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태 신안산대 교수

박성태 신안산대 교수
박성태 신안산대 교수

벚꽃이 진 사월, 누군가 그랬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우며, 추억과/ 욕망을 섞으며, 봄비로/ 생기 없는 뿌리를 깨운다.’ 그런 사월이 가고 있다. 벚꽃이 피고 지는 순서대로 우리 전문대학이 사라져 갈 거라고 말했던 선배 교수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또 한편으로는 ‘지피티-3(GPT-3)’라는 대규모 언어모델에 기반한 챗봇 ‘챗지피티’는 어떻게 답할지 궁금하다. ‘챗지피티’에 따르면 가장 취약한 직업군 중 하나는 교사, 의사 등의 직군이 들어간다고 한다. 물론 대학 교수도 학령인구의 급속한 감소로 포함되고 있다. 젊음과 함께했던 대학이라는 삶의 터전이 죽은 땅으로 변해 가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다시 ‘챗지피티’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우리 전문대학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까? “일반적으로 전문대학은 그들이 봉사하는 커뮤니티의 변화하는 요구에 적응함으로써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등록자 감소에 직면하여 살아남기 위해, 한국의 지역사회 대학들은 변화하는 학생들의 요구와 취업 시장에 적응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신흥 산업과 연계된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 온라인 및 하이브리드 학습 모델을 지원하는 기술에 투자, 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사회에 도달하기 위한 아웃리치 노력 확대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세상에서 학생과 고용주의 요구를 계속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기꺼이 혁신하고 적응해야 합니다. 이는 지역 노동력의 변화하는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적응하고 진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학이 사활을 걸고 생존에 살아남는 방법은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혁신하는 것이란다. 그렇다. 챗봇도 아는데 우리가 모를까마는 현실은 참담하다. 우리는 일찍이 학령인구가 줄어들 것이고 산업사회는 인공지능과 웹 3.0시대를 예상했었다. 예상은 했지만 생존을 위한 각고의 아픔을 필자는 애써 외면했다. 그러다보니 더 큰 슬픈 현실이 눈앞에 놓여 있다. 정든 교정을 떠나야 한다. 무엇이 문제였냐면 혁신이 문제였다. 

어느 조직이나 그렇듯 대학도 리더의 혁신 역량 만큼만 혁신의 성과가 달라진다. 이 땅에 가장 강한 종(種)은 힘이 강한 종(種)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종(種)이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말이 혁신이지 실행은 결코 쉽지 않다. 각고의 고통으로 몸서리쳐야만 혁신할 수 있다. 우리 대학은 순항하고 있는가? 대학의 리더십에 감사하자.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교수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신의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한 리더가 있었음을 기억하자. 좋은 리더와 함께 한다는 것은 행운이다. 아직도 교육현장에 살아 청춘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생각한 건데 좋은 리더이면서 좋은 총장은 어떤 사람일까?  

첫째, 의심하지 않고 교수를 믿고 밀어주는 총장이다. 교직원이 행복해야 귀한 구성원인 학생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 행복은 교수를 통해 전파된다는 강한 확신을 가진 총장 말이다. 둘째, 대학의 혁신을 위해 변심하지 않는 총장이 되어야 한다. 조석으로 변심하는 우리들의 마음이 아닌 올곧게 대학의 내일과 행복한 학생을 위해 변심하지 않는 리더십을 가진 총장이 있는 대학을 필자는 사랑한다. 그 대학은 벚꽃이 피는 순서에 가장 앞 순위에 있다할지라도 오래토록 젊은 우리 청춘에게 ‘꿈의 직장’으로 여겨질 것이다. 벚꽃은 지역에 따라 피겠지만 대학이 저물어가는 순서는 벚꽃 순서가 아니다. 셋째, 리더는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욕심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가져야 할 욕심은 오직 학생이 원하는 좋은 학습 환경 속에 우리 제자들의 꿈을 실현시킬 그런 총장이 있는가? 그는 대학을 살리고 우리 구성원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생존이다. 대학은 변해야 하고 변하고 있다. 관점을 바꾸면 달라진다. 학생이 학교를 선택하고 교수를 선택하는 챗지피티 시대에 생각하는 학생을, 질문하는 학생을 만들어보자. 얼마나 좋은가. 이제 대학(원) 수업을 우리 학생들과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 아닌가? 위기는 기회다. 오직 관점을 바꿀 수 있는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제 세상을 보는 눈을 바꾸자. 우리 학생을 바라보는 눈에 따라, 그리고 우리 역량 만큼 그들은 성장할 것이다.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강한 대학, 혁신할 수 있는 대학의 구성원을 응원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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