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장애를 끌어안고 임상병리사 자격증 취득, 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시청각 장애를 갖고 있던 헬렌 켈러는 글씨와 점자를 터득하고 대학을 졸업해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강연자, 작가, 사회운동가로 명성을 얻으며 장애를 극복한 아이콘이 됐다.

그런 모든 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그녀 곁에 설리번 선생님, 장애를 끌어안은 참스승의 가르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설리번 선생님은 헨런 켈러에게 든든한 멘토였기 때문이다.

강지언 교수(왼쪽)와 최인영 학생의 실습 모습.
강지언 교수(왼쪽)와 최인영 학생의 실습 모습.

우리 지역에도 자폐성 장애를 끌어안고 임상병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대학원에 진학시킨 설리반 같은 스승이 있어서 화제다.

주인공은 나사렛대 임상병리학과 강지언 교수.

강지언 교수는 임상병리학과가 설립된 초기인 2011년에 부임했다.

학과 설립 초기로 학과 실적이 학생들의 진로와 연결이 되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진로를 고민하던 강 교수는 학과장을 역임하며 열정적이고 때론 혹독하게 학생들을 지도해 11년 연속 임상병리사 국가고시 100% 합격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고 2014년, 2015년, 2019년에는 취업률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강 교수가 최인영 씨를 만나건 2019년 수시면접에서다.

면접고사 내내 시선을 맞추지 못하고 단답형으로 대답하는 최인영 씨를 강 교수는 일반인보다 우수한 학업 성적, 학업에 대한 열정 등이 장애라는 편견을 이겨낼 것으로 보고 선발했다. 강 교수는 최인영 씨를 지도하면서 임상병리 국가고시 합격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첫 수업에서 한 자리에 앉아있지도 못하던 인영 씨가 점차 수업에 집중하고 국가고시 모의성적이 점차 상승하는 모습을 보며 강 교수는 자신도 놀라웠다고 말한다.

강 교수는 인영 씨와 수시로 학업에 대한 상담과 실습 등을 지도하며 부족한 학점은 계절학기를 통해 이수하도록 지도하고 과목별 스터디플랜 등을 통해 최종 임상병리사 국가고시에도 합격케 했다. 그러나 강 교수는 2023년 2월 졸업한 최인영 씨의 취업 지도와 진로에 장애인의 벽을 느꼈다.

임상병리과 교수들이 최인영 학생의 졸업을 축하해주고 있다.
임상병리과 교수들이 최인영 학생의 졸업을 축하해주고 있다.

인영 씨 부모님과 함께 고민하며 결국 대학원 진학으로 진로를 수정하고 지도해 줄 지도교수를 수소문하고 몇몇 대학교수에게는 거절당하기도 했지만 6개월간 실습지도, 연구논문, 저널 등을 읽게 하며 진학 진도를 했다.

결국 최인영 씨는 충남지역 임상병리학과 일반대학원 석사과정 입학을 앞두고 있다.

최인영 씨는 “제 눈높이 맞춰 지도해 주시고 부모님처럼 저를 믿고 지도해주신 교수님께 감사하다” 말했다.

강지언 교수는 “얼마 전 인기를 끌었던 자폐성 장애 우영우 변호사 드라마처럼 주인공에게 배움에 기회가 없었다면 변호사도 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인영이가 배움을 통해 세상에서 꿈을 이루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활복지특성화 대학인 나사렛대는 전국에서 장애학생 재학율이 가장 높다. 나사렛대는 장애학생복지평가 부문 9년 연속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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