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참관 소감, 해외 주요 혁신대학 방문 통해 얻은 시사점 등 공유
‘창업 위주의 지원 정책·창업 생태계 구축 필요’ 한목소리
고등교육 재정 확충·수요자 중심 교육 위한 고등교육법 개선 촉구
유 위원장, “내년부터 교육부와 대학생 등 CES 참관 위해 예산 지원 등 제안해볼 것”

15일 국회 교육위원장실에서 진행된 간담회에 앞서 유기홍 교육위원장과 CES 2023 참석대학총장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정인 부산대 총장, 정의배 충북대 총장직무대리,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 홍원화 경북대 총장(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 김헌영 강원대 총장, 정성택 전남대 총장, 김일환 제주대 총장, 홍준 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 (사진=한명섭 기자)
15일 국회 교육위원장실에서 진행된 간담회에 앞서 유기홍 교육위원장과 CES 2023 참석대학총장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정인 부산대 총장, 정의배 충북대 총장직무대리,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 홍원화 경북대 총장(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 김헌영 강원대 총장, 정성택 전남대 총장, 김일환 제주대 총장, 홍준 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지난 15일 국회 교육위원장실에서 유기홍 교육위원장과 CES 2023 참석 대학총장이 참여한 간담회가 진행됐다. 홍준 본지 대표이사 겸 발행인의 사회로 진행된 간담회에는 김헌영 강원대 총장, 홍원화 경북대 총장(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 정성택 전남대 총장, 김일환 제주대 총장, 정의배 충북대 총장직무대리, 차정인 부산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3 참관에 대한 전체적인 소감과 스타트업, 벤처양성, 산학협력 등이 활발한 스탠퍼드대, 아리조나주립대(ASU), 샌프란시스코 지역 대학, 피츠버그 등의 견학을 통해 얻은 시사점 등을 공유했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IFA(베를린), MWC(바르셀로나)와 함께 세계 3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 중 하나다. ICT와 자동차, 항공, 우주, 농업, 식품 업계까지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각종 트렌드 기술을 소개하는 세계 최대 전시회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는 ‘웹3.0&메타버스’, ‘디지털헬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인간안보’를 핵심 키워드로 내걸었다. 전 세계 174개국에서 3200여 개의 기업·기관이 참가하고 약 10만 명이 전시장을 방문했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대교협 회장)
홍원화 경북대 총장(대교협 회장)

■ 홍원화 경북대 총장 “CES 행사 참여 전후 진행했던 활동 통해 창업 기업에 대한 평가 긍정적으로 바뀌어” =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CES 행사 참여에 대한 의미와 가기 전후에 진행했던 학생 중심 활동 등에 대에 소개하면서 “창업 기업에 대한 평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원화 총장은 “경북대의 경우 행사에 다녀온 후 CES 2023에 참가한 학생을 대상으로 함께 참가한 대구테크노파크 선정 기업 26개에 대해 해당 기업이 선정된 이유, 어떤 상품을 전시했는지, 현장에서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등에 대한 품평회를 진행했다”며 “잘 몰랐던 기업에 대해 조사하다보니 해당 기업에 대해 취업을 하고 싶다고 하는 등 학생들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또한 홍 총장은 “기업에도 기업의 특장점, 바이어와의 컨택 활동 등에 대한 리포팅을 제공해 사후대책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며 “행사에 참여했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행사에 다녀와서 했던 활동도 의미있었다. 앞으로도 CES가 가지는 의미·효과 등을 공유하고, 향후 대책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꾸준히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

■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 “창업 위주의 지원 정책·창업 생태계 구축 필요성 확인” =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은 “그동안 CES에 많이 참여했었는데, 기술 트렌드를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을 늘 눈여겨봤다”며 “우리나라는 대기업 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생산성 등에서 타 국가에 비해 떨어지는 면이 있지만, 기술면에서는 우리나라가 ‘히든챔피언’이다. 우리가 창업 위주로 방향을 잡아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이번에 느낀 이유”라고 강조했다.

권 총장에 따르면, CES는 가전박람회지만 늘 다양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기술을 접목한 제품들이 주목받았다. 한국 역시 그동안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호평을 받는 등 기술적인 면에서는 인정받고 있으나, 대기업 중심 생태계가 구축돼 있어 스타트업이 주목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것이다.

권 총장은 “결국 중요한 것은 창업 생태계를 잘 구축하는 데 있다. 실질적인 창업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지 등을 보여준 것 같아 크게 영향을 받았다”며 “갈수록 IT분야는 중요해질 것이다. 모든 창업에 IT가 접목돼야 매출이나 신장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 학생들에게 교육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는 더 많은 구성원이 함께 조직적으로 CES에 참가하려고 한다. 이번 참여가 앞으로 지역과 대학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성택 전남대 총장
정성택 전남대 총장

■ 정성택 전남대 총장 “창업 생태계에 미치는 산학협력 영향력 확인…투자보다는 생태계 만드는 것이 우선” = 정성택 전남대 총장 역시 “구글 본사, 피츠버그 혁신특구 사례를 통해 창업 생태계에 미치는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확인했다”며 “성과를 장기적으로 도출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성택 총장은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구글 본사에 가는 데 구글의 첨단분야 리쿠르트 벤처 캐피탈의 도움을 받았다. 이곳은 구글이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지원한 기업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지금의 구글을 만드는 데 일조한 곳”이라며 “벤처 캐피탈의 투자 개념으로 접근해 창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좋은 방향이 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정 총장은 피츠버그 혁신특구 사례를 주목했다. 피츠버그는 인구 규모가 작은 도시지만 연구중심으로 잘 발전한 대표적인 곳이다. 철강산업이 쇠퇴하면서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던 피츠버그는 산학연관 기획특구를 조성, 피츠버그대에서 유용자산을 매각해 이익을 세금으로 내고, 연구소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구조를 만들어서 스타트업이 돈을 벌면 재투자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정 총장은 “피츠버그는 투자를 통해 첨단제조, 로봇공학, 인공지능(AI), 생명과학 등 첨단 성장 산업 클러스터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연간 10억 달러 이상 대학 기반 R&D를 투자받는 전 세계 16대 혁신도시 중 하나로 성장했다”며 “피츠버그는 지자체, 전문가 등과 논의해 어떤 분야를 특성화할 것인지 정하고, 어떤 혜택을 제공할지 정했다. 이처럼 지역생태계를 변화시키는 특성화가 필요하다. 이는 곧 연구에 대한 투자로 이어진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연구자들에게 일단 해보라는 인식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단기적인 성과 도출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100개 창업기업 중 1개만 성공해도 된다는 개념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생태계의 주도를 대학이 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헌영 강원대 총장
김헌영 강원대 총장

■ 김헌영 강원대 총장 “고등교육 재정 확충의 당위성과 필요성 재확인” = 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고등교육 재정 확충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재확인했다”며 아리조나주립대(ASU)를 방문해 얻은 시사점 위주로 이야기했다.

김헌영 총장은 “강원대는 현재 학생중심교육 체제, 글로벌 연구중심 대학, 외국인 유학생 적극 유치를 3대 전략을 삼고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학생중심교육 체제로 가는 것이 확실한 방향이라는 것은 ASU에서 확인했다”며 “ASU의 온라인 학생은 1만3000명에서 6만 명으로 크게 늘었다. 원래도 혁신대학으로 유명했지만 7년이 지난 지금도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으니 학생수가 14만 명까지 는 것이다. 우리도 확신을 가지고 시스템을 구축하면 앞으로 맞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총장은 ASU의 프로그램을 과감하게 도입할 것을 제시했다. 또한 프로그램 도입을 위한 고등교육 재정 확충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ASU가 혁신대학으로서 명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정부의 지원 시스템이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김 총장의 설명이다.

김 총장은 “ASU는 정부에서 등록금 혜택을 주다보니 현재의 시스템이 가능한 것”이라며 “이런 시스템은 국내 학생들뿐 아니라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며 “고등교육이 바뀌지 않으면 대학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힘들다. 초중등교육부터 장기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그러려면 재정이 절실하다. 교육 혁신을 위한 명확한 대책을 세워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일환 제주대 총장
김일환 제주대 총장

■ 김일환 제주대 총장 “학생중심으로 모든 시스템을 바꾸는 원년 삼을 것” = 김일환 제주대 총장은 “올해를 학생중심으로 모든 시스템을 바꾸는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며 CES 참관단 신설, ASU 프로그램 도입 준비 등 CES 및 해외 대학 참관을 통해 얻은 시사점 등을 활용해 앞으로 제주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김일환 총장은 “이번 CES에서 제주 출신인 제작팀이 큰 주목을 받을 정도로 좋은 성과를 거뒀지만, CES를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라 국내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며 “이에 제주도 내 산학연이 함께하는 CES 참관단을 구성해 오는 4월 모임을 가지고자 한다. 이를 통해 CES에 대해 알리고, 링크사업에서 성과가 있는 학생을 CES에 참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자체와 글로벌 창업을 위한 논의도 진행할 예정”이라며 “지자체와 글로벌 창업으로 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 시스템을 창업 중심으로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ASU 프로그램 도입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학생중심으로 모든 시스템을 바꿔 글로벌 선도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제주대는 전세계 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것을 고려, 제주도에 있는 30일 무비자 제도를 활용할 방침이다.

김 총장은 “제주도는 30일 무비자 제도가 있는데, 이를 활용하면 2주만 제주에서 수업을 오프라인으로 듣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학습이 가능한 구조”라며 “현행법상 교과목의 80% 미만을 온라인으로 수강하면 되기 때문에, 15주 가운데 2주만 오프라인으로 집중 강의를 하면 테스트 등을 통해 충분히 학점을 줄 수 있다. 아시아권에서의 수요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국제학교를 만드는 TF를 구성, 진행 중이다. 2025년부터 학생 모집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제주대에서 양성한 외국인 학생을 잘 활용하면 향후 노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고등교육법 시행령이 촘촘하게 규제하고 있어 대학에서 알아서 할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으로 고등교육법이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의배 충북대 총장직무대리
정의배 충북대 총장직무대리

■ 정의배 충북대 총장직무대리 “창업에 대한 개념 정립과 지속성에 대한 고민 있어야” = 정의배 충북대 총장직무대리는 교육에서 바라보는 창업에 대한 개념 정립과 지속성에 대해 짚었다.

정의배 총장직무대리는 “CES를 IT박람회로 인식해 과학 관련 기술만 다루는 행사인 줄 알았는데, 융복합 제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성과 공유를 진행, 대학의 혁신 및 교육과 연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특히 CES의 중요 키워드는 ‘창업’인데, 우리나라 교육은 창업에 대한 개념이 정립돼 있지 않다. 지원사업 역시 다양한 정부기관에서 단발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선순환 구조가 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책적으로 대학의 자원을 창구를 다양화 해 장기적 안목으로 지원하는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정 총장직무대리는 “ASU 프로그램의 국내 도입을 위해서는 수요자 중심 교육으로의 시스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 총장직무대리는 “ASU 프로그램은 대학 고등교육 시스템으로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를 위한 제도적인 부분이 해결돼야 한다”며 “모든 대학에서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학과 간 장벽이 커 진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을 수요자 중심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

■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 “지역거점대학 총장의 집단적 참여, 의미있어…내년에는 교육부에서 참여 예산 지원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할 것” =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은 대학과 기업이 함께하는 산학협력이 점차 활발해지면서 국회 교육위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CES에 참석했다.

유 위원장은 “코로나 이후 대규모로 열린 행사에 우리나라 주요 대학, 자치단체, 스타트업들이 많이 참여하는 것을 현장에서 보고, 지역거점대학 총장님들이 팀을 구성해 집단적으로 참여하는 데 의미가 있었다”며 “특히 스탠포드대, ASU 등의 스타트업 지원 정책, 산학협력 사례를 접하면서 고등교육 재정에 대한 획기적 대안을 모색해야겠다”고 전했다.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예일대 등은 막대한 발전기금을 토대로 창업 생태계를 구성,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 칭화대는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칭화홀딩스를 설립해 운영 중이기도 하다.

유 위원장은 “우리 고등교육 재정은 연명 수준으로 가고 있는데, 어느 정부가 들어서든 고등교육 재정에 대한 획기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우리도 링크사업 정도로는 스타트업 전성시대를 만드는 것은 부족하다. 총장, 교수, 학생 등이 직접 보고 현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는 교육부에서도 참관할 것을 제안하고, 학생 등이 참관할 수 있도록 예산 지원도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과 거점국립대 대학 총장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과 거점국립대 대학 총장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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