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흑백 텔레비전도 드물었던 1970년대 말, ‘은하철도 999’라는 만화영화를 보면 우주로 떠나는 열차를 운전하는 기관사의 모습이 나온다. 땅도 아닌 하늘을 나는 기차를 운전하는 기관사가 얼마나 멋있어 보이던지, 당시 ‘은하철도 999’를 본 아이들은 너도나도 기관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만큼 열차를 운전하는 기관사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물론 지금도 기관사가 되기는 쉽지 않다. 엄격하고 치밀한 과정을 통해 자격을 취득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열차는 지상을 다니는 기차와 지하를 다니며 전기로 동력을 일으키는 흔히 지하철이라 불리는 전동차와 시속 3백 킬로미터로 달리는 고속철도 등이 있는데 이런 열차를 운전하는 사람을 통칭해 ‘기관사’라고 부른다. 대중교통 수단 가운데 버스나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는 그 수가 많지만, 열차를 운행하는 기관사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그렇지만 기관사는 버스나 택시 기사보다 상대적으로 교통사고의 위험이 덜 하고 급여를 비롯한 각종 복지혜택 면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다. 무엇보다도 정년까지 일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어 취업난에 지친 젊은이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열차도 석탄이나 기름을 사용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이제 전기를 사용하고 더 나아가 수소연료를 사용하면서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열차는 승객 운송의 역할도 있지만 각종 물자를 실어나르며 경제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선도하는 임무도 있다. 요즘 지방차치단체에서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모노레일이나 트램을 설치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교통수단도 기관사를 필요로 한다. 아무리 자동화된 시대라 할지라도 시스템을 만들고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결국 인간의 손길을 빌려야 한다. 현대인은 곳곳에서 열차와 마주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교통문제를 해결하는 대안도 결국은 열차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열차를 운행하는 기관사의 수요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경북전문대 철도전기기관사과
경북전문대 철도전기기관사과

- 철도전기기관사과에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
“기 관사는 일정한 시간에 정해진 코스를 운행해야 하는 특성이 있고 특히 시간은 고객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지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학교생활을 하면서 정해진 규칙을 철저히 지키고 대인관계에 있어서 원만한 모습과 함께 분쟁이 생겼을 경우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교과목은 수학, 영어, 정보 등의 과목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적 능력을 보여야 하고 기본적 개념이나 원리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빼놓지 말고 질문을 통해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비록 사소한 것일망정 그냥 넘기지 않고 철저하게 탐구하는 자세야 말로 수많은 사람들과 물건을 싣고 달려야 하는 기관사에게 있어 꼭 필요한 자질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요즘에는 고등학교에서도 자동차, 기차, 비행기 등 운송 수단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모여 만든 동아리가 있기 때문에 이런 동아리에 가입해 견문을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

- 철도전기기관사과의 잠재적 발전가능성은.
“현재 여객이나 화물에서 열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남짓 된다. 자동차 매연으로 인한 탄소 배출 문제와 도로에서 허비하는 시간 등의 문제로 인해 향후 여객과 화물에서 열차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시 교통의 편의성 증대를 위해 지하철 건설이 계속되고 있기에 기관사의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같으면 열차의 운행도 기관사가 직접 개입해야 했지만, 요즘에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도입으로 인해 근무 강도 또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남북 관계의 개선으로 인해 막혀 있는 철도 길이 열린다면 아시아 대륙을 넘어 유럽까지 진출할 기회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 어떤 과목으로 구성돼 있나.
“전공과목은 1학년 때, 철도운전취급, 철도공학개론, 철도안전관리론, 운전이론일반, 도시철도시스템일반, 전기동차구조및기능, 전철전력시스템, 비상시조치 등의 과목을 배우게 된다. 2학년 과정에서는 인간공학, 운전실무, 모의운행훈련, 시뮬레이터실습, 비상조치 및 고장조치, 철도관련법, 철도차량시스템, 운전역학 등의 과목으로 구성된다.”

- 학과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면허제 시행 이전에는 철도차량운전업무종사자에 대한 선발 기준이 철도운영기관별로 달랐으나 철도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가가 철도면허에 대한 통일적인 기준을 정해 자격을 부여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기관사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기관사의 과실로 인한 철도사고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자격시험으로 제2종 철도차량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그밖에 철도운송산업기사, 교통안전관리자, 산업안전산업기사, 전기산업기사 등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 졸업 이후 어떤 분야로 진출이 가능할까.
“졸업 이후 철도공사 및 광역시 도시철도 지하철공사,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 신호보안장치기기 제조 및 설비업체, 철도차량 및 기기 생산업체, 전철설계, 시공 및 감리회사, 철도전기 관련 각 기업체 및 철도차량 관련업체,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차량(주)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 철도전기기관사 관련 학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철도와 관련된 학과로는 김포대에 철도경영과, 우송정보대의 철도교통학부, 가톨릭상지대의 철도운전시스템과 등이 있고 철도전기기관사과는 경북전문대에 설치돼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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