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전북을 ‘희망’ 전북으로…전북 유일 ‘글로컬대학30’ 예비 선정
‘전북과 지역대학을 미래로 세계로 이끄는 플래그십대학’ 비전 제시
‘학생’, ‘지역상생’ 대학 혁신…해외 협력으로 ‘글로벌 허브 대학’ 모색

양오봉 전북대 총장이 전북대 혁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전북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지난 2월 제18대 전북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한 양오봉 총장은 대학 발전의 핵심 전략을 ‘학생 교육’과 ‘지역과의 상생’에 두고 대학의 대변혁을 주도하고 있다. 지역발전을 선두에서 이끄는 ‘플래그십(Flagship)대학’으로 거듭나고, 이를 통해 학생 교육과 지역 상생 발전을 꾀하는 글로컬대학으로 담대하게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런 변화와 혁신을 위한 전북대 행보는 전북 유일의 ‘글로컬대학30’ 예비 선정이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양오봉 총장은 “글로컬대학30 사업이 대한민국의 대학을 중심으로 지역의 상생발전까지 선도하게 하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사업인 만큼, 전북대가 정부의 정책 기조와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와 혁신을 위해 앞장서 노력하고 있다”고 이 사업의 중요성과 추진 의지를 강조했다.

양 총장은 “우리 전북대는 대학 역사상 가장 큰 변화에 직면해 있고, 그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구성원은 물론 지자체, 지역 기관, 지역 기업체 등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력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북대가 전북 지역 다른 대학들과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학 개혁에 속도를 내며 오는 10월 본 지정을 대비하고 있는 양오봉 총장에게 글로컬대학30 사업 최종 지정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앞으로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전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예비 선정됐다. 어떤 전략이 주효했다고 보나.
“‘학생’과 ‘지역 상생’에 맞춘 대학 발전 전략이 긍정적으로 평가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대학은 105개 학과의 모집단위를 광역화해 전공 구분 없이 신입생을 선발하고, 전학·전과 확대와 다중전공 신청자격 기준을 폐지해 학생 누구나 전공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 맞춤 모듈형 학사구조로 변화시켜 첨단배터리융합공학과나 K-방위산업학과, 기초 지자체와의 계약학과 등을 통해 지역 맞춤형 교육도 실현할 방침이다.

더불어 새만금 부지에 지역대학과 지역 특화산업을 이끄는 기업 간 상생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지역 폐교 부지를 활용해 지역특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 재생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폐교 대학 캠퍼스 부지를 활용하는 지역 특화교육 프로그램은 우리 대학이 처음 제안한 것으로, 정부에서도 이런 아이디어들을 혁신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대학 내부뿐 아니라 지역대학 간 벽도 과감히 허물고자 앞장서고 있다. 전북대가 갖고 있는 우수한 교육 인프라나 연구 시설·장비, 대학 내 편의시설을 전북 내 다른 대학 학생들에게 전면 개방하고, 글로컬대학30에 선정될 경우 사업 예산을 다른 대학과도 공유해 지역대학 모두가 상생해 나가는 데 전북대가 앞장서려 한다.

우리 대학은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RISE) 생태계를 기반으로 지역 산학협력과 교육, 글로벌 등의 혁신을 통해 전북 주력산업 증진을 이끌 계획이다. 지금의 거점대학은 모두 ‘플래그십대학’이었다. 전북대는 플래그십대학으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지역 대학들과 함께 지역발전을 견인할 것이다.”

- 사업 실행 계획은 어떻게 구성했나.
“전북대는 ‘전북과 지역대학을 미래로 세계로 이끄는 플래그십대학’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전북 RISE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역‧산학 협력 혁신과 교육 혁신, 글로벌 혁신을 통해 살고 싶은 지‧산‧학‧연 공동체를 만들고, 학생 중심의 배리어프리 플래그십대학으로 변화하며, 유학생이 오고 싶은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GLOCAL’의 각 스펠링 앞글자를 딴 6가지 목표를 세웠다. 먼저 외국인 유학생 5000명 유치와 그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해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고(Global hub), 전북 지역 대학 간 벽 허물기를 통해 타 지역대학과의 상생발전 기반을 닦을 계획이다(Local leadership). 또한 학제 광역화와 학생 전공 선택권 보장, 융합 전공 활성화를 통해 학생 중심의 대학을 만들고(On student perspective), 폐교로 인한 유휴 캠퍼스를 재생시켜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는 대학으로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Campus regeneration). 새만금 지역에 대학-산업 도시를 구축해 이차전지와 K-방위산업, 반도체 등의 산업을 부흥시키고(Alliance with local industry), 지‧산‧학‧연 싱크탱크를 구축해 지역 문제 해결도 주도하고자 한다(Linking academic and local knowledge).

이런 혁신을 통해 전북대는 전국 대비 지역내 총생산 비율을 현재 2.6%에서 3%로 높이고, 200개의 기업 유치 및 창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2028년까지 모집단위를 통합해 20개로 줄이고, 전학·전과 비율도 50%로 확대해 학생들의 전공 선택권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글로벌 혁신을 통해서는 5개 학문 분야를 세계 100위권으로 높이고, 5000명 이상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할 계획이다.”

- 새만금을 활용한 지역 상생 방안이 눈에 띈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새만금은 첨단 산업의 메카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라북도에서도 새만금을 방위산업과 에너지, ICT, 자동차 등 첨단전략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할 방침을 세워 2차 전지 관련 새만금 산업단지는 LG화학 등 16개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주요 완성품 업체들도 지속적으로 입주를 문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지역의 미래가 될 새만금을 적극 활용해 우리 대학은 ‘새만금거점 대학-산업 도시’(JUIC, Jeonbuk Universities-Industry City)를 구축해 전북지역 대학들과 공동 운영할 계획이다. 이미 K-방위산업 클러스터와 관련해 새만금에 입주 예정인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다산기공 등과 협력벨트를 구축했다. 또한 2차 전지 특화지구 관련 LG화학, SK온, 천보, 성일하이텍 등과 새만금 입주 기업 특화인력 양성과 및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센서 반도체 클러스터 관련해서도 전라북도 반도체 팹(FAB)을 유치해 OCI와 피앤엘세미, 동우화인캠, 오디텍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지난 9월 15일 전라북도와 2차전지 기업 20곳 등과 협약을 체결했고, 22일엔 새만금개발청 및 전라북도와 새만금거점 대학-산업도시 구축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특히 지역대학들과의 상생발전을 위해 이를 전북 소재 대학들과 공동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9월 22일 전북지역 대학들과도 협약을 체결해 범지역적 협력체계가 순조롭게 구축되고 있다.

이에 더해 전북대는 2차 전지 산업인재 양성을 위해 내년부터 ‘배터리융합공학 전공’을 신설·운영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과의 협력을 통해 K-방위산업을 선도할 인재 양성을 위한 계약학과 형태 ‘방위산업융합 전공’도 신설하기로 했다.”

양오봉 총장 호프데이 행사를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전북대 제공)

- 지역 폐교대학 재활용 방안도 처음 제안했다. 지역 폐교대학 활용 방안은 어떻게 마련돼 있나.
“폐교된 지방대학은 지역에 있어 활용 등이 상당히 골칫거리인 경우가 많다. 특히 지역경제를 위축시키고 지역 공동화에 따른 지역소멸 가속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조속한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전북 남원지역에는 2018년 문을 닫은 대학이 있는데,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등으로 활용이 모색되다가 물거품이 됐다. 그 이후 무성한 잡초만 우거진 도심 속 흉물이 되고 있으며, 학교 인근 상권도 완전히 붕괴되면서 지역민들에게는 애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지역 폐교 캠퍼스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글로컬대학 사업에 지역재생 모델을 제시하는 혁신 방안을 제안했고, 지난 3월에는 남원시와 MOU를 체결해 해당 캠퍼스에 전북대 K-컬처 학부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특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수요자 맞춤형 한국어학당과 단기 방문 외국인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남원의 특화산업인 판소리나 코스메틱, 전통목기, 드론 등 관련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공간으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 글로컬대학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역과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 지역 협력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전북대는 전북지역 거점대학이기 때문에 지역발전까지 관심을 갖고 이끌 책무가 있다. 이에 전북대는 지역발전을 이끄는 ‘플래그십대학’으로 나아가려 한다. 플래그십은 해군 함대의 기함을 뜻하는 말로, 기함처럼 전북대가 지역발전을 이끌고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북대에는 1100여 명의 최고급 두뇌와 월드클래스 연구소들이 있다. 특히 의학, 약학, 수의학, 공학, 농생명 분야 연구는 세계 수준을 자랑한다. 이런 우수 인프라를 지역발전에 적극적으로 접목하려 한다.

핵심 방안으로는 대학 내 ‘JBNU 지역연구원’을 만들어 산하에 전북 14개 시군 특화산업을 육성하는 ‘지역발전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3월 남원시와 ‘남원발전연구소’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익산발전연구소 설립도 구체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특화산업 연계 대형 국책사업을 발굴하고, 지역소멸 방지 대책 및 지역 기업 애로기술 대책 마련 등 지역 문제의 솔루션을 제시하는 지역의 가장 큰 두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글로컬대학으로 나아가기 위해 지자체, 국내 최고 연구기관, 기업, 해외대학 등 60여 개 기관과 협약을 체결해 공조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또한 전북대 총장으로서 지역발전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할 책무가 있다고 보고, 내년 출범을 앞두고 있는 ‘전북특별자치도 국민지원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됐다. 전북 발전 솔루션을 담은 655개 특례가 특별법 개정을 통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다.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지역과 대학이 상생하는 초석을 놓겠다.”

전북대-마닐라시의회 업무협약 및 글로컬대학 지지선언. (사진=전북대 제공)

- 국제적 협력도 글로컬 사업의 주요 핵심 축이다. 최근 관련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주요 성과는.
“외국인 대상의 다양한 온·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 구축을 통해 유학생 5000명을 전북대에 유치하고, 이들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O2O(Online to Offline) 국제캠퍼스’ 구축을 추진 중이다. 온라인 국제캠퍼스에서 1년 동안 한국어와 기초 교과목을 수강 후 전북대 캠퍼스에서 3년간 전공을 이수하는 방식이다. 또한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는 동남아 지역 유학생 유치를 위해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국제캠퍼스’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현재 시행하고 있는 아시아대학교육연합체(AUEA)를 아프리카와 중남미로 확장하고, 인도네시아와 모로코 등에 한국학 교육 및 연구센터도 설립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전북지역 특화형 유학생의 지역사업 현장실습 및 인턴제 도입, 유학생 가족을 위한 기숙사 확충 등도 진행 중이다.

글로벌 혁신을 위한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성과도 있었다. 최근 유럽을 방문해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파리 기후아카데미, 프랑스 베르사유궁전 바로크음악센터 등 주요 기관과 프랑스 최고 대학인 파리 소르본 누벨 대학교, 프랑스 국립 동양언어문화대학교 등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교환학생 확대와 양방향 글로벌 하이브리드 강의를 통한 교육 콘텐츠를 적극 공유하기 위함이다. 또한 필리핀 마닐라 시의회와 한인회, 사립대학 등과 긴밀한 협력을 하기로 했으며, 한옥도 수출했다. 최근에는 필리핀 시의회에서 우리 대학을 답방해 우리 대학의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지지할 만큼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양오봉 총장, 김관영 전북도지사, 학생들이 글로컬대학 선정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사진=전북대 제공)

- 최종 선정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 제출을 앞두고 있다. 포부를 전한다면.
“전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예비 지정 대학에 선정돼 대학뿐 아니라 지역적으로도 상당히 고무돼 있다. 그러나 이번 예비 지정 대학 선정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뿐 아니라 지역 혁신 주체가 모두 합심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학생 중심 대학으로 변화하고 지역과의 상생 발전에 나설 명분과 의지, 역량이 그 어느 대학보다 강하다. 전북 지역은 그간 도세가 약하고 소외된 곳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들이 많았으나 대학이 앞장서 지역과 머리를 맞대고 지역발전을 위한 솔루션을 제시한다면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그 수단이 글로컬대학30 사업이다. 사업 선정은 우리 대학의 발전뿐 아니라 광범위한 지역 발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대학 내부뿐 아니라 지역, 지역 대학들과도 상생하겠다는 방안은 가장 혁신적인 아이디어라고 본다. 때문에 본 지정에서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자신감도 넘친다.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 반드시 글로컬대학30 사업 본 지정에 선정돼 지역발전을 이끄는 플래그십대학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세계적인 글로컬 대학으로 나아가겠다.”

■ 양오봉 총장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새만금위원회 토지개발분과위원장, 대통령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전문위원, 전북지역혁신협의회 위원,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기획·평가위원,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북 지역혁신협의회 위원, 전북특별자치도 국민지원위원장, 대통령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전문위원, 국무국무총리 산하 새만금위원회 토지개발분과위원장 등 정부 정책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외 학술지에 논문 140편 게재, 국내외 특허 38건 보유 등 에너지 분야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력도 보유하고 있으며, 지식경제부 장관상과 모로코 에너지자원환경부 장관 표창, 국제태양광컨퍼런스 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2023년 2월 전북대 제19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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