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욱 홍익대 중앙도서관 열람팀

이지욱 홍익대 중앙도서관 열람팀
이지욱 홍익대 중앙도서관 열람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대학교 캠퍼스 내 학생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대학 내 도서관 이용자들도 이전보다 확연히 늘어났다.

하지만 도서관의 주 이용자들인 학부생과 대학원생에게 도서관이 학습과 연구를 지원하는 최적의 기관이라고 말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대체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구글’, ‘네이버’와 같은 검색 사이트가 도서관의 자료 검색 및 이용을 대체하고, 프랜차이즈 카페나 스터디 카페 등이 대학 도서관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정말로 이런 공간이 대학 도서관을 대체할 수 있을까?

해답은 대학 도서관의 이용자 서비스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대학 도서관의 가장 큰 역할은 학습과 연구지원이다. 학생들은 도서관에 소장된 자료나 구독자원들을 활용하면서 선행연구를 탐색할 수 있고 다양한 질 높은 연구물을 바탕으로 과제 및 논문을 작성한다. 대학 도서관의 강점은 공신력 있고, 영향력 있는 자원을 검색해준다는 것이다. 구글, 네이버 등 검색 포털보다 나은 점이라 할 수 있다.

2022년 대학 도서관 통계를 살펴보면 4년제 대학 61개교(재학생 1만 명 이상) 자료 구입비 평균은 약 28억 원에 달한다. 또한 대학 도서관 홈페이지에는 저명한 학술지에 실린 논문, 주제별 Web DB 등이 존재하며 해당 논문 원문 제공 서비스도 지원한다. 이처럼 대학 도서관은 적잖은 금액을 투자해 영향력 있는 저널, 논문을 준비하고 다른 검색 사이트와 차별되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학생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도서관에서는 소장·구독자원 이용 활성화를 위한 홍보와 교육을 적극 운영해야 한다. 도서관 자원을 활용한 자료검색법, 다양한 학술 DB 활용법, 연구윤리 교육 등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주제별 저널, 웹 DB 등에 대해 정기적인 큐레이션, 홍보물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국내외 등재저널, 주제별 논문 등의 검색 방법을 안내하면서 대학도서관이 선행연구지원을 위한 핵심 기관임을 알게 해야 한다.

도서관 정보검색과 활용교육을 진행하고 만족도조사를 해보면 참여자들 중 대부분이 전공분야의 방대한 양의 논문과 저널 등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어 좋았다는 답변이 많았다. 그만큼 대학도서관에서 소장, 구독하는 자원의 신뢰도와 영향력은 그 어떤 검색 포털과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대학도서관 사서라면 한번쯤 고민해봤을 법한 문제가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많이 올 수 있게 하는가’일 것이다. 물론 코로나19 확산 감소세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도서관의 이용자 수는 자연스럽게 늘어나겠지만 이전보다 못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 스터디 카페와 차별점을 두면서 대학 도서관에 올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

대학 도서관의 역할과 변화하는 이용자 행태에 중점을 두고 서비스를 해보면 예상 외로 쉬운 결론이 도출된다. 앞서 설명했듯이 대학 도서관은 학습과 연구지원을 위한 공간이며, 누구나 자유롭게 도서관에서 자료를 △검색열람 △이용 △학습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렇게 모든 환경을 다 갖췄지만 열람실, 스터디룸에 학생들이 오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결국 도서관이 학생들이 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미 많은 대학들은 이용자 수요에 맞는 공간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교내에서 접근성이 높은 곳에 열람실을 꾸미고 학습행태 변화에 따른 노트북 열람 공간 확대, 오픈형 창의·협업 공간 마련, 개방형 개인 학습 공간 등을 확충해가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학 및 교육부에서 대학 도서관에 투입하는 비용을 살펴보면 도서관의 가치를 알 수 있다. 교육부에서는 2022년 기준 228억 원 정도를 투자해 대학도서관의 저널과 Web DB 구독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대학 도서관 발전계획 중 추진실적을 살펴보면 많은 최근 5년간 대학도서관 시설 리모델링에 투자하는 비중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도심에서 벗어난 접근성이 낮은 카페에도 사람들이 몰리는데 대학도서관도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학습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를 시도해보면 어떨까? 이러한 공간에서 연구와 학습을 지원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해 양질의 소장·구독자원의 활용도를 높여본다면 어떨까? 그렇게 된다면 대학 도서관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될 것이며, 학생들이 알아서 찾는 학습의 장으로 다시 한번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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