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축제…입장권 10배 웃돈 암표 거래
세종대 축제…정작 학생들은 공연 못보게 돼
경희대 국제캠퍼스 축제 ‘비리 의혹’ 논란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고려대 축제 ‘입실렌티’ 입장권 판매 게시글 캡쳐 사진. (사진 출처 =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고려대 축제 ‘입실렌티’ 입장권 판매 게시글 캡쳐 사진. (사진 출처 =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

[한국대학신문 정혜정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비대면으로 열렸던 대학 축제가 4년 만에 ‘노마스크’로 열렸다. 하지만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연예인을 섭외한 공연이 암표 판매, 재학생 홀대, 비리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열린 고려대 축제에선 입장권 암표 거래가 성행했다. 고려대 축제 ‘입실렌티’의 입장권을 웃돈을 주고 사겠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다수 올라온 것.

입장권은 추첨에서 당첨된 사람만 살 수 있다 보니, 추첨에서 탈락한 사람들은 몰래 암표를 구하는 것 말고는 축제에 입장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암표 거래는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올해의 경우 마스크 해제 이후 처음 열린 축제다 보니 기존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 커뮤니티에는 1만 8500원의 입장권을 “12만 원에 판매한다” “본인 확인이 엄격해져 학생증도 같이 대여해 주겠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17일 세종대 축제 때 걸그룹 ‘아이브’ 공연이 진행된 운동장 곳곳이 비어 있다. (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17일 세종대 축제 때 걸그룹 ‘아이브’ 공연이 진행된 운동장 곳곳이 비어 있다. (사진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세종대 축제 공연을 놓고 논란 글이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해당 글에 따르면, 17일 세종대 총학생회는 요즘 최고 인기 걸그룹 ‘아이브’를 비롯한 연예인 공연을 앞두고 이날 오전 10시부터 ‘입장 확인용’ 팔찌를 판매했다. 인근 주민과 타 대학 학생 등 외부인들의 입장을 제한하기 위해 재학생에게는 학생증을 확인한 후 무료로 나눠주고, 그 외 사람들은 팔찌를 구매(5000원)하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아이브가 공연한다’는 소식에 외부인들도 많이 몰려 점심 때쯤 팔찌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글쓴이는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 입장이 오후 4시라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도 점심 때쯤 총학생회 측이 수십 분간 줄 서 있던 학생들에게 “어차피 못 사니 줄 서지 말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공연이 시작됐을 때 운동장은 관객이 절반도 안 찼던 반면 운동장 주변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고 나무 위까지 올라가 위태롭게 공연을 보는 사람도 있었다.

글쓴이는 “재학생들, 특히 수업이 있었던 학생들은 (중단 이후 팔찌를 못 받아) 공연을 못 보게 됐다”며 “등록금 400만 원 내는 학생은 못 보고, 5000원 낸 외부인은 공연 본다는 불만이 확산했다”고 적었다. 외부인 입장을 제한하려다 되레 재학생이 홀대받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비어 있는 운동장, 그 주변으로 몰린 인파, 나무 위 관람객을 찍은 사진도 함께 올렸다.

세종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세종대 축제인데 다른 학교 축제 몰래 훔쳐보는 느낌으로, 낙동강 오리알 대접 잘 받았다”, “억울하고 서럽다” 등의 글이 달렸다.

지난 22일 경희대 국제캠퍼스 제55대 희로 총학생회 인스타그램 게시들에 올라온 게시글 캡쳐. (사진 출처=인스타그램)
지난 22일 경희대 국제캠퍼스 제55대 희로 총학생회 인스타그램 게시들에 올라온 게시글 캡쳐. (사진 출처=인스타그램)

경희대 글로벌캠퍼스는 축제 관련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22~24일 예정됐던 축제가 취소됐다. 23일 유튜브 채널 VOU 경희대 국제캠퍼스 방송국에 따르면 2023 봄 대동제를 취소한다는 발표 영상이 올라왔다.

앞서 경희대 국제캠퍼스 중앙동아리연합회와 체육대학을 제외한 총 8개 단과대학이 총학생회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한다는 공동성명문을 발표했다. 탄핵안 발의는 이번 봄 대동제 운영과 축제 진행을 함께할 기획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8개 단과대학은 “지난 4월 축제를 주최하는 총학생회로부터 4개 업체의 견적서를 받아 해당 업체들과 미팅하는 과정에서 견적서를 내지도 않은 특정 업체가 지난 2월부터 내정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총학생회 측은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오해를 불러일으켜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최근 총학생회장 탄핵발의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조만간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탄핵 찬반 투표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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