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23개 주요 대학의 혁신 수준 평가…올해 평가에는 GPT 적용해 신뢰도·효율성 향상
미네르바대학·애리조나주립대 2년 연속 세계 1·2위…펜실베니아대학(UPenn) 5위에서 3위로 약진
국내 대학 중 서울대 17위, 인천대 18위, 한국외대 32위로 TOP 50에 진입
각 분야별 평가에서도 국내 대학 강세 두드러져…각 부분서 순위 상승

지난 16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대학에서 열린 제3차 한자대학동맹(Hanseatic League of Universities, HLU) 연차 컨퍼런스에서 마이크 매기 미네르바 총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IPSNC 제공)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미네르바대학과 애리조나주립대가 2023 세계 혁신대학 순위에서 2년 연속 1위와 2위 자리를 유지했다. 국내 대학에서는 서울대가 17위로 국내 1위를 차지했으며, 인천대와 한국외대도 TOP50 대학에 선정됐다.

‘2023 세계 혁신대학 랭킹(WURI 2023)’이 미국 플로리다주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대학에서 열린 제3차 한자대학동맹(Hanseatic League of Universities, HLU) 연차 컨퍼런스에서 17일(한국시간 18일) 발표됐다. 세계 혁신대학 랭킹(WURI)은 World University Rankings for Innovation의 약자로, 혁신을 선도하는 세계 대학들을 평가한다.

올해 출범 4년차를 맞이한 WURI 랭킹은 세계 423개 대학이 총 1189개 사례가 참여해 지난해보다 각각 36.9%, 49.3% 증가했다. 특히 올해에는 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를 대학 평가해 적용해 랭킹 산출의 신뢰도와 효율성을 높였다.

평가 발표가 이뤄진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대학의 마틴 총장이 축사를 했으며, 제2대 한자대학동맹 총장이자 산업정책연구원(IPS-Switzerland) 조동성 이사장이 기조연설을 했다. WURI 랭킹 발표는 국제경쟁력연구원(IPSNC) 이사장인 문휘창 서울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또한 지난 16일에는 상위 랭킹에 오른 대학들의 다양한 혁신 사례를 발표하는 워크숍을 가졌다. 지난해 WURI 랭킹 1위를 차지한 미네르바 대학의 마이크 매기 총장의 기조연설로 시작해 WURI 랭킹 카테고리별 대표 사례들을 각 대학의 총장 등 학교 대표들이 직접 발표하고 토론했다.

이 자리에서 홍준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겸 발행인은 “대학의 혁신 사례를 전하는 데 있어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대학신문이 국내외 대학의 혁신 사례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평가에서는 △글로벌 100대 대학순위(Global Top 100)와 6개 부문별(△산업적용(Industrial Application) △기업가정신(Enterpreneurial Spirit) △윤리가치(Ethical Value) △학생의 이동성과 개방성(Student Mobility and Openness) △위기관리(Crisis Management) △4차산업혁명(Fourth Industrial Revolution)) 50위 순위로 구분해 총 7개의 랭킹이 발표됐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작성한 글로벌 100대 대학순위(Global Top 100). (자료=백두산 기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작성한 글로벌 100대 대학순위(Global Top 100). (표=백두산 기자)

■ 여전히 혁신대학의 강자 증명한 ‘미네르바대학’과 ‘애리조나주립대’ = WURI 2023 종합순위 1, 2위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미네르바대학과 애리조나주립대가 차지했다. 미네르바대학과 애리조나주립대 모두 대표적인 미국의 혁신대학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3위는 펜실베니아 대학으로 지난해 5위에서 2계단 올라섰다. 4위는 지난해 3위였던 MIT가 차지했으며, 프랑스의 대표적인 혁신대학인 에꼴42가 6위로 두 계단 올라섰다. 7위는 핀란드의 알토대, 8위는 캘리포니아주립대 중 하나인 UC 버클리가, 9위는 네덜란드의 한제대(UAS), 10위는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이 차지했다.

종합순위에서 눈에 띄는 대학으로는 사이먼프레이져대(캐나다)와 압둘라 굴 대(터키), 데겐도르프대(독일)다. 이들 대학은 20위권 안에 안착한 대학들로 모두 5계단 이상 상승했다. 반면, 싱가포르국립대(싱가포르, 19위)와 칭화대(중국, 20위)는 5계단씩 하락했다.

국내 대학 중에서는 서울대가 17위, 인천대가 18위로 20위 안에 진입했으며, 100위 안에는 한국외대(32위),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aSSIST, 58위), 한밭대(60위), 충북대(65위), 청운대(73위), 서울예대(85위), 아주대(87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내 대학들의 경우 서울대(16위→17위)와 아주대(73위→87위)를 제외하고 모두 순위가 상승해 대학혁신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aSSIST), 한밭대, 충북대 등은 20위 이상 상승해 큰 폭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편, 종합순위의 경우 북미 31개 대학, 아시아 38개 대학, 유럽 23개 대학, 오세아니아 5개 대학, 남미 2개 대학, 아프리카 1개 대학이 포함돼 다양한 지역의 대학이 선정됐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작성한 '산업적용' 부문. (표=백두산 기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작성한 '산업적용' 부문. (표=백두산 기자)

■ 지난해 3위 기록한 애리조나주립대, 올해 ‘산업적용’ 부문에서 50위권 밖 ‘대이변’  = 이변이 가장 크게 일어난 부문으로는 ‘산업적용’이 눈에 띈다. 이 부문에서 지난해 3위를 기록했던 애리조나주립대는 50위권 안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종합순위에서도 2위를 기록한 애리조나주립대의 부문별 순위 이탈은 이번 평가에서 가장 큰 이변으로 보인다.

산업적용 부문에서는 애리조나주립대의 순위 이탈로 상위권 대학들이 한 단계씩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 그 결과 지난해 6위로 선전했던 인천대가 5위까지 상승했으며, 한국외대(19위)는 20위 안 진입에 성공했다.

이 외에도 국내 대학의 경우 50위 안에 한밭대(23위), 서울예대(25위), aSSIST(26위), 군장대(31위) 등이 이름을 올려 모두 6개 대학이 이 부문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작성한 '기업가정신' 부문. (표=백두산 기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작성한 '기업가정신' 부문. (표=백두산 기자)

■ 2년 연속 국내 대학을 찾아볼 수 없는 ‘기업가정신’ 부문 = ‘기업가정신’ 부문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대학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지난해 31위까지 떨어졌던 아주대는 26위로 상승했으며, 39위였던 한밭대가 29위까지 치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2위였던 독일의 데겐도르프대가 1위를 차지했으며, 1위였던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져대는 2위로 떨어지면서 서로 자리를 바꿨다. 네덜란드 한제대와 핀란드 알토대, 미국의 UC 버클리 등은 3위부터 5위까지 지난해와 동일한 순위를 유지했다.

지난해까지 10위 안에 들었던 프린스턴대(6위), 도쿄대(8위), 시카고대(9위) 등은 순위가 크게 미끄러지며 50위권 내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반해 방글라데시와 캄보디아의 대학이 20위권 안에 새롭게 진입해 기업가정신 부문에서 변동의 중심에 섰다.

국내 대학의 경우 아주대가 26위, 한밭대가 29위, 한양대가 42위, aSSIST가 49위를 기록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작성한 '윤리가치' 부문. (표=백두산 기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작성한 '윤리가치' 부문. (표=백두산 기자)

■ ‘윤리가치’ 부문,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aSSIST) 약진 = ‘윤리가치’ 부문에서 가장 크게 상승한 대학은 한국의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aSSIST)였다. aSSIST는 지난해 16위에서 7계단 상승해 9위로 10위 안에 진입했다.

영국 대학들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런던대는 지난해 6위에서 올해 2위로 4계단 상승했고, 링컨대는 17위에서 14위, 크랜필드경영대학원도 22위에서 16위로 올라섰다.

지난해까지 6위 안에 있던 대학들은 런던대의 순위 상승으로 한 계단씩 내려간 가운데 인도네시아의 텔콤대는 지난해 10위에서 올해 7위로 3계단 상승했다.

국내 대학의 경우 아주대가 지난해 13위에서 15위로 두 계단 하락했으며, 충북대와 한밭대가 각각 26위, 29위에서 21위, 27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작성한 '학생 이동성과 개방성' 부문. (표=백두산 기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작성한 '학생 이동성과 개방성' 부문. (표=백두산 기자)

■ 국내 대학 강세 보인 ‘학생의 이동성과 개방성’ 부문 = ‘학생의 이동성과 개방성’ 부문에서는 국내 대학들이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위 안에 5개 대학이 들었을 뿐 아니라 50위 안에 모두 7개 대학이 이름을 올렸다.

가장 선두에 있는 대학은 서울대로 전체 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4위에서 한 단계 내려갔지만 여전히 국내 1위다. 6위는 한국외대로, 지난해 10위에서 4계단 상승했다. 이어 인천대(14위), 청운대(16위), aSSIST(20위), 서울예대(31위), 가톨릭대(41위)가 뒤를 이었다.

‘학생의 이동성과 개방성’ 부문 전체 1위는 터키의 압둘라 굴 대가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1위였던 보스턴대는 2위로 자리를 내줬고, 싱가포르국립대는 지난해에 이어 3위를 유지했다.

이집트 카이로바더대(15위), 인도네시아 텔콤대(19위)는 처음으로 20위 안에 진입했으며, 일본의 간사이대는 16위에서 11위로 순위를 크게 끌어올렸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작성한 '위기관리' 부문. (표=백두산 기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작성한 '위기관리' 부문. (표=백두산 기자)

■ 혼돈의 ‘위기관리’ 부문…새롭게 20위권 진입한 대학만 8곳 = ‘위기관리’ 부문은 20위권 안에 8개 대학이 새로 진입하면서 혼란스러운 모양새다.

태국의 부라파대가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6위였던 포르투갈의 브라간사폴리테크닉대가 2위로 치고 올라왔다. 3위와 4위는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대, 스위스 프랭클린대가 자리를 유지했으며, 5위는 지난해 25위였던 태국의 King Mongkut’s Institute of Technology Ladkrabang(KMITL)이 차지했다.

이 외에도 14위부터 20위까지는 지난해까지 2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대학들이 차지했다. 필리핀 빌리란주립대(22위→14위), 방글라데시 ULAB(24위→15위), 한국 서울예대(26위→16위), 인도네시아 푸르워크르토텔콤기술대(ITTP, 33위→17위), 영국 스태포드셔대(28위→18위), 한국 아주대(34위→19위), 필리핀 FEU 공과대학(37위→20위) 등이다.

국내 대학들도 모두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50위 안에 8개 대학이 이름을 올렸다. 인천대가 9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서울예대(16위), 아주대(19위), 중앙대(23위), aSSIST(27위), 충북대(28위), 숙명여대(40위), 가톨릭대(43위) 순이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작성한 '4차산업혁명' 부문. (표=백두산 기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작성한 '4차산업혁명' 부문. (표=백두산 기자)

■ 첨단 분야 숨은 강국 필리핀…‘4차 산업혁명’ 부문에서 강세 = ‘4차산업혁명’ 부문에서는 의외의 국가가 강세를 보였다. 필리핀은 20위 안에 5개 대학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1위와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필리핀 사마르주립대는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유지했으며, 2위는 지난해 8위였던 독일 IU국제응용과학대가 차지했다. 지난해 4위였던 필리핀 마리아노마르코주립대는 3위로 한계단 순위를 끌어올렸고, 지난해 2위였던 캄보디아 국립경영대는 4위를 차지했다.

필리핀 대학들은 13위와 14위, 19위에도 이름을 올리며 20위 안에 모두 5개 대학이 선정됐다.

국내 대학의 경우 충북대가 9위에서 6위로, aSSIST는 11위에서 8위, 인천대는 18위에서 15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반면 국민대는 지난해 7위에서 9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50위 안에서는 대구보건대가 47위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 “사회가 대학에 대해 원하는 다양한 기대치를 평가기준으로” = WURI랭킹 평가를 총괄한 문 이사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WURI 시스템은 사회가 대학에 대해 원하는 다양한 기대치를 평가기준으로 삼는다”며 “연구결과를 즉각적으로 산업현장에 응용하고 학생들이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대학, 학생들에게 윤리적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주고 세상을 향해 열려있으며 위기관리에 강한 대학, 이런 대학을 높이 평가하는 시스템”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혁신적인 대학을 평가하기 위해 2019년 최초로 한국에서 만들어진 ‘WURI 랭킹’은 실제로 미래지향적인 대학이 추진하고 있는 혁신 프로젝트를 수집해서 평가한다. 각 고등교육기관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거나 구글 텍스트 정보 분석을 이용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전통적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세계 양대 평가기관인 영국의 QS(Quacquarelli Symonds)와 THE(Times Higher Education)가 과거의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평가한다면 WURI 랭킹은 미래가치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WURI 랭킹은 한국의 국제경쟁력연구원이 주관하고 세계 4대 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주최기관은 세계 120여 개 대학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한자대학동맹(HLU), 스위스 산업정책연구원, 스위스 제네바 소재 유엔 기관인 유엔훈련조사연구소(UNITAR), 스위스 루가노 소재 프랭클린 대학의 테일러 연구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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