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 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 10일부터 사흘간 경주서 연수회 진행
전국 전문대 현황부터 개별대학 우수 사례 공유까지…‘A to Z’ 연수
오장원 협의회장, 교원·교육과정·교육품질 등 담당하는 교무학사 실무자 역할 중요성 언급

한국전문대학 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가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상반기 연수회를 개최했다. (사진=전문대 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
한국전문대학 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가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상반기 연수회를 개최했다. (사진=전문대 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

[경주=한국대학신문 우지수 기자] “전문대 학제 변화 가속화에 따른 융복합 과정, 마이크로디그리 등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행정방식을 바꿔나가야 한다.”

전국 전문대학 교무학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오장원 한국전문대학 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장은 “교육품질과 성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교무학사 관리자들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국전문대학 교무학사관리자협의회(회장 오장원, 인하공전 교무팀)이 상반기 연수회를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개최했다. 이번 연수에서는 전문대의 교원·교육과정·교육품질 등 고등직업교육환경의 토대를 담당하는 전국 전문대 교무학사 실무자들이 모여 대학 행정에 따르는 과제와 해결책을 공유했다.

오장원 회장은 개회사에서 “학생들의 학습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학사제도, 교육과정의 다각화가 더욱 절실해졌다. 전문대 학제 변화 가속화에 따른 융복합 과정, 마이크로디그리 등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행정방식을 바꿔나가야 한다”며 “교육품질과 성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교무학사 관리자들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 ‘행동할 뿐 아니라 꿈꿔야 하며 계획할 뿐 아니라 믿어야 한다’라는 말처럼 지금 닥친 위기를 헤쳐나가면서도 미래를 위해 함께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경 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장(동의과학대 교무처장)은 “교무학사 업무는 대학교육 전쟁의 가장 중요한 일선이라고 생각한다”며 “각종 사업 데이터 관리, 코옵, 선행학습경험인정(RPL), 마이크로디그리 등 새로운 학제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학교의 규정과 시스템을 잘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행사 첫날은 재정지원, 평가인증, 전공분류 등 전반적인 전문대 정책의 흐름을 짚는 △황선국 교육부 고등직업교육정책과 사무관의 ‘전문대학 고등직업교육정책 주요 사항’ △이보형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의 ‘전문대학 역량강화를 위한 전문대학 주요 과제 및 현안’ △최준영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장의 ‘고등직업교육 혁신에 따른 전문대학 기관평가인증의 방향’ △김성은 대학정보공시센터 전문연구원의 ‘유연한 학사제도 운영을 위한 대학 표준분류의 이해’ 강연으로 채워졌다.

이후 이틀간은 각 대학의 교육과정 운영 우수 사례와 팁, 미래교육을 대비하기 위한 ESG 경영과 구조조정 등을 설명하는 강연이 주를 이뤘다. 강연 목록을 살펴보면 △이민옥 목호과학대 성인학습지원센터장의 ‘성인학습자 운영 우수사례’ △박해미 경민대 교수학습개발센터장의 ‘원격수업 질 관리 우수사례’ △이동엽 한국교육개발원 학교·교원정책연구실장의 ‘교원양성기관 역량평가 운영’ △최부경 한국ESG경영원 연구실장의 ‘미래교육을 위한 대학 ESG 경영’ △장한별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사무관의 ‘대학 구조조정에 따른 교원소청 사례’ △이중엽 수성대 교학지원팀의 ‘온라인 학위과정 구축 사례’ △김지은 전문대교협 학사지원팀 대리의 ‘전문대 학사지원업무 계획’으로 구성됐다.

■ 전문대, RISE 체계에서 파이 늘릴 수 있는 전략 짜야…지역사회 연계에서 비교우위 가질 수 있어 = 전문대의 주요 정책 흐름을 설명하는 연수 첫날에는 전문대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강단에 섰다. 주로 발표된 정책에 대한 관심 독려 혹은 평가인증 공시 지표를 잊지 말고 잘 확인해달라는 당부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은 지자체에 대학 재정 관리를 맡기는 RISE 체계에서 전문대가 더 많은 파이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전략을 잘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까지 전문대와 지자체가 함께 사업을 추진하려 해도 둘을 이어줄 만한 파트너가 없었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았다”며 “지자체와 대학을 이어주는 체제가 주어진다면 이전보다 더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전문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황선국 교육부 사무관은 고용노동부와 교육부가 협력해 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하는 직업능력개발훈련과정을 대학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에 전문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어 전문대 산업체 위탁교육에 명시됐던 재직경력 9개월 이상 대상자 항목을 삭제하고 비수도권 전문대의 성인학습자 정원외 전형의 제한범위였던 입학정원 5% 이내 항목도 폐지하는 등 각종 규제 완화 계획을 밝혔다. 황선국 사무관은 “교육부와 대학의 기대 효과가 일치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합의점을 잘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준영 평가인증원장은 전문대학 평가인증 계획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최 원장은 “이번 달 보고서 평가 시 이전보다 더 많은 경영위기대학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학진흥재단의 주요 평가지표를 유심히 확인하고 대학 지표에 문제가 있다면 기준에 맞게 수치를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관평가가 개별대학에게 중요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으니 관심을 꼭 가져 달라”며 “재정위기대학이더라도 기관평가인증을 받게 되면 국가장학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최소한의 기준을 갖추고 학생들이 교육을 잘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이 전문대 주요 현안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우지수 기자)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이 전문대 주요 현안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우지수 기자)

■ 성인학습자 과정, 원격 강의 등 수요 급증하는 교육과정 운영 ‘꿀팁’ 나눠 =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전문대가 입학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교육 수요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이튿날부터는 이같이 새로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학 중 우수한 사례를 보인 대학 관계자들이 강연자로 나서, 교육과정 운영 노하우를 연수에 참석한 교무학사 관리자들과 함께 공유했다.

이민옥 목포과학대 성인학습지원센터장은 목포과학대의 성인학습자 친화형 교육과정 운영 사례를 소개했다. 목포과학대는 1주기 대학의 평생교육체제 지원사업(LiFE)에 참여하며 성인학습자 과정을 꾸준히 운영해왔다. 이민옥 센터장은 성인학습자 과정이 성공적이었던 이유로 △지역 내 커뮤니티를 활성화 할 수 있는 교육과정 △지역 성인학습자들의 기술 수요 파악을 꼽았다. 이 센터장은 전자의 사례로 휴먼융합복지학과를, 후자의 사례로 건설융합과를 소개했다. 그는 “대학을 주민들과 같은 것을 배우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고 싶어하는 성인학습자가 있고, 지역사회에서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배우고 싶어 하는 성인학습자가 있다”며 “성인학습자를 모집할 지역사회를 잘 이해하고 수요를 파악하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학생 모집에 물꼬가 트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타 대학과의 교육콘텐츠 공동개발, 주변 지자체와 연계한 장학금 제도, 유연한 등록금제도 등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해미 경민대 교수학습개발센터장은 대학 원격수업 질 향상 팁을 설명했다. 팬데믹을 겪으며 급격하게 규모가 커진 대학 원격수업은 초기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발전했다. 교수자의 원격수업 관리에 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교수들의 원격수업 질 차이가 나는 이유는 △수업 준비 정도 △정보통신기 활용 능력 △실시간 강의와 녹화 강의의 차이 △수업 내용과의 적합도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교수 개인의 문제뿐 아니라 교육과정의 설계, 개발, 평가 과정에서 학교 차원의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해미 센터장은 경민대는 △학습관리 시스템(LMS) 구축 △수업운영 규정 제정 △학습 콘텐츠 질 확보 △교수 지원 프로그램 운영의 4가지 안정화 요인으로 앞선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이러닝 플랫폼으로 시작해 메타버스 교육까지 지원하는 LMS를 구축한 경민대는 이 토대에서 엄격한 기준의 원격교육을 시행했다”며 “교수자의 외부 콘텐츠 사용 금지, 학생의 출결 관리, 철저한 강의평가로 교수와 학생 모두 원격수업 역량이 높아질 수밖에 없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대면 교수법 연구회를 자체 실시해 모든 콘텐츠를 모니터링하며 문제점을 고쳤고 학생들이 스스로 교육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게 지원하며 자연스러운 콘텐츠 질 향상도 도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부경 한국ESG경영원 연구실장이 대학 ESG경영의 중요성에 대해 제언하는 강연을 펼쳤다. 그는 투자자와 소비자의 ESG 가치평가가 상승하는 추세라며 환경뿐 아니라 학교의 이미지·평판 관리를 위해서도 ESG경영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실장은 “지역사회 환경을 보전하는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성공적인 ESG경영의 확대가 될 수 있다”며 “대학에 ESG 관련 과목을 개설하고 교양과정, 전문가과정 등으로 발전시킨다면 국내를 넘어 글로벌 트렌드에 발 맞추는 대학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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