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2011학년 학과별 모집 선언 이후 ‘재주목’

서울대가 2011학년도 입시부터 신입생 모집을 학과별로 하기로 하자, 대학가에 학과제 전환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2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를 비롯해 건국대·한양대·경희대 등이 학과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는 인문·사회과학·자연과학·공과·농업생명과학·사범·생활과학대학 등 7개 단과대의 모집단위를 ‘학과’로 전환키로 했다. 현재의 고2학생이 대학에 들어오는 2011년부터 시행 예정이다.

‘학과제 전환 바람’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1월 고등교육법시행령을 개정, 학생 모집단위를 자율화하면서 연세대를 시작으로 불기 시작했다.

한국외대도 2010학년도 입시부터 신입생을 학과별로 선발키로 했고. 세종대도 올해 입시에서 인문·사회대 전체, 자연대 일부에서 신입생을 학과별로 모집키로 했다.

이어 건국대가 이달 초 2010학년도 입시부터 문과대와 이과대를 학과별 모집으로 전환키로 하고, 현재 학과별 평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개 단과대학을 학과제로 전환해 본 뒤 향후 다른대학에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평가를 통해 입학정원을 조정하겠다는 복안이다.

김지인 교무처장은 “매년 평가를 통해 잘하는 학과는 격려해 주고 잘 못하는 학과는 분발을 요구하는 의미에서 입학정원을 10% 내에서 조정할 방침”이라며 “단과대학의 여론을 수렴해 학문별 특성에 맞는 평가지표와 평가항목의 반영률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희대도 이미 신입생의 50%를 학과별 모집으로 선발하고 있다 경희대 관계자는 “올 입시에서는 신입생 90%를 학과제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양대도 지난 4월 안산캠퍼스의 공학대학과 언론정보대학을 학과제로 전환키로 했다. 서울캠퍼스의 인문대학은 2009학년도 입시부터 학과별로 모집하고 있다.

국립대는 학과제 전환 바람이 더욱 거세다. 본지가 지난달 29일 거점 국립대를 대상으로 조상한 결과, 경북대를 제외한 부산대·전남대·전북대·충남대·경상대·강원대 등이 학과제 전환 계획을 밝혔다.

학부제는 학생들의 전공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학문의 다양성을 수용하기 위해 지난 1995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소위 ‘인기 전공’에 학생들이 몰리면서, 자신이 원하는 전공으로의 진학을 못하는 경우 중도탈락률이 늘어나는 등의 부작용이 지적돼 왔다. 모집단위가 광역화되면서, 전공기초교육 약화나 학과 소속감 결여도 문제점으로 거론됐다. 일부 비인기 학과의 경우 구조조정 대상이 되면서 ‘기초학문 고사’에 대한 우려도 제기돼 왔다.

이형규 한양대 교무처장은 “많은 학생들이 원하지 않는 전공으로 진학하면서 중도탈락률이 늘어나는 등 오히려 학부제의 도입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학과제로 전환하는 대학들이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서울대의 학과제 전환 이후 많은 대학들이 학과별 선발도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학부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성균관대·경북대·홍익대 등도 향후 어떤 입장을 취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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