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온라인 공개 수업(MOOC) ‘유다시티’…한글화 무기로 국내 진출
유다시티가 상표등록한 ‘나노디그리’…짧은 시간에 전문기술 습득에 용이
“현지화한 유다시티 프로그램 개발·운영 통해 차별화된 교육 기회 제공”
지자체·지역 내 청년의 취창업 지원에 힘쏟아, 세계 주요 대학·기업도 활용

김미숙 푸름인재개발원 대표. (사진=백두산 기자)
김미숙 푸름인재개발원 대표. (사진=백두산 기자)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최근 국내 대학 커리큘럼에 자주 눈에 띄는 단어가 있다. ‘마이크로디그리’, ‘나노디그리’ 등으로 이는 짧은 시간에 전문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유연하고 집중적인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미국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유다시티(Udacity)’가 처음 만들고 상표등록까지 마친 용어다. 스탠포드대학교 교수이자 글로벌 기업 구글의 부사장, 최초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 개발자인 세바스찬 스런이 2012년 설립한 유다시티는 코세라(Coursera), 에덱스(Edx) 등과 함께 1세대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온라인 공개 수업)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다.

이러한 유다시티는 최근 고용노동부 위탁 기관인 푸름인재개발원과 협약을 맺고 국내 진출을 시작했다. 김미숙 푸름인재개발원 대표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자동차 등 IT 관련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한글화된 유다시티 프로그램은 국내 교육기관과 차별화된 교육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국내 진출 성공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다시티의 국내 총책을 맡고 있는 김 대표를 만나 유다시티만의 차별점,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대중들에게 ‘유다시티’라는 이름이 생소하다. 어떤 의미인가.
“유다시티는 전 세계에서 이용하고 있는 미국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다. 스탠포드대학교 교수이자 전 구글 부사장이었던 세바스찬 스런(Sebastian Thrun)이 설립했다. 기업들과 협력해 실제 현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도록 전문화시킨 교육기관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데이터사이언스, 자율주행 자동차 등 주로 IT 중심의 특화된 교육을 진행한다. 미국 최고의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해 현업에서 요구되는 실무역량을 갖춘 전문가들이 직접 교육하고, 현업에서 필요한 실무를 프로젝트로 진행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실무 엔지니어 멘토를 통해 개별 학습지도도 받을 수 있다.”

- 유다시티를 국내에 도입한 이유는 무엇인지.
“미국은 매년 IT 우수기관을 평가하는데 2023년 평가에서 유다시티는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어를 통해 강의와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때문에 영어를 못하는 한국 청년들은 그 기회가 제한됐다. 특히 미국에서 제공하고 있는 유다시티의 프로그램에는 세계적 기업에 재직 중인 전문가들이 직접 강의뿐만 아니라 멘토로 나서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IBM, 테슬라, 메타 등 세계 IT 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기업과도 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러한 기업에서 실제 활용되고 있는 기술이나 실무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다. 이제는 이런 프로그램들을 한글화해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IT 교육 기회에 목말라 있던 한국 청년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한국의 경우 유다시티에서 유일하게 한국어로 현지화하는 과정을 개발하고 운영 중이다.”

유다시티 홈페이지 화면.
유다시티 홈페이지 화면.

- 유다시티 나노디그리의 특징은.
“유다시티 나노디그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취업에 필요한 실질적인 업무 기술과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유다시티는 구글 등 산업협력업체와 함께 강의를 개발하고,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촉진함으로써 학생들이 실제 업무 상황에서 직면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능력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모든 강의를 온라인으로 제공해 학생들은 자신의 일정과 상황에 맞게 학습할 수 있다. 유다시티 프로그램에는 인터뷰 연습, 이력서 작성, 직업 추천과 같은 취업 지원도 제공되기 때문에 학생들은 취업에도 충실히 대비할 수 있다.

많은 국가의 대학들이 유다시티 나노디그리를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학점 취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산업관련 기술도 기존 방식보다 유연하고 접근하기 쉬운 방법을 통해 제공된다. 일부 대학의 경우 유다시티 도입을 통해 입학생 수가 증가하거나 이전보다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학생, 대학, 기업 모두로부터 긍정적 피드백을 받았다.”

- 유다시티와 기존 이러닝 콘텐츠와의 차별점을 꼽는다면.
“유다시티 교육 프로그램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유다시티의 별칭이 ‘실리콘벨리의 대학’이다. 최근 들어 국내 대학들이 많이 도입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나노디그리, 마이크로디그리 등이 있는데 사실상 같은 의미이며, 나노디그리는 유다시티가 처음 만들고 상표등록까지 마친 용어다. 나노디그리는 짧은 시간에 전문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유연하고 집중적인 프로그램으로, 실제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과 역량을 중심으로 코스가 개발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현장에서 즉각 활용 가능하고, 업계에서 인정받는 실무지식과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유다시티는 산업파트너와의 협력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학생들은 산업에서 요구되는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산업파트너와 함께 고용기회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세계적인 글로벌 IT 기업 엔지니어가 멘토로 참여해 그 현장에서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실제로 실습할 수 있는 기회는 오직 유다시티에서만 가능하다. 이는 업계 수준의 기술과 역량을 갖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또 유다시티는 실제 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업의 시뮬레이터도 제공한다. 그 결과 학생들은 기업이 사용하는 실무내용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의 실무 프로세스까지 배울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AWS(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CARLA 등을 사용해야 한다. 문제는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1인당 몇십만 원에서 백만 원 이상의 사용료를 지급해야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이를 실행하기 어렵다. 그러나 유다시티는 이들 회사와의 협력과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수강기간 동안 시뮬레이터 사용이 가능하다.”

- 국내에 유다시티를 도입할 경우 기대되는 효과는.
“미국의 경우 많은 대학들이 유다시티를 학점 이수나 학생 취업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캘리포니아 주립대 △하버드대 △애리조나 주립대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콜로라도 주립대 △퍼듀대 등이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영국의 명문 대학인 버밍엄대, 프랑스 1위 경영대학원인 HEC PARIS, 인도의 Manipal Academy of Higher Education, SRM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등이 유다시티와 제휴하고 있다. 데이터과학, 인공지능, 플 스택 웹개발과 같은 분야에서 나노디그리 프로그램을 제공 중이며, 학생들은 졸업 후 자신의 기술을 실제 환경에 적용할 기회를 제공받는다. 기업은 유다시티와 함께 파트너 관계를 통해 학생들에게 기술산업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분야 중 일부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직접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2022년 미국 대학 졸업생 중 10여 명의 유다시티 나노디그리 취득자 중 3개월 내에 63%, 6개월 내에 72%, 9개월 내에 81%, 12개월 내에 94%가 관련 직종에 취업했다. 한국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이뿐만 아니라 기업, 정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에서의 수요도 예상된다. IT 기ㄹ현지술은 대부분의 기업에서 필요하기 때문에 유다시티의 교육이 유효하리라 생각하고 있으며, 정부의 경우에도 IT 분야를 외부 전문가에게 위탁한다 하더라도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자체 또한 지역 내 청년의 취업과 창업 지원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유다시티를 활용한다면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유다시티 설명 소개자료 내용 중 발췌.

- 국내에서 인지도 확대를 위해서는 성공사례가 중요할 것 같다. 어떤 성공사례들이 있나.
“유다시티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 기술 분야의 교육을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정부가 주도해 유다시티를 적용한 사례가 있다. ‘Tech Hire’란 프로그램은 미국 정부가 기술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들에게 새로운 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하는 프로그램인데 이 프로그램은 미국 정부와 유다시티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유다시티는 이 프로그램에서 무료로 프로그래밍과 웹 개발 등의 교육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미국 정부의 ‘Pell Pilot Program’, ‘Veterans Affairs’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정부가 국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면서 유다시티와 ‘AI For Everyone’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베트남 정부와 협력해 개설한 인공지능 교육 프로그램으로, 유다시티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강좌를 활용해 구성돼 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인공지능의 기초 개념과 응용 분야 등을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외 유수의 대학들도 유다시티의 나노디그리를 활용하고 있다. 조지아 공대의 경우 유다시티 나노디그리를 온라인 컴퓨터 석사 프로그램으로 커리큘럼에 통합했으며, 도입 이후 1만 명 이상의 학생이 등록해 세계에서 가장 큰 컴퓨터 사이언스 석사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성장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는 유다시티와 협력해 빅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의 주제에 대한 나노디그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학점도 인정된다. 혁신적인 대학으로 유명한 애리조나 주립대의 경우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프론트 엔드 웹개발, 디지털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코스 및 나노디그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위한 학점으로도 인정하고 있다.

영국 버밍엄대의 경우 인공지능, 기계학습 및 데이터 과학과 같은 분야에서 유다시티 나노디그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학점으로 인정하고 있다. 버밍엄대의 경우 유다시티 플랫폼에 대학 교수들이 직접 참여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도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캐나다, 호주, 프랑스, 인도, 이탈리아, 핀란드의 대학들이 유다시티와 함께 하고 있다.”

-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앞서 언급한 해외 사례들처럼 많은 국가·대학·기업들이 유다시티와 함께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학에서는 실제 취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유디시티 프로그램이 정식 학점으로 인정받아 학생들의 시간을 절약하고, 기업에서는 우수한 글로벌 기업의 실무능력을 통해 역량을 강화시켜 성공을 거두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외국 강좌라는 이유로 정부 지원이나 대학에서의 정식 학점 인정 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미 국내에서도 몇몇 대학들이 유다시티와 함께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시도가 널리 알려져 더 많은 대학, 기업과 함께 청년들의 밝은 미래를 위한 저변을 넓히는 데 역할을 했으면 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