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용 연천군보건의료원장

최병용 연천군보건의료원장
최병용 연천군보건의료원장

황사현상은 우리나라 봄철 대기오염의 주범 중 하나다. 황사는 몽골이나 중국 북부의 건조한 황토 지역에 있는 미세한 모래 먼지가 바람에 날려 서서히 날아오는 현상으로 결국 흙먼지다. 황사는 4월 봄철에 주로 발생하며 강한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 태평양을 건너 북아메리카까지 날아간다. 《삼국유사》에서도 “흙비가 내렸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니 오래 전부터 한반도에 찾아오고 있는 기상현상이라고 추측된다.

황사현상의 가장 큰 시각 현상은 황갈색의 태양 빛이다. 황토·모래의 크기가 보통 0.2um(100만분의 1m)에서 20um정도로 머리카락 굵기보다 가늘어 호흡기에 심한 자극을 준다. 특히 요즘에는 중국에 산업이 활발해지면서 공장 먼지 니켈, 크롬, 납, 카드뮴 등 중금속 성분이 황사에 섞여 날아오기 때문에 황사철이 되면 호흡기 건강을 각별하게 챙겨야 한다. 또 1980년대에는 황사의 발생 일수가 연평균 3일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10일 정도로 길어져 황사의 독성뿐만 아니라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에 산업 먼지와 함께 우리 호흡기에 다양한 질병을 불러오는 10um 이하의 작은 입자 먼지들을 특별히 미세먼지라 부르고 있다. 크기 2.5um 이상의 미세먼지를 PM(입자상 물질, Particulate Matter)10이라 표시하고 그보다 더 작은 2.5um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PM2.5라고 부르는데, 초미세먼지가 몸속 깊이 침투하면 밖으로 배출되기 어렵기에 미세먼지보다 인체에 미치는 위해가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몽골과 중국에서 건조한 날씨와 더불어 사막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고 산업발전에 따른 화석연료 사용의 증가, 자동차나 발전소의 배출 먼지까지 증가하면서 황사·미세먼지 외에도 다른 부속 피해도 문제점 중 하나다. 복합적인 먼지가 한반도에 들어오면 대기 중 햇빛과 반응해 황산염과 질산염 등 2차 오염물질까지 생성돼 호흡기 건강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황사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호흡기가 약한 기저 질환자, 유아에게 기침·가래·재채기·콧물 등 증상이 알레르기성으로 먼저 나타난다. 미세먼지에 의한 호흡기 염증·심폐질환 발생과 폐암으로 인한 사망 사례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정부는 황사와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해서 관리하고 있다. 또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10ug/m³만큼 증가할 때마다 병원 입원율이 18%씩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대한민국 국민 개개인의 황사·미세먼지 관리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정부는 황사·미세먼지 경보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경보 발령 횟수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여서 뉴스를 통해서도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경보가 울렸을 시,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고 부득이한 외출 시에는 긴소매의 옷과 마스크 착용이 바람직하다. 저시력자들은 눈을 보호하기 위해 안경을 착용하는 것도 좋다. 귀가 후에는 깨끗이 씻어야 하며 옷에 남아있는 황사와 미세먼지를 반드시 털어내야 한다.

체내 수분이 부족한 경우에는 호흡기 점막의 먼지 방어 능력이 떨어지므로 평소에 충분히 물을 마시고 흡연도 자제해야 한다. 외부 공기가 좋은 날에는 꾸준히 환기하고 신선한 공기를 실내에 들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잠잠해졌지만, 황사와 미세먼지도 코로나에 견줄 만큼 건강에 해롭다. 마스크 착용은 먼지가 찾아오는 봄철이 가기 전까지는 챙기고 다니는 것이 좋겠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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