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부터 이틀간 한국전문대학산학협력처단장협의회 부산서 하계 세미나 개최
전국 132개교 전문대 산학협력처·단장, 교육부·전문대교협·연구재단 등 한자리
지역 주도 대학 지원 ‘RISE’ 대전환 속 전문대 경쟁력 강화 방안·전략 등 모색

한국전문대학산학협력처단장협의회는 6일부터 이틀간 부산 해운대구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2023년 하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전국 132개교 전문대, 교육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한국연구재단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진=김의진 기자)
한국전문대학산학협력처단장협의회는 6일부터 이틀간 부산 해운대구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2023년 하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전국 132개교 전문대, 교육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한국연구재단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사진=김의진 기자)

[부산=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정부가 교육부의 고등교육 예산·정책 권한을 지방정부로 이양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전문대가 변화에 대응하고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지방정부로 분권이 이뤄지면 거점 국립대에만 지원이 집중되고 전문대는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교육 현장에서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선 지역전문대는 그간 중앙보다 지역사회와 더욱 원활하게 소통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지방 분권 이후 경쟁력을 더 키울 수 있다는 낙관론도 나온다.

6일 한국전문대학산학협력처단장협의회(회장 이상석, 부산과학기술대 부총장)는 부산 해운대구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지역혁신과 전문대학’을 핵심 골자로 한 2023년 하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각 대학에서 산학협력 정책과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총괄하는 전국 132개 전문대학 산학협력처·단장들이 모였다. 또 교육부를 포함해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한국연구재단, 한국사학진흥재단,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협회 등 정부 부처, 교육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상석 한국전문대학산학협력처단장협의회 회장(부산과학기술대 부총장)이 2023년 하계 세미나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의진 기자)
이상석 한국전문대학산학협력처단장협의회 회장(부산과학기술대 부총장)이 2023년 하계 세미나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의진 기자)

이상석 회장은 “교육부는 올해부터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이른바 라이즈(RISE)를 시범 운영하고 2025년부터 본격 도입할 예정”이라며 “이는 지자체가 주도해 지역 대학을 지원하고 결국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어 “지·산·학 협력체계에서 전문대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며 “그간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며 지역을 도왔듯이 앞으로 산학협력처·단장들이 지역과 더욱 긴밀하게 소통한다면 지·산·학 거버넌스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RISE 속 전문대…“산·학·관 협업 네트워크 구축에 성패 달려” = 이번 세미나는 정부가 오는 2025년부터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를 본격적으로 도입함에 따라 전문대의 향후 기반을 어떻게 조성해야 할지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특히 참석자들은 향후 RISE로 개편될 고등교육 생태계에서 전문대가 자칫 소외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교육 당국이 전문대 육성·지원 확대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문대 자체에서 미래사회에 대응하는 교육기관으로서 강점을 발굴·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대현 한국연구재단 학술진흥본부장(중앙RISE센터장)은 “인구절벽과 학령인구 감소 등 대학, 특히 전문대학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 등이 많이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전문대의 평생·직업교육은 해당 지역의 취업과 정주 비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높은 만큼 RISE 전환 후에도 전문대의 역할은 충분히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이어 “이제야말로 전문대학이 스스로 나아가야 할 특성화 방향을 정하는 등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며 “한국연구재단에서도 지역 내 전문대 역할과 우수사례를 발굴·확산해 모든 대학이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성하 교육부 지역혁신대학지원과장도 교육 당국 차원에서 지역전문대를 강화할 수 있는 해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그는 그간 전문대가 구축했던 산·학·관 협업 체계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며, RISE 전환 상황에서 지역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박성하 과장은 “지역사회, 지방자치단체, 지역전문대라는 말에 ‘위기’라는 말이 따라붙지 않도록 교육부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지자체·지역전문대가 협력할 수 있는 부분에 지원하는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학 발전을 저해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등 혁신 노력이 불필요한 규제에 방해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이어 “전문대는 지역사회, 산업 현장의 요구에 맞춘 혁신적인 교육과정으로, 지자체는 주거·복지·교통 등 개선된 인프라로, 기업은 이러한 과정으로 양성한 학생들을 졸업 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체계가 돼야 한다”며 “전문대-지자체-산업체 등 산·학·관의 협업 체계가 잘 이뤄져야만 전문대도 살고 지역도 상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25년 중앙정부의 대학지원 예산을 지방정부로 전환하는 RISE 사업을 본격 도입한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간 시범지역을 운영할 계획으로 △경남 △경북 △대구 △부산 △전남 △전북 △충북 등 7개 지자체 시범 운영을 거쳐 2025년 전 지역에 RISE를 도입한다.

■ 교육 당국에 제시할 ‘전문대 포트폴리오’ 필요 “RISE 속 사업 설계에 도움” =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전문대 특성화 전략’ 등 강점을 필요시에 정부에 전달하고자 해도 관련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우려했다. 전문대 내 협의회·협회가 중심이 돼 이른바 분야별·전략별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 향후 라이즈(RISE)로 대표되는 정부 재정지원 체계 전환 과정에서 신사업을 기획·설계할 때 전문대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은 “RISE가 구축되는 와중에 전문대가 무얼 잘하고 있는지, 무얼 잘할 수 있을지가 교육 당국에 제시돼야 한다”며 “최대한 데이터에 기반한 자료를 정리해 전문대를 위한 정책 방향 설정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어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학 재정 사업이 ‘통합 지원’ 방식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에 전문대도 재정을 확대하고자 한다면 통합 재정에 맞게 추진해야 한다”며 “결국 한정된 재원에서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일반대와 비교해 소외와 차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그럴수록 어떻데 대응을 할지, 그리고 이에 필요한 자료,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범주화·목록화 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광식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협회 사무총장은 전문대가 그간 평생·직업교육을 담당하는 대표 전문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아온 경험을 강점으로 삼아 지역과 협업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라이즈(RISE) 사업에선 대학의 능동적인 참여가 더욱 필수적인 요건이 된 만큼 전문대가 지역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사무총장은 “이제는 지역전문대가 지역발전을 위한 핵심주체로 거듭나야 한다”며 “대학·지자체·기업이 긴밀히 소통해 지역 중심의 일자리 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기관 간 협력을 통해 긍정적 성과를 창출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7일까지 이틀간 이어진 이번 세미나에서는 박성하 교육부 지역혁신대학지원과장의 ‘지역혁신을 위한 주요 대학 재정지원사업 추진 방향’을 주제로 한 정책설명을 비롯해 △이보형 전문대교협 사무총장의 ‘전문대학 주요 현안 과제 대응 방안’ △우남규 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혁신지원본부장의 ‘사립대학 구조개선 지원 사업의 이해’ △한광식 전문대학평생직업교육협회 사무총장의 ‘라이즈(RISE) 기반의 전문대학 평생·직업교육 활성화 방안’ △김진배 연성대 부총장의 ‘전문대 표준현장실습학기제(Co-op) 현황과 개편 방안’ △심재경 마이크로소프트 교육팀장의 ‘인공지능(AI)의 새로운 시대’ △김준호 인텔 전무의 ‘디지털 전환(DX)에 따른 지역 대학과의 협업’ 등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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