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제3회 일반대학 온라인 학위과정’ 승인 심사 결과 발표…‘4개 대학 승인’
누구나 원하는 교육을 시·공간 제약 없이…사회수요 반영, 시간·비용도 절약
“온라인 글로컬 대학 발돋움” 석사학위과정 개설 대학들 걱정보다 기대감 커
정원 모집 제한, 비전공학생 고려한 교육 커리큘럼 짜기 고충 토로 등 아쉬움도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국내대학과 해외대학이 학사과정 단계에서부터 시·공간적 제약을 넘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아울러 이번 심사에서 선정된 AI, 지능형 생산공정 온라인 학사학위과정이 첨단·신기술 분야 인재양성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해숙 교육부 대학규제혁신국장은 지난달 24일, 교육부에서 ‘제3회 일반대학 온라인 학위과정’ 승인 심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2021년 2월부터 시행된 온라인 학위과정은 사이버대와 같은 원격대학이 아닌 일반대학에서 대면수업 없이 온라인 수업만으로 (전문)학사 또는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다.

6개 대학원의 7개 전공 승인을 시작으로 직전 2회 심사에서는 17개 대학원의 20개 전공을 승인했지만 (전문)학사과정은 그동안 신청 대학이 없었다. 이전까지 (전문)학사과정은 국내대학과 외국대학의 공동과정만 운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규제를 개선하면서 국내대학 단독 또는 국내대학 간 공동교육과정으로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 교육부는 온라인 학사학위과정 심사 시 국내대학과 외국대학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경우만 허용했다. 하지만 2023년부터 첨단(신기술) 분야의 경우 국내대학이 단독 또는 공동으로 학사학위과정 운영을 할 수 있게 개선하면서 4개 대학이 온라인 학사학위과정을 운영하게 됐다. (사진=교육부 자료 캡처)
이전까지 교육부는 온라인 학사학위과정 심사 시 국내대학과 외국대학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경우만 허용했다. 하지만 2023년부터 첨단(신기술) 분야의 경우 국내대학이 단독 또는 공동으로 학사학위과정 운영을 할 수 있게 개선하면서 4개 대학이 온라인 학사학위과정을 운영하게 됐다. (사진=교육부 자료 캡처)

■ 이제 학사학위도 온라인으로…“학생 교육 기회 확장시킬 수 있어” = 이번에 교육부의 승인을 받은 온라인 (전문)학사학위과정 대학은 △동서대 문화콘텐츠경영학과 △동의과학대 스마트생산공정관리과 △수성대 AI빅데이터과 △우송대 솔브릿지국제경영학부(Digital BBA과정)으로 총 4개교다. 일반대학은 경영 분야, 전문대학은 스마트팩토리 공정과 AI, 빅데이터 등 첨단 분야에 초점을 맞춘 것이 눈에 띄는 점이다.

특히 우송대는 스위스저먼대(SGU)와의 공동교육과정을 인도네시아 대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석사학위과정인 ‘Digital MBA과정’과 연계해 운영할 계획이다. ‘Digital MBA과정’의 경우 이미 온라인 석사학위과정 운영 심사 허가를 받았기에 우송대는 국내 최초로 학·석사 학위과정을 동시에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대학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조슈아 박 우송대 솔브릿지국제경영학부 학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전부터 우송대는 해외 파트너 대학과의 협업을 통해 복수학위, 공동교육과정 등 다양한 글로벌 교육 시도를 해왔다. Digital MBA 과정도 글로벌 교육의 일환으로 해외 학생들이 굳이 한국에 오지 않아도 우송대의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온라인 석사학위과정으로 운영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전에도 해외에서 유명 교수들을 초빙해 우송대에서 직접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온라인으로 운영하니 오프라인 방식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우수한 교수들의 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 온라인 교육과정이 인재양성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석사과정이 아닌 학사과정도 온라인으로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우송대 솔브릿지국제경영학부 석사과정을 수료한 응히엠 티 투예 안 씨가 졸업생 대표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우송대)
지난해 12월, 우송대 솔브릿지국제경영학부 석사과정을 수료한 응히엠 티 투예 안 씨가 졸업생 대표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우송대)

■ 지역과 함께하는 온라인 학위과정…지역 특수성에 주목 = 우송대는 이번 학사학위과정이 경영만 가르치는 ‘반쪽’ 과정이 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반도체 산업이 발전한 대전 지역과 걸맞은 교육과정을 모색 중인 우송대는 AI·빅데이터·IT·반도체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 해당 교육과정을 통해 교육생들이 교육을 받음과 동시에 대전 지역 산업에 관심을 둘 방법까지 추진 중에 있다.

강원대 일반대학원 평화학과도 온라인 석사학위과정을 통해 지역의 특색에 맞는 교육과정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온라인 석사학위과정 운영기관으로 선정된 강원대는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는 최초로 온라인 학위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이다. 전찬규 강원대 평화학과 연구교수는 “평화학과는 2019년부터 오프라인을 석박사 학위과정으로 운영했는데 학생들의 직업 중 군인, 공무원, 공기업 재직자 등이 반 이상을 넘었다”며 “가장 많이 참여한 군인의 경우 직업 특성상 부대 이동이나 훈련 시 수업에 참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많아 온라인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을 고려하게 됐다”고 전했다.

평화라는 다소 폭넓은 주제를 교육해야 하는 강원대 평화학과는 강원 지역이 가진 접경지역 특수성에 주목했다. 전 교수는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하는 평화는 국제적 관계에서의 평화다. 하지만 강원대 평화학과는 강원 지역의 특수성을 생각하면 접경지역의 생태적 평화도 강원대만의 이색적인 교육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생태 △인문 △국제로 세부전공을 나눠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강원대는 일반대학원 평화학과 신설을 기념으로 평화학 심포지엄 ‘평화시대! 통일강원의 미래가 밝아오다’를 개최한 바 있다. (사진=강원대)
강원대는 일반대학원 평화학과 신설을 기념으로 평화학 심포지엄 ‘평화시대! 통일강원의 미래가 밝아오다’를 개최한 바 있다. (사진=강원대)

■ 1년 만에 석사과정을? 전통적인 대학원 시스템 거부한다 = 시간과 장소의 제약 때문에 공부를 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온라인 학위과정은 큰 이점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한림대 창의미래융합대학원은 국내 대학원 최초로 ‘1년 4학기 제도(Quarter System)’을 도입해 단기 집중 교육으로 1년 만에 석사과정을 마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박동진 한림대 창의미래융합대학원 준비위원장은 “통상 대학원의 석사과정은 학기제로 운영되며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한림대 대학원 프로그램은 시장의 트렌드와 수요를 반영해 단기 집중교육을 실시, 1년 안에 석사과정을 마무리한다. 시간과 비용도 일반 석사과정의 절반밖에 들지 않는다”며 “우리 사회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빠른 기술 전환으로 전통적인 대학원 프로그램의 혁신도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림대의 도전은 국내에서는 첫 시도지만 미국과 유럽 등 교육 선진국의 대학원에서는 (이미) 활용하고 있는 방식이다”며 “한림대 창의미래융합대학원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진정한 융합대학원이자 국제화, 지역화가 어우러지는 ‘세방화(Glocalization)’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라인 글로컬 석사과정을 운영하는 명품 대학으로 거듭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화여대 임상바이오헬스대학원 임상약학과도 이전 약학대학원들이 지켜온 5학기 원칙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4학기로 전환했다. 김명규 이화여대 임상바이오헬스대학원 임상약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대 약학연수원이나 지역 내 약사회에서 주관하는 다양한 비정기 교육과정이 많다. 이화여대 임상바이오헬스대학원은 전통있는 교육기관으로 체득한 노하우와 교육과정을 통해 정기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차별점을 뒀다”며 “약학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기존 5학기에서 4학기로 전환한 것은 온라인 과정이라는 점도 있지만 학기를 줄여도 교육을 진행 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 나온 방안이다”고 설명했다.

■ 전문성 담보 어렵고, 정원 20명 한정…현장의 아쉬운 목소리도 = 다만 이전에 온라인 학위과정을 운영했던 대학들 입장에서는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이중 해당 분야 인재들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온라인 학위과정을 개설했는데 관련 전공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참여하면서 이를 지키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앞서 김명규 교수도 “온라인 학위과정의 경우 관련 분야의 직업인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해 교과목을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하지만 비약학 전공 학생들도 들어오다 보니 전문적인 교육보다는 포괄적인 교육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용운 영남대 환경보건대학원 스마트헬스케어학과 학과장은 “간호사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학위과정을 열었지만 간호사 외에도 물리치료사와 임상병리사, 심지어 의료기기 판매업자나 일반인 등도 지원하면서 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교육 커리큘럼을 짜기가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영남대 환경보건대학원 스마트헬스케어학과는 지난해 2월 처음 선정된 6개 대학의 7개 과정 중 하나로 꾸준히 이후 온라인 석사학위과정을 운영해오고 있다. 김 학과장은 교육 과정 속 교육적 성과도 있었지만 의료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교수들이 가르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을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원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김 학과장은 “현재 온라인 학위과정으로 한 학과당 모집할 수 있는 인원은 20명이다. 온라인 학위과정을 통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교육할 수 있는 장점은 공감하지만 모집 인원을 확대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고려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온라인 학위과정에 비전공자도 참여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사람을 아우를 수 있는 여러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이를 지원하는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원활한 운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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