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대 청년 영농인재 12명 ‘세계 2위’ 농업 선진국 네덜란드 연수 다녀와
농림부·농정원 ‘영농창업특성화사업’ 5개교에 사립·전문대로선 연암대 유일
김주원 센터장 “네덜란드, 열악한 환경 첨단 기술로 극복…고부가가치 창출”

김주원 연암대 차세대농업기술센터장이 지난 6월 청년 영농인재 12명과 함께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를 방문해 월드홀티센터 반밀폐형온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암대)
김주원 연암대 차세대농업기술센터장이 지난 6월 청년 영농인재 12명과 함께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를 방문해 월드홀티센터 반밀폐형온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스마트 농업(스마트팜)과 자동화 포장, 친환경 재배법 등 돋보이는 아이디어에 연구·개발 노력까지 더하며 고부가가치를 올리는 청년 창업 영농인이 늘고 있다. 기존에 농작물을 단순 재배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농업을 혁신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멈추지 않는 청년 영농인 덕분에 농촌에도 새로운 활력이 생기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청년 농업인들이 농촌에 새바람을 일으키면서 자연스레 창업 영농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특히 영농을 위해 농업 경영을 공부하거나 작물학·원예학 등 농학(農學) 분야를 대학 단계에서 전공으로 선택해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첨단 농업 기술을 도입·적용하는 데 상대적으로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향후 우리나라의 고부가가치 농업을 책임질 인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스마트 농업 등 첨단 영농 기술이 농업계를 비롯해 교육계에서도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최근 청년 영농인재 12명이 정부 지원을 받아 세계적인 농업 선진국 네덜란드를 살피고 돌아온 사실이 대학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연암대 스마트원예계열에 재학하는 학생들로, 연암대는 LG가 설립한 국내 유일의 농업 특성화 대학이다.

김주원 연암대 차세대농업기술센터장이 지난 6월 청년 영농인재 12명과 함께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를 방문해 월드홀티센터 반밀폐형온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암대)
김주원 연암대 차세대농업기술센터장이 지난 6월 청년 영농인재 12명과 함께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를 방문해 월드홀티센터 반밀폐형온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도교수로서 청년 영농인재 방문단을 이끌고 네덜란드에 함께 다녀온 김주원 연암대 차세대농업기술센터장을 지난 9일 서울 금천구 한국ESG경영원 회의실에서 만났다. 김주원 센터장은 “영농의지가 있는 학생들이 해외 연수를 통해 유능한 청년 창업농으로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됐다”며 “미래의 우리나라 농업이 첨단 농업으로 전환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원 연암대 차세대농업기술센터장
김주원 연암대 차세대농업기술센터장

김 센터장은 LG전자 출신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에어컨 기술력을 개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해당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다. 연암대 교수로 임용된 이후에는 스마트 농업 개념 설계를 주도하는 등 지금의 연암대 스마트팜 시설을 조성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김 센터장은 네덜란드·미국 등 농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진국들의 특징으로 ‘스마트 농업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점’을 꼽았다. 그는 “선진국들은 스마트 원예, 농식품 수출, 종자산업 등 발전 가능성이 큰 농업 산업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정부 주도로 첨단 농업 분야 교육·연구를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스마트 농업에 대기업들이 뛰어들도록 유도해 많은 투자가 이뤄지도록 했다. 우리나라도 스마트팜 등 분야에서 산학협력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영농인재 양성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인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의 농업 경쟁력은 ‘교육’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일반인에겐 생소할 수 있지만 농업·임업 분야 세계 1위 대학인 ‘와게닝겐대학교(Wageningen University)’가 바로 네덜란드 대학이다. 와게닝겐대는 지난 1918년 설립된 이래 농업·임업·원예 분야에서 학계를 선도하고 있고, 특히 농과대학 중에서 세계 최초로 ‘마케팅’ 학과를 만든 대학이기도 하다.

네덜란드는 와게닝겐대 등 농과대학·농업연구기관을 정부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네덜란드가 스마트 농업 등 글로벌 첨단 영농 기술을 개발·선도해 세계적 농업국가로 발전하는 데에는 교육과 대학이 중심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는 덕분이다.

김주원 연암대 차세대농업기술센터장 지도로 청년 영농인재 12명이 네덜란드를 방문해 농업·임업 분야 세계 1위 대학인 ‘와게닝겐대학교(Wageningen University)’를 방문했다. (사진=연암대)
김주원 연암대 차세대농업기술센터장 지도로 청년 영농인재 12명이 네덜란드를 방문해 농업·임업 분야 세계 1위 대학인 ‘와게닝겐대학교(Wageningen University)’를 방문했다.

네덜란드의 농업 종사자 학력을 보면 대부분이 고학력자다. 전체 농업인의 90%가 전문대학 이상을 졸업했을 정도다. 농업인 중 석·박사 학위를 받은 대학원 졸업자 비율도 10%에 달한다. 네덜란드에서는 중등-고등 단계로 이어지는 농업 교육 체계를 구축했다. 약 110곳의 농업계 고등학교에서 매년 7만여 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이들 대부분은 농업관리자를 양성하는 실무중심 전문대 5곳, 연구중심대학인 와게닝겐대 등에 진학한다.

김 센터장은 “결국 네덜란드 농민 대부분은 적어도 2년 이상 글로벌 농업 트렌드를 선도하는 자국의 농업 분야 고등교육을 공부했다는 말이 된다”며 “좁은 국토, 적은 인구, 열악한 농지 환경을 가졌지만, 이를 극복하고 네덜란드가 세계 2위의 농업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교육과 기술 혁신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국토 면적은 4만 1543㎢로, 이는 우리나라(10만 443㎢)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인구도 약 1700만 명 정도로, 우리나라 인구(약 5100만 명)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네덜란드(Netherlands)의 어원이 ‘낮은(Neder)’ ‘땅(Lands)’이라는 뜻일 정도로, 국토의 4분의 1이 해수면보다 낮아 농지 환경도 열악하다.

김 센터장은 “네덜란드는 이처럼 열악한 농업 조건에도 불구하고 화훼나 채소 농업, 종자 산업 등 첨단 기술력으로 극복해 농산물 수출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네덜란드 농업인의 1인당 연간 농가소득이 평균 8만 불(약 1억 500만 원)이다. 우리나라에서 연봉 1억 원을 받는 고소득자와 맞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를 방문한 연암대 청년 영농인재 12명이 김주원 센터장과 토마토, 오이 생산 농가를 방문했다.
네덜란드를 방문한 연암대 청년 영농인재 12명이 김주원 센터장과 토마토, 오이 생산 농가를 방문했다.

네덜란드는 현재 농산물 재배 등 과정에서 로봇이 인력을 대신할 수 있도록 연구가 한창이다. 이미 농작물 수확을 제외한 전 재배 과정을 자동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농가에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농작물을 수확할 때만 인력이 필요할 뿐 평소에는 이 같은 첨단 시스템 덕분에 책임자 1~2명이 전체 농장을 운영할 수 있다.

김 센터장은 “네덜란드는 해수면보다 낮아 염분이 많은 국토 특성상 농업 분야 중 시설 원예작물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이 같은 불리한 여건에서도 정부 주도의 연구개발 지원, 기업과의 활발한 산학협력 등 노력으로 첨단 IT를 활용한 스마트 농업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도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 등 첨단 산업으로 전환해 선진국을 따라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 네덜란드를 함께 방문한 청년 영농인재 12명에게도 분명한 목표 의식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미래 농업에서 든든한 일꾼이 될 학생들이 농업 선진국 네덜란드의 영농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행착오를 줄여 앞으로의 성공적인 영농을 위한 밑거름이 됐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를 방문한 연암대 청년 영농인재 12명이 김주원 센터장과 헤이그에 있는 원예연구기관인 월드홀티센터를 방문했다.
네덜란드를 방문한 연암대 청년 영농인재 12명이 김주원 센터장과 헤이그에 있는 원예연구기관인 월드홀티센터를 방문했다.

연암대의 청년 영농인재들이 네덜란드를 방문할 수 있었던 데에는 농림축산식품부·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지원하는 ‘영농창업특성화사업’에 연암대가 선정되며 국고 사업 수행대학으로 참여하고 있는 덕분이다.

‘영농창업특성화사업’은 첨단과학 영농 기술을 보유한 청년 창업농을 양성하고자 대학의 농업 분야 특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농림부는 전국 대학 5개교를 선정해 학교당 2억 원씩 총 1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경북대, 전남대, 전북대, 충남대 등 지역의 거점국립대들이 해당 사업에 선정됐는데, 사립대이자 전문대학으로선 연암대가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네덜란드를 방문한 연암대 학생들은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10일까지 10박 12일간 와게닝겐대를 비롯해 현지의 화훼·토마토 재배·유통 시설 등 네덜란드의 6차 산업을 둘러봤다. 이와 함께 첨단 기술을 도입한 네덜란드의 스마트 농업 등 선진 영농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주원 연암대 차세대농업기술센터장이 청년 영농인재 12명과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를 방문해 스마트팜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 프리바에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김주원 연암대 차세대농업기술센터장이 청년 영농인재 12명과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를 방문해 스마트팜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 프리바에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네덜란드를 방문한 연암대 청년 영농인재 12명이 정원 농장 실습을 체험하고 있다.
네덜란드를 방문한 연암대 청년 영농인재 12명이 정원 농장 실습을 체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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