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콘텐츠 질 향상 연구 활발

국내 사이버대들이 세계 속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강력한 IT인프라를 기반으로 좀 더 진보된 형태의 강의를 선보이면서 원격대학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세계 유명 원격대학들 역시 인터넷 기반 이러닝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밀도 있는 연구·분석을 통해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인터넷을 접하면서 자라난 세대들이 성장하면 원격대학의 무게중심이 사이버대로 옮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슬슬 나오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강의의 핵심은 콘텐츠다. 현시점에서 국내 사이버대들의 임무는 두 가지다. 매체 발달에 따라 기술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콘텐츠의 질을 높여 나가는 일이다.



세계 원격대학, 콘텐츠 품질향상 안간힘

사이버대들은 기로에 서 있다. 다른 나라보다 강력한 IT인프라를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콘텐츠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체 활용 방법은 선두지만, 내용물은 그렇지 못하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평생교육법하에 있던 사이버대를 고등교육법으로 이관한 일이라든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원격대학 콘텐츠 개발 지원사업을 실시하는 것은 모두 이런 이유다.

좋은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하면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는 해외 유명 원격대학은 콘텐츠의 질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러닝이 국제화·세계화의 원동력으로 떠오르면서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아일랜드ㆍ영국ㆍ호주 등은 이미 국가 주도로 정책이나 전략, 프로그램 등을 연구하고 있다. 유럽연합은 연합의 특성과 문화를 최대한 고려한 ‘i2010’ 전략을 제시했으며, 영국을 포함한 유럽 각국은 이러닝 발전을 위한 공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콘텐츠와 함께 인프라·네트워크 구축, 대학과 도서관·정부와의 연결 등 여러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특징이다.

그렇다면 미래의 사이버대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온라인교육지원처장은 매체 발달에 대해 “웹기반의 교육환경은 IPTV·모바일 등과 맞물려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발달방향으로는 글로벌화를 꼽았다. 그는 “온라인의 강점은 시공간의 초월이기 때문에 유명 오프라인 대학과 함께 강의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예를 들어 법학 파트의 경우 몇몇 강의는 하버드대의 유명 교수가 강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해외 유명 강의 접목해 콘텐츠 질 향상

한양사이버대가 미국 코넬대와 손잡고 진행하는 ‘e코넬 강의’는 이런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준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인 코넬대의 온라인 교육기관인 e코넬과 연합, 자격증 과정을 접목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코넬대 교수가 영어강의를 진행하면, 한양사이버대 교수진이 내용을 보완 설명해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양사이버대 교수진의 강의 콘텐츠(HYCU Session)로 e코넬 강의 콘텐츠에 대한 이해를 돕고 우리 현실에 맞는 내용들을 보완한다.

강의만 듣고 끝나는 게 아니라 e코넬 세션에서 퀴즈 및 필수 토론 등 각종 과제물을 실행해야 한다. 아울러 향후 e코넬 인스트럭터의 평가를 받아야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이영우 한양사이버대 콘텐츠개발팀장은 이와 관련 “e코넬 온라인 강의를 듣고 코넬대 자격증도 받을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콘텐츠의 질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다”고 말했다. 현재 12개의 e코넬 강의가 운영 중이며, 앞으로 과목 수를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코넬대에 이어 올해부터 미국 에너하임대와 공동운영하는 ‘TESOL(테솔) 자격증 프로그램’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1월 테솔 분야 최고로 꼽히는 에너하임대와 학술교류 협정을 체결하고, 올해 3월부터 TESOL 분야 최고 권위자인 데이비드 누난ㆍ로드 엘리스 교수 등 최고 교수진의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콘텐츠를 향상시키려는 각국의 노력

유럽 : 원격대학의 콘텐츠 표준화를 위해 DCMI(Dublin Core Metadata Initiative)와 품질관리 모형(Quality Assurance Data Reference Model and Guide)을 발표했다. 교육·문화·언어적 환경을 고려한 게 특징이다. 지난 2005년에는 이러닝 콘텐츠의 질을 높이고자 EFQUEL(European Foundation for Quality in e-Learning)을 조직했다.

북미 : 백악관 과학기술정책담당과 미 국방성이 힘을 합쳐 콘텐츠의 질 보장을 위한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1997년에는 ADL(Advanced Distributed Learning Initiative)을 구성했다. 최근 정보기술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 : 이러닝에 대한 특정 이슈를 담당하는 4개의 워킹그룹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03년에는 처음 한국에서 모임을 열고 콘텐츠 품질관리 설문조사를 하기도 했다. 4번째 그룹인 ‘e-Learning Contents Quality Assurance’는 2003년 용어정리를 시작으로 2004년 과정 품질과 생산물 품질에 관한 조사를 실시했다.

UNESCO : 산하기구로 설립된 ICDE(International Council for Open and Distance Education)가 세계 모든 나라 원격교육의 보급 및 품질 관리활동을 한다. 내부 품질청이 글로벌 레벨 원격교육 인증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자료 참고

 



“세계 3대 원격대학이 목표”
[인터뷰] 임연욱 한양사이버대 교무처장

- 한양사이버대의 강점은 무엇인가
: 첫째로 우수한 교수진을 들 수 있다. 우수한 강사를 섭외할 때 위원회를 열고 엄정한 심사과정을 거친다. 다음으론 교육공학과를 축으로 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꼽을 수 있다. 콘텐츠를 개발할 때에는 7번의 검수를 거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매 단계마다 교수설계자, 개발자가 참여하고 점검과 피드백을 한다. 강의 운영 역시 철저하게 하고 있다. 국내의 다른 사이버대와 비교할 때 모든 면에서 최고라고 자부한다.

-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방법은
: 콘텐츠는 내용과 방법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 사이버대는 우수한 석학들을 언제 어디서나 모실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국제화된 콘텐츠 구성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학생들이 콘텐츠를 좀 더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연구가 필요하다. 교육철학은 물론 학생들의 집중력 향상을 위해 반복·상호작용 등을 연구 중이다. 향후 학생의 배경이나 능력을 고려해 개인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할 생각이다.

- 코넬·에너하임대와 손잡았는데
: 코넬대는 아이비리그 대학이다. 특히 경영분야에서 유명한 교수진을 확보하고 있다. 향후 대학원 설립과 관련, 호텔관광 분야도 제휴할 예정이다. 한국어 보조강의를 활용하고, 영어강의와 한국어강의를 보조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영어강의의 단점을 보완했다. 올해 처음으로 한양사이버대·e코넬대 공동 졸업장이 나간다. 학생들 반응이 매우 뜨겁다. 에너하임대의 경우 누난 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들을 불렀다. 명성이 높다 보니 학생들이 많이 몰렸다. 고등교육법으로 이관하면서 사이버대도 대학원을 설립할 수 있게 됐다. 대학원은 명품 콘텐츠롤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 세계 원격대학에서 벤치마킹할 점은
: 영국의 오픈유니버시티는 질 관리가 뛰어나다. 그리고 원격대학임에도 연구를 지향하고 있다. 국내 사이버대가 교육에만 치중하고 있는데, 연구중심 대학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한양사이버대 역시 그런 학풍을 만들어 갈 것이다. 아울러 세계적인 원격대학은 명품 콘텐츠를 만들고 학생관리도 뛰어나다. 강의엔 교수 외에 튜터를 잘 활용하고 있다. 이런 것을 벤치마킹해 한양사이버대도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운영 중이던 프리랜서 튜터 제도에다가 상근 튜터제도를 신설, 보완했다.

- 한양사이버대의 향후 목표는
: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방송통신대학과 같은 원격대학 운영에 중심을 두고 있다. 주로 교육내용에만 신경을 쓰고 있어서 매체 쪽으로는 발전이 더디다. 인프라 구축이 미비한 점도 걸림돌이다. 사이버대의 체계는 우리나라가 잘 잡혀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콘텐츠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 3대 원격대학이 되려면 양질의 콘텐츠 개발이 필수다.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DREAM′S ON’을 실행, 교육·연구·콘텐츠·조직행정·대외협력·시스템 등 학교 전반에 걸친 재조직화를 통해 세계적인 대학이 되는 게 한양사이버대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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