 대한 대응과 적절한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은 대학으로 넘어갔다. 대학과 교수진들이 챗GPT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학생들에게도 이를 잘 전달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챗GPT로 촉발되는 대학교육의 변화가 미래시대 교육혁신의 길로 연결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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