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서울교대 대학원 인공지능과학융합전공 교수

김갑수 서울교대 대학원 인공지능과학융합전공 교수
김갑수 서울교대 대학원 인공지능과학융합전공 교수

우리는 이미 초거대 인공지능(AI) 시대에 생활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 UCSD)의 존 에이어스(John Ayers) 교수에 따르면 전문가 79%가 챗GPT(chatGPT)가 의사 상담 능력이 우수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거대 AI는 이미 언어·소리, 그림에 대해 질의하면 적합한 콘텐츠를 생성하는 등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지난 3월 펜실베니아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발표한 논문(GPTs are GPTs)에 따르면 초거대 AI를 모르면 모든 산업 경쟁력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초거대 AI를 대학 교육에 활용하는 방법으로 AI 튜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AI 튜터는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2000년대에 정보기술의 변화로 대학이 온라인 교육 시대를 열었을 때 튜터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학생이 교수가 제공하는 전공 분야의 학습 콘텐츠를 학습한 후에 잘 모르거나 궁금한 것을 질의하면 튜터가 게시판, SNS 등으로 응답하거나 대면으로 설명해줬다. 학생은 온라인 교육 과정을 통해 특정 교과 내용을 이수하면서 지식을 쌓아갈 수 있었다.

초거대 AI 시대 대학에서는 튜터는 AI가 맡게 될 것이다. 대학 온라인 강의 시스템에 AI 튜터를 도입해 학습 과정에서 학생이 궁금한 점을 AI 튜터를 통해 해결하고 교수가 제공하는 학습 콘텐츠와 더불어 AI 튜터와 상호작용하면서 지식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오프라인 대학 교육에서도 교수가 강의하면 학생은 종이책을 보고 필기하는 것이 아니라 패드 등을 이용해 강의 자료를 내려받아서 필기한다. 학생들은 이미 디지털 자료를 사용하는 데 익숙하다. 그러나 학생이 수업 중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것을 어려워해 모르는 상태로 수업을 마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학생들은 수업 중 모르는 것을 거대 AI에게 바로 질문하고 궁금한 점을 해결하면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학 교육에서 이제 초거대 AI를 활용할 기회가 왔다. 교수는 지식 콘텐츠를 구조화해 강의하고 학생은 온라인에서 AI 튜터와 상호작용하며 효과적으로 지식을 구성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교육부는 디지털 대전환의 한 분야로 오는 2025년 초중등 학교에서 수학, 영어, 정보 교과에 AI·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고, 2028년까지 전 교과목으로 확대하겠다고 한다. AI·디지털 교과서 플랫폼에서 ‘AI에게 물어보기’는 매우 흥미로운 기능이다. ‘AI에게 물어보기’가 바로 AI 보조 교사가 되는 셈이다. 교육부의 AI 보조 교사는 대학의 AI 튜터가 될 수 있다. 교육부의 정책으로 초중등 교육에 AI·디지털을 융합하는 것과 더불어 대학 교육에서도 AI·디지털 정책을 빨리 시행하기를 바란다.

교육부가 대학 시스템에 AI 튜터를 도입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K-무크(MOOC)처럼 교수가 수업에서 AI 기술을 이용하거나 AI 튜터를 도입하는 것을 유도하는 정책 등이 필요하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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