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원 기부 교내 박물관 리모델링 재탄생

15일 대구가톨릭대가 개최한 ‘김성애박물관 개관·축복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15일 대구가톨릭대가 개최한 ‘김성애박물관 개관·축복식’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대구가톨릭대(총장 성한기)는 지난 15일 김성애박물관 개관·축복식을 개최했다. 약학과 1966학번인 김성애 전 대구가톨릭대 재경동창회장(이하 김 전 회장)은 2021년 대구가톨릭대 박물관 기능회복사업기금으로 30억 원을 기탁 했고, 이 기금을 통해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돼 김 전 회장의 이름으로 박물관을 명명해 새롭게 문을 연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학교법인 선목학원 이사장 조환길 대주교, 성한기 대구가톨릭대 총장, 우동기 국가균형발전위원장, 서정숙 국회의원, 한무경 국회의원, 조현일 경산시장을 비롯해 김 전 회장의 남편인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과 가족, 약학과 동문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김성애박물관의 개관을 축하했다.

1988년 세워진 대구가톨릭대 박물관은 지난 33년간 역사적 가치가 높은 5천여 점 이상의 유물들을 보관, 전시해왔다. 건물의 노후화와 수장고 시설의 부족으로 박물관이 유물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 전 회장은 2021년 8월 박물관 기능회복사업기금으로 30억 원을 쾌척했고, 이때부터 박물관 리모델링 설계와 공사가 진행돼 약 1년 9개월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재개관하게 된 것이다. 대구가톨릭대는 김 전 회장의 은덕을 기리고자 새롭게 탄생한 박물관을 ‘김성애박물관’으로 명명했다. 국내 제1종 박물관에 자연인의 이름을 붙인 경우는 이례적이다.

김성애박물관은 1층을 학교사 전시실, 학예실, 보이는 수장고, 2층을 기증자 전시실, 기획전시실, 체험실습실, 강의실, 3층을 상설전시실로 구성했다. 박물관 전체에 최신 항온항습 시스템을 도입하여 안정적인 전시와 유물 보존이 가능해졌고, 디지털 전시 콘텐츠 시설을 대거 도입하여 수준 높은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개관식에 이어 김성애박물관 2층에서는 ‘김성애 자서전 「내 나니 여자라」 출판기념식’이 열렸다. 김 전 회장의 기부에 대한 예우 차원으로 대구가톨릭대는 김 전 회장의 제약분야 발전을 위한 헌신, 우리나라와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 모교와 후배를 위한 사랑의 정신을 담은 책자를 제작했고, 김성애박물관 개관에 맞추어 출판기념식을 열어 책자를 공개했다. 김 전 회장은 자서전에서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자신의 생애를 회고하며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하기까지 여성이 맡아왔던 역할을 전하고자 했다.

성한기 총장은 “박물관 재개관의 기틀을 마련해 주신 김 전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김성애박물관이 대학과 민족의 역사를 소중히 간직하고, 지역문화의 창조적 발전을 이끄는 소임을 완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이 기회를 통해 훌륭한 유물들이 더욱 빛을 발해 많은 분이 역사를 공부하고 문화를 향유 하는 공간이 되길, 우리 지역사회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박물관으로 발전하길 기원한다. 전통적으로 내려온 십시일반(十匙一飯) 정신을 본받아 앞으로도 나눔의 삶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1966년 대구가톨릭대(당시 효성여대) 약학과에 입학해 1970년 졸업했다. 1990년부터 남편 윤동한 회장과 함께 한국콜마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국내 제약 분야 발전에 기여했다. 대구가톨릭대에 2021년까지 7억 원이 넘는 발전기금을, 2021년에는 대학 역대 최고 기부액인 30억 원을 박물관 기능회복사업기금으로 기탁하며 나눔의 정신을 실천했다. 대구가톨릭대는 대학 발전을 위한 공로와 한국 제약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2015년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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