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부터 해외 기업에 일자리 알선…1000여 명 인재 배출
대학과 연계한 해외 취업 프로그램 개설, 비전공자 위주 교육
훈련부터 취업 후 1년…현지 주거·노사 문제까지 책임지고 관리

채종환 코세아인재개발원 원장은 18년째 청년들의 일본 취업길을 열어주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우지수 기자)
채종환 코세아인재개발원 원장은 18년째 청년들의 일본 취업길을 열어주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우지수 기자)

[한국대학신문 우지수 기자] “무엇이든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게 삶의 행복이다.” 채종환 코세아인재개발원 원장이 개발원에서 교육받는 학생들을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채종환 원장은 지난 25년간 일본 기업에 국내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든 해외 취업교육계의 선구자다. 코세아인재개발원은 주로 대학과 협약하고 졸업생 중 일본 취업을 원하는 인재들을 선발해 일본어가 가능한 IT 인재로 양성하는 직업훈련기관이다. 2005년부터는 정부에서 시행한 해외 청년취업 프로그램 ‘K-Move’ 과정을 건양대, 배재대, 성결대, 신한대, 영동대, 우송대, 인덕대, 한남대, 한양여대 등 다양한 대학과 함께 운영하면서  1000여 명의 인재를 일본에 취업시켜 이 분야의 대표 전문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채종환 원장은 IT 산업 트렌드를 읽는 능력으로 코세아인재개발원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1990년대 컴퓨터학원을 운영하던 채 원장은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닥치자 실업자들에게 해외 취업길을 터줘야겠다고 생각했고 이를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코세아인재개발원의 일본 취업알선 프로그램은 당시 비교적 IT 산업에 인재가 부족했던 일본 산업계의 일자리 공급과 직장을 한순간에 잃은 대한민국 실업자들의 취업 수요의 교차점을 파고들었다. 이후 산업 흐름을 읽고 전산화·사무자동화 중심 교육과정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과정으로 일찍이 개편했다. 성공적인 취업 사례로 이름을 알린 코세아인재개발원에 전국 대학·공공기관이 도움을 요청해 청년취업 프로그램을 함께 개발하면서 K-Move 사업 출범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도 받는다.

채종환 원장의 교육철학은 ‘꿈과 희망’이다. 취업을 원하는 교육생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먼저 심어주는 데 집중한다. 교육원에서 마주친 학생들의 표정이 사뭇 밝았다. 인재개발원 교육생 A씨는 교육을 받는 과정에 대해 “배우는 게 재미있다”라는 한 마디에 그 소감을 모두 담아 표현했다. 채 원장은 “학생들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바탕으로 본인의 미래에 기대와 확신을 갖게 되면 학습 능률과 취업 만족도 모두 높은 수준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채종환 원장

- 청년 해외취업 프로그램 K-Move 스쿨의 초창기부터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 청년들의 일본 취업 지원은 1998년도에 시작했다. 컴퓨터학원을 운영하다가 IMF 외환위기 이후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사무자동화, 전산화 교육을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프로그래밍 교육에도 눈을 돌리게 됐고 관련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그리고 2005년에 일본 IT 기업에서 인력 교육을 요청받은 당시 삼보컴퓨터가 일본 취업을 위한 위탁사업을 진행해보자고 제안했다.
산업인력공단을 중심으로 예산을 배정하고 교육과정이 만들어졌다. 강사, 시설, 장비를 구축하고 2년간 산업체·대학 인재들을 교육한 것이 K-Move 교육과정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비용 지원 방식 등이 체계를 갖출 수 있었다. 그 후로 2007년부터 건양대에서 대학과 함께 협업하자는 제안이 들어와서 강의실과 설비를 제공받고 교육과정을 함께 구상했다. 이 때 K-Move 스쿨을 처음 운영했다. 교육과 취업 지표가 성공적으로 나와 대학가에서 크게 수요가 생겼다.”

- IT 교육생 명단을 보니 IT 비전공자들로 이뤄졌다는 점이 특이한데.
“2010년 대졸자가 약 80만 명이었는데 그때 취업률이 30%대였다. 취업 시장의 틈새시장이 일본이라고 생각하고 여기를 공략하기 위해 대학가에 일본 취업길을 제시했다. 대학에서 관련 전공을 배우지 않은 학생들도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갈 수 있게 교육과정을 설계했다. 한국에서 IT 관련 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은 취업이 잘 되는 상황이었다. 반대로 경영, 어학, 인문계열 등 문과 학생에게 국내 IT 기업은 언감생심이었고 다른 분야에서도 저조한 취업률을 보이는 상황이었다. 일본은 전체적으로 IT 계열에서 종사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가 강했기 때문에 문과 학생들을 IT 인재로 일본에 보내보자고 결심했다. 문과 학생들을 재교육했을 때, 특히 일본어를 전공한 학생들에게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고 K-Move 사업에서 IT 비전공자를 위주로 모집했다.
군대에서도 제대군인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달라는 요청이 왔다. 교육 성과가 좋아 전국 ROTC 전역자까지 교육 대상이 확대됐다. 전역자가 어떻게 새로운 취업에 의지를 얻을 수 있는지를 취업 고민, 돌파구가 필요한 청년에게 해결책을 제시했다.”

- 일본에서 직장 생활을 먼저 시작할 때 어떤 장점이 있을까.
“일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국내에 돌아왔을 때 특별한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최근 국내 취업시장은 바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신입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반면 일본은 작은 회사에도 사내 연수, 능력 향상 프로그램 등 신입사원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과정이 잘 설치돼 있다. 신입으로 경력을 비교적 쉽게 쌓을 수 있는 일본에서 일한 후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연차에 비해 잘 쌓은 업무 능력에 더해 일본어 능력까지 갖춘 경력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현실적인 지원금, 급여 측면의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급여는 일본 IT기업 초봉 기준으로 우리나라와 비교해 적지 않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교육 지원금도 1인당 800만 원이 지급되기 때문에 교육생들은 모든 교육과정을 무료로 제공받고 수강과 함께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병행해 참여하면 6개월간 총 300만 원의 취업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또 수료한 뒤 취업에 성공할 경우에도 1년간 직장 생활을 유지한다면 정부 정책으로 500만 원의 해외 취업 정착지원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아끼는 돈과 지원금을 합하면 최대 1600만 원 이상의 혜택을 얻게 되는 셈이다.”

- 수료생들이 외국에 처음 나가서 생활할 때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는지.
“개발원 프로그램의 강점 중 하나가 바로 숙소부터 현지 적응까지 취업 후에도 지원한다는 점이다. 수료생들이 취업하게 되면 가장 먼저 주거 문제부터 해결해준다. 인재개발원을 통해 일본 취업에 성공할 경우 협약된 기업이 대부분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와 숙소가 떨어져 있을 때 교통비도 지원한다. 또 수료생이 잘 적응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취업 후 1년까지 인재개발원을 통해 집중 모니터링 기간을 갖는다. 1·3·6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노사관계에서 불협화음은 없는지 등 근무 현황을 주기적으로 파악하고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다.”

교육생들이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우지수 기자)

- 교육생들에 대한 일본 취업처의 평가는 어떤지.
“모든 외국인 중에 한국인 수료생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일본어 소통만 원활하게 가능하다면 일본인 인력보다 더 선호하는 기업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뛰어난 업무 능력도 이런 평가를 받는 데 일조했겠지만, 특히 맡은 일에 가지는 책임감과 열정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 앞으로 해외 취업 시장 전망은 어떤가.
“앞으로 해외로 인재를 수출하는 것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저출산이 더 심해지면 국내 기업 인력을 채우는 데도 힘에 부치게 될 것이다. 해외 취업은 이제 외국의 고급인력을 한국으로 일하러 오게 하는 인재 수입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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