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 예술대학 등 예술대학교수연합 설치법안 철회 강력 규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설치법안’에 반발하는 전국 예술대학 학생들과 교수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규모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설치법안’에 반발하는 전국 예술대학 학생들과 교수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규모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설치법안’에 반발하는 청주대 예술대학을 비롯한 전국 예술대학 학생들과 교수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규모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전국예술대학총학생연합(예총련)과 전국예술대학교수연합(예교련)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관 앞에서 ‘한예종 특별법 폐지를 위한 규탄대회’를 갖고 설치법안의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규탄대회에는 수도권 각 예술관련학과 대학원 및 대학생 대표자들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지역에 있는 학생들은 영상으로 규탄하였다. 전국에서 73개 대학, 219개 학과의 대표들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참석자들은 ‘한예종 특별법 절대반대’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1시간 동안 “예술상생 피해가는 한예종은 각성하라” “설립취지 망각한 한예종 특별법 폐지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규탄대회는 같은 날 오전 11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의 ‘한예종 설치법안’ 발의를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법안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에 대학원을 설치해 석박사 과정 개설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다. 한예종은 고등교육법상 ‘각종학교’의 지위로 교육부장관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위탁해 운영된다. 교육부의 고등교육법에 따라 관리 감독을 받지 않아 일반대학에 비해 교육과정 편성과 입학정원관리, 교원 채용 등 교육부 통제 없이 운영되는 실정이다.

차영수(중앙대) 예총련 대표는 성명에서 “지역의 예술대학은 죽어가고 있는데 왜 한예종만 특별대우하는가”라며 “문화부가 한예종을 제어하지 못하고 시종 역할을 한다”고 비난했다. 또한, 지역의 예술교육 발전을 위해 지역으로 내려오라”면서 “각종 특혜는 누리고 교육부의 규제는 받지 않겠다는 한예종의 위선과 욕심의 끝은 어디냐”고 반문했다. “전국의 예술대학은 학과 통폐합 등 고통을 겪고 있는데 한예종만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삼성이나 현대를 위한 특별법이 만들어진다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는가”라며 의원들의 가치 판단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국의 예술은 한예종만이 만드는 것이 아니며 한예종은 한예종의 역할이, 예술대학은 예술대학의 역할이 있고 한예종의 특혜는 이미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예교련측도 “교육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한예종만을 위한 특별법이 웬 말”이냐며 “한예종은 법률상 대학(교)의 명칭을 사용할 수 없으며 대학원도 설치할 수 없는데 한예종 설치법안을 통해 석박사 학위과정까지 두는 것은 구조조정에 돌입한 일반 사립대학들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예총련과 예교련은 한예종 설치법안 폐기를 끝까지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는 한예종 설치법의 폐기를 촉구하는 반대 공문을 교육부 등에 보냈다. 교육부는 법안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어일선 예교련 운영이사(청주대 예술대학 영화영상학과장)는 “한예종이 대학원까지 두게 될 경우 지금도 국내 예술계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는 한예종의 예술 독식이 심화될 수 있다”라며 “지금도 문화예술이 수도권에 집약되어 있는데, 한예종 대학원 설치는 수도권 집중을 심화시키고 지역예술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악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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