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7월 3일까지 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KCDF 갤러리에서

상류층 여성의 고려양 평상예복(은수) 그림
상류층 여성의 고려양 평상예복(은수) 그림

원광대학교(총장 박성태) 패션디자인산업학과 최정 교수의 ‘부활하는 고려, 달빛머문 연꽃밀회-고려 고증복식 & 고증 일러스트 전’이 28일부터 7월 3일까지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KCDF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중세 문화강국인 고려는 찬란하고 섬세한 불교문화와 복식문화를 향유했으나, 외세의 계속된 침입으로 100년이 채 못 되는 기간 동안 원의 부마국으로서 몽골 공주를 왕비로 맞고, 고려 여인들의 공녀 차출 요구를 받았으며, 복합적인 이유로 교류를 한 끝에 몽골풍과 고려양이라는 유행을 탄생시켰다.

고려 실물 복식유물이 매우 적기 때문에 한복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작품에서도 고려 비중은 매우 적고, 실물 재현복식은 대부분 고려불화의 일부분을 참고자료로 삼아 단편적으로 제작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전시는 하나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여기저기 흩어진 고려복식자료를 적절하게 녹여 흥미로운 콘텐츠로 만들었다.

특히 2022년 ‘푸른 구름의 나라-고려 복식 고증 일러스트 전’에 이어 두 번째 마련된 후속 전시로 공녀 차출을 피하기 위해 정략혼인을 한 어린 부부 ‘은수’와 ‘준경’의 인연을 주제로 원 간섭기 고려 연등회에 모인 남녀들의 고증복식 일러스트 및 실물 재현복식 등 시대적 스토리텔링을 담아냈다.

상류층 남성의 몽골풍 평상예복(준경).
상류층 남성의 몽골풍 평상예복(준경).

스토리텔링은 고려가 원의 부마국이 된 후 원의 공녀 차출 요구가 상류층으로 번지던 13세기 말, 명문가 친구였던 아버지들이 공녀 차출을 피하기 위해 딸 ‘은수’와 아들 ‘준경’을 정략 혼인시키고, 서로의 입장 차이로 갈등을 겪으면서 친밀해지지 못하던 두 남녀가 5월 연등회에서 친구들이 주선한 밀회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연인으로 거듭나는 내용으로 조력자이자 은수 친구인 상인의 딸 ‘연화’, 준경의 친구이며 연화를 사모하는 온화한 성품의 학자 ‘문환’, 은수와 준경의 어머니, 고려 왕비가 된 몽골 공주도 저마다의 입장으로 연등회에 참석한다.

이들이 착용한 의상은 고려양 반비와 위금 치마, 고급 고려 직물로 지은 몽골풍 복식, 불교 설법을 듣는 여성 공양자가 착용한 노란 단령, 해인사 불복장 유물 파편을 응용한 도포, 젖힌 깃의 대수포, 불화 속 여성 불교도가 착용한 푸른 대금포 등이며, 이 복식들을 착장 고증 일러스트와 실물 재현복식으로 표현하기 위해 고려의 고문헌, 불복장 유물, 불화, 여말 선초의 현존 복식유물과 시대에 맞는 직물의 특징을 응용했다.

치장한 고려 귀부인 및 철릭과 답호를 입은 남성(2022)
치장한 고려 귀부인 및 철릭과 답호를 입은 남성(2022)

특히 일러스트는 마카와 금분을 사용한 수작업 일러스트와 포토샵에서 가공한 컴퓨터 일러스트 등 2가지 버전으로 제시되며, 그 옆에 실물 재현복식이 전시돼 특징을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실물 재현복식 중 주인공인 은수와 준경의 복식은 마네킹이 착용하고, 다른 인물의 복식은 펼친 모양으로 전시되고, 다양한 특징을 지닌 각각의 작품은 관람객에게 21세기에 다시 살아나는 고려 복식문화에 대한 다차원적인 흥미를 전해줄 예정이다.

한편, 이번 전시는 학술적 연구를 일러스트와 재현복식으로 시각화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각각의 스토리를 넣어 문화 콘텐츠 의미를 담아낸 것이 특징으로 고려복식 고증 및 제작과 관련된 다양한 전문가 네트워크를 비롯해 또 다른 형태의 응용 콘텐츠가 탄생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시회를 준비한 최정 교수는 “고려 고증복식 & 고증 일러스트 전은 복식 고증 전공자가 2D, 3D, 역사 스토리텔링을 모두 녹여 제작한 종합 고려복식 문화 콘텐츠로 부담 없이 즐겁게 감상해 주신다면 연구자로서 보람찬 전시가 될 것”이라며 “숨은 관람 포인트는 지난 2022년 ‘푸른 구름의 나라 전’에 전시된 ‘치장한 고려 귀부인’과 ‘철릭과 답호를 입은 남성’은 은수와 준경의 10년 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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