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욱 대림대 평생교육원장, 올해 초 대한대학우드볼연맹 회장으로 선임
대한우드볼연맹 부회장, 국제우드볼연맹 부회장 등 굵직한 역할도 수행해
전국 대학 평생교육원 총괄 ‘한국대학평생교육원협의회’ 이사장에도 선출
대학 교수, 신춘문예 등단 등 다재다능한 열정 가득 멀티 플레이어 캐릭터
이 회장 “우드볼, 전문대부터 일반대까지 대표 평생교육 스포츠 만들겠다”

이상욱 대한대학우드볼연맹 회장이 우드볼의 매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오지희 기자)
이상욱 대한대학우드볼연맹 회장이 우드볼의 매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오지희 기자)

[한국대학신문 우지수 기자]  “비는 행운, 눈은 축복, 그대는 나의 보물….”

시 구절이 연구실에 울려 퍼졌다.

시를 낭송한 인터뷰이는 신춘문예로 등단한 문인이자 대림대학교 스포츠학부 교수, 또 구기 스포츠 ‘우드볼’의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이며 지역 시민의 인생 2모작을 책임지는 국내 대학 평생교육원장들의 리더까지 도맡고 있는 ‘다재다능 교수’ 목우 이상욱 대한대학우드볼연맹 회장이다.

그는 교수로서 대학가에 우드볼이라는 스포츠가 정착할 수 있도록 힘쓰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국민 건강·레저 스포츠로 대중화될 수 있게 노력하는 자타공인 ‘우드볼 사랑꾼’이다. 국제우드볼연맹의 부회장도 지내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우드볼 확산에도 열정을 쏟는 이상욱 회장은 호까지 나무(木)의 친구(友)라는 뜻을 가진 ‘목우(木友)’로 지었다.

이 회장은 “우드볼을 대한민국 국민의 오랜 친구가 될 스포츠, 평생교육 스포츠의 대표주자로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상욱 회장은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일’과 ‘오랫동안 집중할 수 있는 일’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채우는 일을 언제나 찾아 헤매며 그 일들에 인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 해답을 문학, 교육, 그리고 우드볼에서 찾았다. 지난 10일 이 회장을 만나 구기 종목 우드볼과 평생교육, 그리고 그가 가진 인생관에 대해 묻는 시간을 가졌다.

우드볼에 사용되는 클럽의 일종인 말렛(위)과 우드볼 창시자 웽밍후이의 사인볼, 이상욱 회장 소장품.
우드볼에 사용되는 클럽의 일종인 말렛(위)과 우드볼 창시자 웽밍후이의 사인볼, 이상욱 회장 소장품.

-우드볼은 어떤 스포츠인가.
“1990년에 대만 웽밍후이라는 인물이 골프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했고 현재 전 세계 55개국에서 즐기고 있는 국제 스포츠다. 우드볼은 9.5cm 무게 350g의 나무공을 말렛이라는 도구를 사용해서 게이트로 통과시키는 종목이다. 얼마나 적은 타수로 게이트를 통과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스윙의 호쾌함, 경기 방식의 즐거움은 참고하고, 경기 시간이 길다는 단점은 해소해서 만들어진 종목이다.

두 종목 모두 골인 지점이 있는 목표형 스포츠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홀컵에 공을 넣어야 한다면 우드볼은 지상으로 돌출된 게이트를 통과시키기만 하면 된다. 경기 방식과 스윙 방법에서 유사하다. 골프는 14개의 클럽을 사용해 경기를 진행하지만 우드볼은 말렛이라는 장비 하나만 활용하면 된다는 부분도 두 종목의 차이점이다.”

-우드볼의 어떤 매력에 매료됐는지.
“1999년에 지도교수셨던 고 남상남 한양대 교수님께서 우드볼이라는 종목을 소개해주셨다. 신선했다. 장비도 비교적 저렴하고 경기장도 넓지 않으니 한국처럼 좁은 지형에서 잘 구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골프처럼 스윙의 타격감에서 오는 재미와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어느샌가 빠져들어 우드볼의 가치에 인생을 걸 수 있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세계적으로 우드볼이 얼마나 보급돼 있나.
“우드볼 회원국에 가입한 나라는 55개국이다. 종주국인 대만에서 시작해 현재는 아시아 22개국,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유행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최근 12개국이 가입해서 지난 10년 사이 부쩍 성행하고 있는 스포츠라고 말할 수 있다.

7년여 전까지는 대만이 독보적인 실력을 보였지만 5번의 아시아 경기를 거치면서 태국과 인도네시아, 홍콩이 우드볼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대만에선 학교 스포츠로 채용을 많이 하고 있어서 인재가 많이 나온다. 홍콩은 도시국가이긴 해도 8개 대학에서 우드볼을 채택해서 운영하면서 저력을 가졌다.

아프리카에 우드볼을 교육하러 갔을 땐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 우드볼에 매료된 아프리카 대륙 청년들이 비교적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하루 시간씩 우드볼 강의에 열성적으로 참여했다. 재능이 출중한 아이들이 너무 많았다. 우드볼 대중화에 더 박차를 가해서 재능을 발견하지 못한 세계 곳곳의 젊은이들이 날개를 활짝 펼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아시안게임에는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있다. 비치아시아경기대회라는 국제 경기에서도 5차례 경기가 열렸다. 아시아경기대회는 하계·동계·비치·무도·청소년·장애인으로 6가지가 있다. 한중일이 하계·동계에서 메달을 독식하다시피 해서 비치 아시아경기대회가 동남아권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대회다.”

-우리나라 우드볼은 세계에서 위상이 어떤가.
“우드볼이 대한민국에 도입된 이후 20여 년 이상 흘렀다. 그간 훈련시스템, 감독·코치진이 탄탄해졌고 지금은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김명기 선수는 국제 대회에서 우승한 전적이 있고 김표한 선수는 지난 2016년 다낭 비치아시아경기대회에서 개인전 동메달도 획득했다. 지금은 우리나라 선수들도 국제대회 결승에 오를 정도다. 세계 최상위권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중상위권 실력의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우리나라는 대회 성적을 위한 훈련보단 건강을 위한 평생교육 측면에서의 레저 성격의 스포츠로 자리 잡았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대한대학우드볼연맹의 회장을 맡고 있는데, 우드볼이 국내 대학가에는 어떻게 자리잡고 있나.
“초창기에는 대학교수들이 중심이 돼 팀을 구성했다. 당시 26개 대학에서 정규 교양, 체육학부 전공과목으로 수업을 개설하고 가르쳤다. 하지만 생각보다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시간이 지날수록 생활체육의 성격을 띄게 됐다.

최근에는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협회(COLiVE)가 생기면서 우드볼에 대한 논의가 많이 되고 있다. 예전처럼 대학생들이 체육활동을 증진하고 건전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우드볼을 다시 대학에 보급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 1월에 대한대학우드볼연맹 회장에 취임하면서 COLiVE 회원교인 86개 전문대에 우선 우드볼 환경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하게 됐다.

비슷한 시기에 우드볼 종주국 대만 교육부와 올림픽위원회가 한국 사회에 대학을 거점으로 우드볼을 확산시키고 싶다는 의견을 전문대교협에 피력했다. 2024년부터 국제학교스포츠연맹(ISSP ; international school sports federation)을 창설하고 국제 우드볼 고등학생 대회를 창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우드볼 보급을 위해 특히 국제대회 참여와 국내 유치에 집중했는데 해외에서도 대한민국의 우드볼에 관심을 가져서 희망이 보인다. 우드볼을 몰랐던 국민에게도 어떤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대한대학우드볼연맹 회장을 맡은 시기와 ISSF의 출범이 맞물리면서 그간의 노력이 빛을 발할 때가 된 것 같아 감개가 무량하다.”

-우드볼인들을 독려하기 위해 본인 호를 딴 상까지 만들었다고.
“25년 동안 현장에서 우드볼을 지도하고, 선수들을 데리고 해외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우드볼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다 보니 한국에서 우드볼에 대한 관심이 다른 스포츠에 비해 덜하다는 점이 뼈아팠다. 이 때문에 정부 지원도 어렵고 홍보도 더뎌져 우드볼에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 그 열정을 제대로 뻗치기 힘든 환경이었다. 이들을 독려하고 싶은 마음에 호를 딴 ‘목우상’ 제정을 대한우드볼연맹에 제안했고 지난달 시상을 시작했다. 세계 우드볼계에서 닉네임이 ‘우드 프렌즈’, 번역하면 ‘목우’다. 이름을 걸고 만든 상인만큼 앞으로 우드볼 최고의 상으로 거듭나 선한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평생교육원장 이상욱은 어떤 인물인가. 또 우드볼을 평생교육과도 연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벌써 7년째 평생교육원을 책임지고 있다. 원장으로 처음 취임했을 때 어떻게 이 평생교육을 이끌어갈지 고민이 많았다. 대학 평생교육원이 지역 사회와 학교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고 가장 먼저 효과나 효율 측면에서 떨어지는 교육과정을 행정이 낭비되지 않도록 개편했다. 그 후 자신 있는 분야인 체육을 활용해서 필라테스, 골프 같은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그러다가 우드볼 심판, 지도자를 양성하는 자격증 과정을 개설했다.

결정적으로 우드볼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건 2021년이다. 당시 대림대 원격평생교육원을 개설하고 우드볼 자격증 과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했다. 뒤돌아보니 팬데믹 이전부터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원격교육을 준비했기에 다른 대학보다 한발 앞서서 성과를 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COLiVE가 회원교 86개 전문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우수 나눔 프로그램 공모에서 우드볼 지도자 과정이 최우수상을 받기도 해서 오는 5월 31일 COLiVE 세미나에서 우수사례로 우드볼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대학평생교육원협의회 이사장으로도 선출됐다고 들었는데, 어떤 단체인가.
“사단법인 한국대학평생교육원협의회는 국내 일반대·전문대의 평생교육원장이 모인 협의체다. 30여 년 정도 된 단체로 현재 148개 회원교가 참여하고 있다. 대학 평생교육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평생교육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결성됐다. 지자체 평생교육원과도 원활하게 지역 평생교육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발 빠르게 원격평생교육을 운영하는 등의 성과를 인정받았는지는 몰라도 지난 2월 2일에 협의회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이사장은 협의회가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고삐를 잡는 역할이다. 정부 정책에 따르는 정보를 빠르게 회원교로 전달하고 각 대학에서 평생교육에 관련된 정책·재정적 요구사항이 있을 때 역으로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나 교육부에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도 맡는다. 그래서 협의회를 통해 우드볼이 평생교육 스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고 한다.”

이상욱 회장이 직접 쓴 시를 낭송하고 있다. (사진=오지희 기자)

-신춘문예 등단 이력이 독특하다. 글을 쓴 계기나 영감의 원천, 작품 특징을 설명해달라.
“언젠가 내 글을 읽은 지인이 언젠가 문단에 등단해 보라고 조언했다. 그 말을 듣고 용기를 내 본격적으로 글을 썼고 시로 신인문학상, 수필로 신인문학상을 받았고 한용운, 윤동주 별 문학상 등에서 수상했다.

시상은 주로 어두운 밤에서 여명이 올 때 떠오른다. 글을 쓸 때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온 감상과 감정을 진솔하게 적어낸다. 글 한 자, 띄어쓰기 하나에도 말 그대로 영혼을 담았다.

예를 들어 앞에서 낭송했던 ‘비는 행운’이라는 시에서는 으레 우산을 쓰고, 처마 밑으로 들어가 피하려고만 하는 비를 긍정적으로 표현했다. 대학 시절, 피치 못할 사정으로 등록금을 낼 상황이 못 돼서 학교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온 적이 있다. 자퇴서를 내러 학과 사무실로 걸어가는 날 폭우가 쏟아졌다. 우산도 바람에 날아갔다. 눈물이 흐르는지 빗물이 흐르는지 모를 상태로 비를 맞으면서 사무실에 갔는데 웬걸, 성적 장학금 대상자로 선정돼 한 학기를 더 다닐 수 있단다. 자퇴서를 다시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맞는 비는 이제 슬프지 않은 행운으로 느껴졌다. 이 일화가 교수가 돼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인생을 바꾼 계기가 돼 시상으로 녹여냈다.

등단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여러 경험과 우연이 얽혀있겠지만, 조부님께 글 DNA를 물려받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당신께서 신문 기자로 일하셨고 조선청년단장을 지내셨다고 하니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어릴 때 백일장에서도 상을 받곤 했는데 학창시절 운동과 입시에 집중하다 보니 글 쓰는 일은 뒷전이 됐었다. 글이 아닌 다른 직업으로 살면서 울고 웃었던 경험들이 오히려 새로 글을 쓸 때 좋은 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

-5월 말에 우드볼 국제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고.
“한국오픈국제우드볼경기가 5월 29일부터 5일간 열린다. 25년의 한국 우드볼 역사에서 8번째로 열리는 국제 우드볼 대회다. 2002년에 서울올림픽공원에서 1회, 2004년 수원에서 2회차 대회가 열렸고 2023년 올해 8회째는 공주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된 우드볼경기장에서 열리게 됐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인도 참여할 수 있다. 공주 한옥마을에 선수들의 숙소도 마련해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도 일조할 생각이다. ‘오픈’국제우드볼경기인만큼 전문 선수가 아닌 일반인, 대학생 선수들도 참가할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마지막으로 한국에 있는 우드볼인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우드볼을 사랑하고 소중한 시간과 열정을 기꺼이 쏟는 동호인, 학생, 심판·지도자 여러분께 항상 감사드린다. 나도 힘이 닿는 대로 한국의 우드볼, 나아가 전 세계 우드볼의 발전을 위해 있는 힘껏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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