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최진규 서령고 교사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요구는 유통, 물류처럼 산업 간의 경계를 뛰어 넘어 고객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받을 수 있도록 융복합 서비스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전통적으로 유통산업은 광고, 상품 기획, 마케팅 등을 통해 경쟁업체를 뛰어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은 유통 산업의 성장 방식을 송두리째 바꾸게 되었다. 쿠팡의 로켓배송과 마켓걸리의 새벽배송, 나우픽의 1시간 배송 등은 유통산업이 비용 절감을 넘어 고객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무엇을 기획하고 이를 어떻게 실행에 옮겨야 할 지를 보여준 유통 서비스 혁신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제조에서부터 물류까지 유통산업은 유통 단계를 최소화하고 빅데이터에 기반한 고객의 상품 정보를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 최적의 플랫폼을 통해 제조와 물류를 결합한 유통의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IT기업들이 결제 및 온라인 쇼핑 관련 유통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시장을 지배하기 위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의 유통 플랫폼 시장은 오프라인 시장과 다르다. 유통 플랫폼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소비자 편익 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통 플랫폼은 대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 잘만 활용하면 중소상공인에게도 기회를 제공하는 인큐베이터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뚜렷한 수익 구조가 없는 당근(당근마켓)의 경우 개인이나 소상공인에게 물건을 유통할 수 있고 일정한 수익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3조 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문제는 시장의 흐름을 얼마나 정확히 읽어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최근의 유통산업은 플랫폼을 중심으로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시장의 변동 폭도 매우 크다.

농구 경기에 ‘피벗(pivot)’이라는 기술이 있다. 한 발은 땅에 붙인 상태에서 다른 발로 끊임없이 방향을 바꾸며 기회를 노리는 것을 말한다. 유통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플랫폼도 농구의 피벗 기술과 다르지 않다. 항상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속성을 파악하고 그에 걸맞는 카멜레온 같은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를 운용하는 전문가의 확보와 그들의 능력이 경쟁력의 핵심이 된 지 오래다.

- 융복합유통플랫폼과는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춘 학생이 지원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의 소비와 유통에 관심을 갖고 이를 운용할 플랫폼의 역할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요즘은 고등학교에서도 동아리활동의 일환으로 자체적인 상품 유통이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어 실험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그만큼 프로그래밍을 통한 플랫폼 구축에 관심이 많다는 점이고, 이 자체를 단순한 취미 수준이 아닌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쌓기 위한 과정으로 여길 수 있어야 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란 말이 있듯이 글로벌 유통플랫폼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살펴보고 그 장단점을 수용해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적 능력을 갖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

- 융복합유통플랫폼과의 잠재적 발전가능성은.
“세상은 쿠팡, 네이버, 카카오, 넷플릭스, 유튜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플랫폼 기업이 지배하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의 유통 방식은 시장에서 판매자와 소비자가 물건을 놓고 거래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굳이 시장에 가지 않더라도 온라인 상에서 얼마든지 상품을 출하하고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것은 물론, 신속하고 편리한 서비스까지 받아볼 수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벗어나 네트워크를 활용한 IT 기업의 대다수는 플랫폼에 기반하고 있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읽어낸 플랫폼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되고 있다. 결국 융복합에 기반한 플랫폼 전문가의 위력이 시장을 지배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 학과에 입학하면 어떤 내용을 공부하나.
“로지스틱 4.0기반의 스마트 유통 관리에 필수적인 빅데이터기반 경영관리 및 스마트 유통물류시스템의 이론 및 현장 실무교육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발견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교양과목은 외국어, 의사소통능력, 엑셀과 프레젠테이션, 창업과 기업가정신 등을, 전공과목은 공통기초분야에서 경영학개론, 회계원리, 파이썬프로그램, 스프레드시트, SNS마케팅입문, 캡스톤디자인 등을 배우게 된다. IT응용분야에서 파이썬데이터분석, 빅데이터개론, SNS마케팅활용, SQL활용, 데이터시스템관리, 빅데이터마케팅, 분석프로그래밍, 데이터분석기획, 빅데이터시각화 등으로, 회계분야에서 전산회계1, 전산회계2, 회계실무실습 등을, 경영분야에서 경영통계, 투자분석, 경영학원론 등으로 커리큘럼이 짜여져 있다.”

울산과학대 융복합유통플랫폼과
울산과학대 융복합유통플랫폼과

- 융복합유통플랫폼과에서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무엇이 있나.
“정규교육과정과 전문가과정을 연계한 자격증과정운영을 통해 실무에 필요한 전공역량 향상 및 분야별 취업이 가능한 4차 산업혁명 대비형 인재 육성을 위해 국가공인 데이터분석 준전문가 자격증, 파이썬마스터 1·2·3급, ERP 자격증, SNS마케팅 자격증, MOS 자격증, 컴활 1·2급, 전산회계 1·2급, 유통물류사 자격증 등을 취득하게 된다.”

- 졸업 후 진출 가능한 분야는.
“졸업하면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유통업체나 택배, 해운, 항공 등의 물류업체 그리고 일반 기업체 및 전자상거래업체 등에 진출할 수 있다. 유통관련 자영업을 하거나 4년제 상경계열학과에 편입학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 융복합유통플랫폼과를 운영하고 있는 전문대학은 어느 곳이 있나.
“유통과 관련된 학과는 장안대, 혜전대에 유통경영과, 동양미래대에 유통마케팅과, 연성대와 인천재능대에 유통물류과 등이 개설되어 있고 융복합유통플랫폼과는 울산과학대에 설치돼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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