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한주 한국대학경쟁력연구원 대학재정운용분석센터장

양한주 한국대학경쟁력연구원 대학재정운용분석센터장
양한주 한국대학경쟁력연구원 대학재정운용분석센터장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이하 ‘OECD’)에서 공개한 「OECD 교육지표 2022」의 주요 결과를 분석·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은 초등교육, 중등(중·고교, 이하 ‘중등’)교육, 초등교육~고등교육 전체에서 모두 OECD 평균을 크게 상회(115.3~149.8%)하고 있으나 고등(대학·전문대학, 이하 ‘고등’)교육만 OECD평균의 64.3% 수준으로 매우 낮다.

또한 2019년 기준 국민 1인당 GDP 대비 학생 1인당 공교육비 비율도 초등교육, 중등교육, 초등교육~고등교육 전체에서 모두 OECD 평균을 크게 상회(123.5~162.7%)하고 있으나 고등교육만 OECD 평균의 70.2% 수준으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 및 국민 1인당 GDP 대비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 비율 모두 OECD 평균은 상위단계 교육기관일수록(초등교육→고등교육) 증가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고등교육단계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초등~고등교육 전체의 공교육비 중 정부지출의 상대적 비율(2019년 기준)은 75.4%로 OECD 평균(82.5%)보다 낮았고 초·중등교육 단계 정부지출의 상대적 비율은 90.4%로 OECD 평균(90.2%)보다 높았으며 고등교육 단계 정부지출의 상대적 비율은 38.3%로 OECD 평균(66.0%)보다 현저히 낮았다. 결국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단계 공교육비는 민간(61.7%)에 의존함으로써 민간 재원 의존도가 OECD 평균(30.8%)보다 매우 높게 나타났다.

고등교육기관 공교육비의 민간 재원 의존도가 높은 것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을 사립대학에 의존하면서 정부의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 투자를 소홀히 한 데 기인한다. 우리나라는 2022년 기준으로 일반대학 81.6%, 전문대학 93.3%, 고등교육기관 전체 85.3%가 사립대학으로서 OECD 국가 중에서 사립대학이 가장 많은 나라다(2022 간추린교육통계,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참조). 그 결과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 규모는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적은 수준이며 특히 정부 재원 투자 비율이 미흡한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의 교수 1인당 재학생 수는 OECD 평균(2020) 국·공립고등교육기관 15명, 사립고등교육기관 17명보다 훨씬 많은 26.2명(OECD 평균의 154.1%~174.7%)으로서 교육여건이 매우 열악한 실정으로 시급히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2022 간추린교육통계 및 OECD교육지표(2020),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 참조).

2022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이하 ‘IMD’)의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의하면 63개국 중에서 우리나라는 국가경쟁력 27위, 교육인프라 29위, 학생 1인당 교육 관련 공공지출(전체교육단계) 26위, 초·중등교육(경쟁사회 요구에 부합 정도) 37위, 대학교육(경쟁사회 요구에 부합 정도) 46위(상위 73.0% 수준)로 나타나 대학교육의 국제 경쟁력은 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는 120대 국정과제(2022.7)에서 교육부문 국정과제(81~85)로 “100만 디지털인재 양성, 모두를 인재로 양성하는 학습 혁명, 더 큰 대학 자율로 역동적 혁신 허브 구축,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로 교육격차 해소, 이제는 지방대학 시대”에 대한 구체적인 과제목표, 주요내용 및 기대효과를 제시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고등교육기관의 학생 1인당 공교육비를 OECD 평균(GDP 대비 1.0%) 이상으로 증액하지 않고서는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고등교육경쟁력 제고를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반드시 교육의 질적 수준 제고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재정투자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고등교육을 사립대학에 의존하겠다는 기존의 안이한 정책에서 과감히 탈피하지 않고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합하는 미래 인재를 양성할 수 없으며 국가경쟁력도 기대할 수 없다.

우리나라 경제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이해관계로 인해 진퇴양난에 봉착하는 문제도 “고등교육경쟁력 제고를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중시해 조속히 정부의 고등교육 공교육비를 OECD 평균(GDP 대비 1.0%, 고등교육 포커스 제6호(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의하면 2023년 GDP 대비 0.69%) 이상으로 증액하고 교수 1인당 학생 수도 OECD 평균 수준 이상으로 개선함과 동시에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고등교육 재정지원을 위한 관련 법령을 제·개정할 것을 촉구한다.

<한국대학신문>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