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증강 현실 만지는 개방형 학습공간 조성
기업 맞춤형 핵심 융합 인재 양성에 역량 집중
전공·학문 간 경계 넘나드는 마이크로 디그리

건국대학교 전경
건국대학교 전경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건국대학교(총장 전영재)는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융합대학원 지원사업,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사업, 캠퍼스 타운 사업 등 다양한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이하 혁신융합대학) 사업에서 ‘실감미디어’ 분야 주관대학으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6년간 국가 수준의 첨단분야 핵심 인재 10만 명을 양성하는 한국판 뉴딜의 신규 과제로, 지난 2021년 한 해에만 816억 원의 예산이 편성된 매머드급 사업이다.

건국대는 그동안 다방면으로 국고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체계적으로 노하우를 쌓아왔다. 이를 기반으로 건국대는 이번 ‘실감미디어’ 분야 주관대학으로서 △창의 학습 공간 ‘X-스페이스(Space)’ 조성 △진로-교육-취업 연계 지원 사업 운영 △모듈형 단기 집중형 교육과정 운영 등 신기술 산업 맞춤 인재를 위한 최상의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 상상을 가상공간으로 실현, 창의 학습 공간 ‘X-스페이스’ = 건국대는 첨단분야 혁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전국 최대 규모 플레이그라운드인 ‘X-스페이스(Space)’를 조성했다. 건국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X-스페이스에서 자유롭게 토론하며 상상의 공간을 가상·증강 현실로 실현하고 첨단 기기를 활용해 체험할 수 있다.

X-스페이스는 전공 교과목 수업과 프로젝트를 비롯해 경진대회 준비까지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 활동이 가능한 개방형 실감미디어 학습공간이다. 총 4개 공간으로 구성됐고 △크로마키와 VR 모션 캡쳐 장비를 갖춘 콘텐츠 제작실 ‘X-스튜디오(Studio)’ △창작·기획·실습 등을 위한 학생 지도 창작소 ‘X-아레나(Arena)’ △시뮬레이터 운영·체험과 학생 주도 학습공간인 ‘VR 실습실’ △실감미디어 분야 예비창업자를 위한 ‘시제품 제작실’ 등을 갖췄다.

특히 이 공간들은 프로젝트 규모에 따라 학생들이 공간을 효율적으로 변형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는 게 특징이다. 움직이기 쉬운 큐브형 의자, 바퀴형 책상을 배치했고 회의 공간에는 슬라이드 칸막이를 설치해 쉽게 분리하거나 조합할 수 있게 했다.

건국대는 혁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창의 공간으로서 X-스페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전문 VR 촬영 장비와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해 다른 대학 강의실과도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강단의 높이를 낮춰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수업도 계획하고 있다.

사진=건국대학교
사진=건국대학교

■ 기업과 실감미디어 기획·개발 “융합 인재 양성” = 건국대 실감미디어 혁신융합대학 사업단은 ‘진로-교육-취업 연계 지원 사업(We-Meet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실감미디어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실질적인 직무 역량을 발휘하고 일 경험을 쌓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대학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에서 제시하는 문제해결형 과제를 직접 수행한다. 재직자 멘토링과 기업 인턴십 등을 통해 필요한 직무 역량을 쌓는 것도 가능하다. 대학 정규 교과목, 비교과 프로그램 등 교육과정과 연계해 학점도 인정받는다.

건국대 경영학과 남지우 씨는 세계적인 가상·증강 현실 콘텐츠 플랫폼 기업인 ‘유니티(Unity)’와 진행한 실감미디어 창작·설계 프로젝트 ‘일제강점기 그리고 나의 조국’으로 최근 교육부 장관상을 받았다. 3·1운동이라는 역사의 한 장면에 현실성을 극대화한 실감미디어를 접목, 독립운동가의 희생정신에 대한 공감을 일으켰다.

팀이 문과생으로만 구성됐다는 점에서 개발이 가장 큰 어려움이 될 것이라 예상됐지만, 유니티의 멘토링이 큰 힘이 됐다는 평가다. 개발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툴(tool)을 포함해 모션 캡쳐와 음향 녹음 기술 등을 활용, 총에 맞아 쓰러지는 인물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이 과정에서 다소 부족한 구현 수준은 기획·연출력으로 극복했다.

남지우 씨는 “프로젝트에서 메타버스 기술이 완벽하게 구현됐던 것은 아니”라면서도 “사용자가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1인칭 시점에서 하나의 서사가 진행되도록 구상했다. 독립운동가인 사용자가 죽는 마지막 장면에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직접 만들어 넣어 주마등 느낌을 연출했다”고 말했다.

남 씨는 IT 분야로 진로를 설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실감미디어 융합 전공 덕분에 ‘콘텐츠’를 무기로 문과생도 메타버스 영역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직접 개발하는 과정에서 구현에 정말 필요한 기획이란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었다. 인문학·공학적 경험을 함께하며 진로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었던 기회”라고 설명했다.

사진=건국대학교
사진=건국대학교

■ 전공 벽을 없앤 단기 집중형 교육과정 = 건국대는 지난 2022학년도 1학기부터 실감미디어 융합 전공(공학·콘텐츠)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융합 전공에는 건국대 등 7개 참여대학, 산업체, 연구기관·학회 등 전문가 그룹이 참여한다. 이론은 물론이고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실무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실감미디어 융합 전공에 ‘마이크로 디그리’를 도입하고 학생들이 전공에 상관없이 실감미디어 사업단이 개설한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선택해 이수할 수 있도록 했다. 마이크로 디그리는 수준에 따라 초급·중급·고급 과정으로 나뉘고 과정별 학점(9학점 이상)으로 구성된다.

융합 전공 학위 취득을 원하는 학생은 최소 40학점 이상의 융합 전공과 최소 1개 이상의 마이크로 디그리를 이수해야 한다. 부전공을 이수하고자 하는 학생은 융합 전공 24학점, 마이크로 디그리 1개를 들어야 한다. 지난 202학년도에는 총 15개의 마이크로 디그리가 운영됐다. 건국대는 올해 △실감미디어펀더멘털 △실감미디어기획 △실감미디어디자인 △실감미디어비즈니스 △실감미디어콘텐츠제작 △K-컬쳐(Culture)실감콘텐츠개발실습 등 총 23개의 마이크로 디그리를 운영한다.

이와 함께 건국대는 대학교육혁신원에서 유망 신기술 분야에 대한 모듈 형태의 교육과정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신기술 분야 모듈형 교육과정 인큐베이팅 사업’을 기반으로 학생들은 전공과 관계없이 단기 집중형 교육인 모듈형 교육과정을 수강하며 신기술 분야 역량을 기를 수 있다.

지난 2022학년도부터 개발·운영 중인 인공지능 온라인 모듈형 교육과정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인공지능 기술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기초단계 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 등 3개 교과로 구성됐다. 이밖에 ESG, 미래자동차 등 과정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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