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춘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장

권희춘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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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위기종 적색목록에서 ‘취약’ 등급으로 분류된 대표적 멸종위기 동물이다. 까만 두 눈과 코, 작은 귀를 가진 북극곰은 네 발로 우직하게 얼음 위를 거닌다. 북극에 사는 포유류가 대부분 그렇듯 북극곰은 겨울에 가까워질수록 털을 더 하얗게 바꾼다. 온통 흰 얼음으로 덮이는 겨울의 북극 환경 속에서 자신의 몸을 더욱 잘 숨기기 위해서다. 큰 덩치에 비해 작은 두 귀는 북극의 추운 바람을 견디게 해준다.

2008년 5월 북극곰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빙하의 녹는 속도가 빨라졌고 빙하의 감소로 북극곰은 사냥터와 쉴 곳이 줄어들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매년 2월 27일 국제 북극곰의 날은 북극곰에 대한 인식과 북극곰과 인간이 직면할 위험을 환기하기 위한 날이다.

IUCN의 조사에 따르면 1950년대 대비 최근 북극곰의 개체수는 늘어났다. 하지만 북극곰의 위기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최근 20년 사이 북극의 빙하 면적은 50%나 감소했다. 현재 북극의 평균기온 상승률은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률보다 2배 이상 높다. 북극해의 여름 수온은 1982년에서 2010년까지의 평균보다 현재 2~3℃ 더 높게 관측된다. 뜨거워지는 지구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여름철 북극 해빙의 총 크기는 1970년대 후반보다 절반가량이나 줄어들었다.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열팽창 하면서 해수면은 해마다 약 3㎜ 상승하고 있다. 북극곰의 주 서식지이자 사냥터인 빙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녹아내리고 있다. 이대로 빙하가 사라진다면 굶주려 죽거나, 먹이를 찾아 민가로 내려와 인간과의 갈등을 초래하는 일이 빈번해질 것이다. 북극곰의 멸종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아프리카의 르완다와 우간다, 콩고민주공화국의 국경을 이루는 비룽가 산맥 화산지대와 우간다 남서부의 브른디천연국립공원의 해발고도 2500~4000m의 산악지대에 서식하는 산악고릴라는 1000여 마리 남아있다. 나무껍질과 뿌리, 과일, 셀러리 등이 주식이고 평균 신장 150~180cm, 체중은 90~180kg 정도다. 임신 기간은 9개월이고 새끼 한 마리를 낳으며 3살 무렵 젖을 뗀다. 수컷은 성적으로 성숙해지면 등과 허벅지에 은빛 털이 나기 때문에 은색등(Silver back)이라 불린다. 무리가 이동할 때는 은색등이 맨 앞에 서고 젊은 수컷인 검은등이 맨 뒤에서 따르며 암컷과 새끼들을 보호한다.

산악고릴라는 발견된 지 100년도 되지 않아 멸종위기에 놓였다. 흑마술을 신봉하던 토착민과 밀렵꾼들이 고릴라처럼 강한 힘을 얻기 위해 수컷 산악고릴라의 귀와 혀, 생식기, 손가락을 절단해 끓여 마셨다. 두개골과 손은 관광객에게 팔렸다. 밀렵꾼들은 새끼를 잡아서 외국의 동물원에 넘겼는데 가족애가 강해서 새끼를 포획하려면 저항하는 어른 고릴라 여러 마리를 죽여야 했다. 고릴라 사망 원인 3분의 2가 밀렵이었고 다른 동물을 잡기 위한 덫에 희생되는 일도 많았다. 2008년에는 남은 개체 수가 680여 마리에 불과했다.

산악고릴라는 20세기를 넘기지 못하고 멸종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이 있었지만 국제적인 보존 노력과 지역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현재 1000여 마리로 증가했다. 밀렵과 서식지 파괴를 비롯해 인간 접촉에 의한 호흡기 질환과 에볼라 바이러스 등도 생존을 위협한다. 최근 산악고릴라 보호지역의 국립공원들은 코로나 19가 영장류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세계보건기구와 전문가들의 경고와 보호조치 권고에 따라 관광객과 민간인 출입을 금지했다.

이렇듯 기후변화와 밀렵 등으로 사라져가는 북극곰과 아프리카의 산악고릴라를 드론으로 보호하고 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돼야 한다. 러시아는 드론으로 북극곰의 개체 수를 파악하고 보존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첫 단계로 개체 수의 서식지와 이동 경로, 먹이사슬 등을 연구 중이라고 한다.

아프리카는 접근이 어려운 고릴라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최적의 장비로 드론 활용을 고민 중이라고 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최신기술이 야생동물의 보호와 연구에 활용된다면 그 장비를 사용해야 할 전문인력의 양성과 인공지능 드론 실증연구의 최적 지역은 북극과 아프리카임이 분명하다.

헨리 포드는 “미래를 두려워하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그 활동이 제한돼 손도 발도 움직일수 없게 된다. 실패란 두려움이 아닌 오히려 그전보다 더 풍부한 지식으로 다시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드론과 같은 첨단기술이 북극과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최적의 해결책으로 활용되길 기대해 본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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