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원 《겁나 빠른 취업》 저자

김용원 《겁나 빠른 취업》 저자
김용원 《겁나 빠른 취업》 저자

AI 챗봇(chatbot)은 기존의 자료를 검색해 주는 검색 엔진이 아니다. AI 챗봇은 음성이나 문자로 인간과 대화를 하면서 특정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제작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인공지능(AI)과 자연어 처리(NLP) 기술을 사용해 인간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유용한 AI 챗봇에는 OpenAI에서 개발한 챗GPT, 구글 인공지능(AI) 바드(BARD), 마이크로소프트사(MS)의 빙(BING)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필요한 문장구조 설정, 문장 다듬기, 문장 길이 조절, 아이디어 도출 등의 과정에 도움을 주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런 챗봇의 기능들은 모니터 앞에서 눈물만 흘리는 구직자들에게 자소서를 쓸 수 있는 용기와 기회를 줄 것이다. 다만, AI 챗봇을 글쓰기 보조 도구로만 이용해야지, AI 챗봇에 100% 의지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완성하려고 하면 위법행위가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원자가 작성하지 않은 자소서 즉, ‘대필’ 수준으로 AI 챗봇을 활용해 작성한 자소서를 기업에 제출했을 경우에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또는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AI 챗봇의 도움을 받아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더라도, 내용을 일정 수준 이상 수정하거나 추가하면 ‘대필’이 아닌 ‘첨삭’으로 간주돼 현행법상 처벌받지 않으니, 개인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스토리텔링하는 작업은 구직자 본인이 직접 해야 한다.

AI 챗봇을 맹신했다간 오답을 정답처럼 말하는 챗봇의 환각(Hallucination,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 양 답변하는 문제) 때문에 자기소개서의 신뢰도가 낮아 질 수 있으니, 챗봇을 사용해 기업의 인재상, 산업분석 및 직무 관련 정보 등을 탐색했을 땐 해당 정보가 사실인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AI 챗봇으로 자소서를 쓰기 위해서는 먼저 프롬프트(prompt)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프롬프트는 인공지능 대화 시스템에서 상호작용하기 위한 질문이나 명령어를 의미하는데, 구직자가 AI 챗봇에게 얼마나 명확하고 상세한 프롬프팅(prompting)을 하느냐에 따라 AI 챗봇이 생성해 내는 자소서 수준이 달라 질 수 있다. 예를 들어 AI 챗봇에게 단순히 “OO기업에 지원하는 자소서를 써 줘.”라고 명령하는 것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지금 OO제약회사 품질관리 직무에 지원하는 자기소개서 중 ‘성장과정’을 작성할 것이다. ‘성장과정’은 ‘직무를 선택한 이유’가 잘 표현돼야 한다. 나의 전공은 생명공학이며, 편의점 아르바이트 경험이 1년 있고, 분석력이 뛰어나며, 편의점 아르바이트 당시 친절하고 신속 정확한 응대로 매출을 8% 이상 향상시킨 사례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품질관리 직무 역량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성장과정’을 800자 이내로 작성해 줘.”라고 AI 챗봇에게 명령하면 효용가치가 있는 자기소개서 초안을 얻을 수 있다.

* 효과적인 프롬프트 작성법
1. 주제를 명확하게 설정한 후 구체적으로 질문해야 함.
2. 주제를 보충하는 맥락이나 예시를 포함해서 질문해야 함.
3. 작업에 대한 특정 조건을 제공하면서 질문해야 함.
4. 출력 결과가 정해져 있다면 출력 결과를 명시하여 질문해야 함.

위에서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렇게 질문하면 이렇게 되기도 하네’라는 경험치를 쌓아 가다보면 여러분만의 프롬프트를 만들 수도 있으니, 더 이상 모니터 앞에서 자소서 때문에 자괴감을 느끼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AI 챗봇을 ‘글쓰기 보조’에서 ‘인사담당자’로 역할을 바꾸어 이용할 수도 있다. 구직자의 노력이 반영된 자소서 완성본을 항목별로 나눠 AI 챗봇에게 제공한 후, AI 챗봇이 인사담당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프롬프팅 하면 된다.

“지금부터 너는 OO제약회사 ‘품질관리’ 직무 인사담당자다. ‘품질관리’ 직무에 지원하는 자기소개서의 ‘성장과정’을 제공했다.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성장과정’ 내용을 보고 ‘분석적 사고 능력이 있는지’와 제약회사 품질관리 직무에 적합한 자기소개서인지를 판단해 주고, 그 이유를 설명해줘.”

위와 같은 방식으로 AI 챗봇에게 구체적인 ‘역할’을 부여한 후, ‘판단조건’과 ‘출력형식’이 명확한 프롬프트를 제공한다면 AI 챗봇은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며, 좋고 나쁨도 판단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그 이유와 추가적으로 보완해야 할 사항도 아낌없이 조언하는 AI 챗봇을 만나는 순간, 자기소개서 작성이 한층 더 순조로워 질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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