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총장 공식 임기 돌입…취임 전부터 쾌속 행보
24년간 대학 ‘기획·산학협력·재정사업’ 중추 역할 ‘충실’
교육계 ‘준비된 총장’ 평가 속 교육 혁신 ‘새바람’ 기대
“비전 ‘디지털 에덴 2036’…교육·재정 회복 앞장서겠다”

박주희 삼육보건대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참교육을 회복하는 건강한 대학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삼육보건대만의 색깔을 낼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는 디지털 에덴 2036 비전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박주희 삼육보건대 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참교육을 회복하는 건강한 대학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삼육보건대만의 색깔을 낼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하는 디지털 에덴 2036 비전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콘셉트와 콘텐츠로 감동을 줘야 한다. 학생·교직원, 지역사회가 함께 나누는 ‘건강한 대학’을 만들겠다.”

지난 9월 공식 임기를 시작하며 취임 한 달을 맞이한 박주희 삼육보건대학교 총장은 지난 2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참교육(True Education)’을 회복하는 ‘건강한 대학’을 만들어 삼육보건대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대학 비전 ‘디지털 에덴(Digital EDEN) 2036’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 임기 동안 ‘국제화’와 ‘대외·산학협력’ 업무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라고도 했다.

박주희 총장은 “이제까지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병들고, 상처 입어온 교육 현장을 바로 세우고 회복하는 데에도 삼육보건대가 앞장설 것”이라며 “갈수록 정이 메마른 세상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감동을 주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대학은 학생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삼육보건대는 ‘지역 공유형 헬스 존(Health Zone) 구축’, ‘지역 공유형 어린이 도서관’ 등을 비롯해 공간과 인프라를 지역사회에 개방할 계획이다. 또한 학생과 지역주민의 건강을 위해 ‘건강한 식당’을 열었고, 누구라도 5000원만 내면 식당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박 총장은 또 “해외 대학 교육의 흐름, 혁신 사례, 국내 고등교육 정책 동향 등을 세밀하게 전문적으로 살피는 조직을 총장 직속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국제감각, 대외·산학협력 전문성을 고양하고, 젊은 감각으로 구성원 전체가 하나로 뭉쳐 대학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총장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박주희 총장은 총장직에 오르기 전까지 대학 내 보직교수로서, 이른바 ‘엘리트 코스’를 다 밟았다. 교육계에서 박주희 총장 취임 소식을 접하고 ‘준비된 총장’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 총장 사회에선 박 총장의 검증된 대학 경영·행정 능력,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 정책적·학문적 식견 등을 바탕으로 그가 대학 교육 혁신의 새바람을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박 총장은 “24년간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스스로를 훈련할 수 있었다”며 “성경의 ‘꿈꾸는 요셉’ 같은 총장이 되고자 한다. 요셉이 꿈을 꾸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 결국 나라를 구한 것처럼 대학이 위기인 이 시대에 구성원, 지역사회와 협력해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변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박주희 삼육보건대 총장이 ‘디지털 에덴 2036’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박주희 삼육보건대 총장이 ‘디지털 에덴 2036’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교육계에서 ‘준비된 총장’이라는 기대 섞인 평가가 나온다. 먼저 총장 취임 각오를 듣고 싶다.
“대학에서 그동안 보직교수로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 조직은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진정한 의미의 혁신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한 귀중한 경험들이었다. 특히 대학에서 ‘기획처장(혁신기획처장)’ 업무만 12년을 했다. 조직에서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지 경험할 수 있었다. 조직이 발전하려면, 그리고 진정한 교육혁신을 이루려면 리더가 방향성을 올바르게, 또 시의적절하게 가리켜야 한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

대학에서 리더는 총장이다. 수하의 참모들, 처장·학과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리더의 결정에 따라 대학 문화 자체가 바뀌는 것을 자주 접하지 않나. 보직교수로 일할 때 한국대학신문이 주관한 ‘해외 대학 공동 벤치마킹 교육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미국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 제가 직접 보고 벤치마킹한 대학이 미국의 애리조나 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 : ASU)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으로 손꼽히는 애리조나주립대(ASU)도 결국 마이클 크로(Michael Crow) 총장이 17년이라는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어온 성과인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 대학에선 총장 선임 이후 조직을 개편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더구나 대부분 대학에서 4년 임기에 불과한 총장 임기 중 선임 후 인수인계로 한 학기(6개월)는 그냥 보낸다. 저는 이 바쁜 시기에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총장 선출이 결정된 순간부터 ‘오늘부터 1일’이라는 마음으로 임했던 것 같다.

총장으로서 대학 구성원들에게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겠다. 동시에 직접 발로 뛰고 함께 실천하는 총장이 되고자 한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이 방향을 믿고 함께 간다면 대학 혁신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 그렇다면 총장 선임이 결정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박주희 총장이 대학 조직 구성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박주희 총장이 대학 조직 구성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총장 선임이 결정됐을 때부터 실제 임기에 돌입할 때까지 약 한 달의 시간이 있었다. 공식적인 임기는 9월 1일부터지만, 실질적인 행보는 한 달 전부터 시작된 것이다. 어찌 보면 총장 선출 이후 지금까지 약 한 달의 시간이 가장 알찬 기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준비 과정을 돌이켜보면 변화란 총장 혼자서만 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뜻을 같이하는 구성원에게 앞으로 어떻게 대학을 이끌 것인가에 대해 독려하는 기간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제가 중심적 역할을 하며, 가장 신경 썼던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저는 조직과 인재에 집중했다. 결국 대학의 미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과 인재가 대학을 혁신하고 성장시키는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조직을 세밀하게 기획함으로써 우리 대학에 맞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 우리 대학이 소규모라는 점을 고려해 인력 구성을 최적화했고, 업무 구분도 완전히 재구성했다. 아마 대부분 대학 총장들이 업무를 구분하고 분배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쓸 것이다. 그렇기에 대학 총장에게 이는 가장 큰 고민이 될 수밖에 없지만, 동시에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저는 대학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생각했다. 행정서비스 부서와 교육사업 부서로 나눴다. 기존에 전문대는 교육행정 서비스 부서만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고3 졸업생을 대상으로 입시부터 교무, 학생행정, 졸업 관리까지가 대학의 주된 업무였다. 하지만 이제는 재정 안정화를 위해 평가도 대응해야 하고, 사업도 해야 한다. 외국인 유학생 업무도 무시할 수 없다. 이 같은 업무는 기존의 부서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힘든 것이다.

이에 저는 이원화를 통해 업무를 효율적으로 분배하고자 했다. 교육사업 부서를 명시하고, 조직을 이렇게 바꿔야 한다고 모든 구성원에게 발표했다. 물론 단번에 전 구성원이 이 뜻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부서 간 경쟁, 학과 중심의 문화를 극복하고자 한다. 부총장과 함께, 총장이 주도할 사업부서와 부총장이 관리할 행정 부서로 업무 구분을 구체화했다. 의사결정 과정을 빠르게 하고, 총장이 중요한 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 취임사로 ‘참교육을 회복하는 건강한 대학’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어떤 의미인가.
“우리 사회는 그간 교육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수많은 노력을 이어왔다. 하지만 감히 단언컨대 모두 실패했다고 본다. 대표적으로 여전히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대표되는 입시 위주의 교육 폐단을 뿌리 뽑지 못했다. 그간 무수한 입시 비리 등 각종 관련 범죄들이 있었다. 또 최근에는 무너진 교권으로 인한 안타까운 소식들이 연일 들린다. 이 모든 것이 수능이 낳은 폐단을 극복하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제라도 본질을 되돌아볼 때라고 생각한다. 성찰이 없는 공허한 노력만 계속되고, 지금처럼 입시 위주의 교육에 머물러 있는다면 우리의 교육 현장은 불안하고 불행한 일이 반복될 것이다.

취임사에서 강조했던 ‘참교육’은 학생의 생애주기별 교육을 통한 ‘신체적’ ‘영적’ ‘지적’ ‘사회적’으로 균형을 갖춘 전인적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의미다. ‘체험형 교육’을 실현하겠다. ‘미네르바 대학교’ 방식의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고, 하이브리드 방식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토론과 참여 위주의 강의가 이뤄지도록 지원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르치는 교수가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한다.

교육 환경도 변화해야 한다. 수십 년째 강의실 형태가 그대로다. 상상해보자. 강의실을 카페처럼 바꾼다면 어떨지. 그렇게 하면 벗어나고 싶은 공간이 아니라, 오래 머물고 싶은 장소가 될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삼육보건대의 교육 공간 역시 낡고 폐쇄적인 부분들이 군데군데 남아 있다. 학생 중심으로 시스템을 바꾸겠다. 콘셉트와 콘텐츠로 학생들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

학생들이 졸업할 때 ‘이 학교가 나에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 교수님,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도록, 한 명 한 명이 소중한 감동 스토리를 안고 갈 수 있도록 바꾸겠다. 갈수록 세상에 인정이 메말라 간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삼육보건대는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감동을 주는 대학이 되도록 하겠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는 ‘학생이 미래다!’라는 슬로건으로 구성원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모든 대학 프로그램이 ‘나’, 한 사람을 위해 준비한 것처럼 운영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자긍심과 만족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만약 우리 학생들이 대학에 다닐 동안 비만이나 아토피 문제를 고치고 졸업하게 된다면, 그들이 이 학교를 잊을 수 있겠는가.

‘건강한 대학’을 대학 경영의 핵심 가치로 두고 신체와 마음의 건강뿐 아니라, 실질적인 삶의 변화를 선사하는 개인맞춤형 학교 교육을 실천하겠다. 이 자체가 우리 대학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박주희 총장이 삼육보건대의 국제화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박주희 총장이 삼육보건대의 국제화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국제화 비전은 어떻게 세웠는지.
“삼육보건대는 현재 입학생 500명 등 재학생 총 1500명 규모의 대학이다. 하지만 제가 꿈꾸는 미래 삼육보건대는 한국인 학생뿐 아니라 외국인 학생 1만 명이 다니는 학교다. 정원 내로 모집하는 국내 학생 선발에만 얽매이지 않고, 모집정원에 제한 없는 외국인 학생 유치에 집중한다면 불가능한 일이 결코 아니다.

국제화를 추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저는 삼육만이 가진 장점을 활용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삼육의 장점은 글로벌 네트워크다. 전 세계 120개 대학이 삼육재단에 속해 있다. 전 세계 대학 120개교를 연결해 삼육식 미네르바 대학교를 만들 것이다. 학생들만 원한다면 전 세계 120개교 대학에서 한 학기 정도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총장 직속으로 ‘대외국제처’를 신설했다. 이 역시 이 같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에 있는 것이다. 임기 내 최선을 다해 새로운 모델의 글로벌 대학으로서 방향성을 제시해보려 한다. 앞으로 삼육보건대가 얼마나 변화해나갈지 지켜봐주면 좋겠다. 대학의 교육혁신을 논할 때 삼육보건대 모델이 항상 이야기될 수 있도록 나아가겠다.”

-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학 혁신이 더욱 강조된다. 삼육보건대가 추진하는 전략 과제로 어떤 것들이 있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강화하겠다. ‘건강한 대학’이라는 슬로건을 필두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대학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한다면 정부의 예산 지원도 가능할 것이라 본다. 우리 대학이 있는 동대문구, 서울 동북권은 ‘바이오메디컬’을 추진한다. ‘건강한 대학’인 삼육보건대가 미래 바이오메디컬 특화에 분명히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첨단 기술, 정밀 의료 분야로 특화 전략을 수립해 준비하겠다.

미래에 각광을 받을 메타버스 플랫폼과의 연결도 실현할 것이다. 온라인에서는 물리적, 공간적, 재정적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구현할 수 있다. 고액기부자를 위한 ‘메타버스 기념관’이나 언제든 추억을 꺼내 볼 수 있는 ‘메타버스 졸업앨범’ 등 다양한 콘텐츠가 가능하다.

인공지능(AI) 로봇을 활용하는 대학 행정 시스템으로 바꾸겠다. 아마 다음에 우리 대학을 방문하게 되면 대학 본부에 AI 로봇이 있을 것이다. 총장실에도 로봇이 들어온다. 총장을 포함한 대학 업무가 이뤄지는 것들을 AI 로봇이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질문하는 것을 총장처럼, 교수처럼, 직원 선생님처럼 답을 하게 될 것이다.”

- 대학 구성원을 포함해 삼육보건대를 응원하는 이들에게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가치를 높이는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학생·교직원 등 대학 구성원 개개인의 가치를 높이는 총장이 되고자 한다. 제가 더 노력해서, 교직원이 필요한 부분을, 작은 부분 하나하나까지 어루만질 수 있도록 하겠다.”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왼쪽)과 박주희 총장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대학 행정 혁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왼쪽)과 박주희 총장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대학 행정 혁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박주희 총장은…
광운대에서 전자통신공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육보건대 의료정보과 교수로 재직하며 혁신기획처장,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단장, ESG혁신본부장, 산학기획처장, 산학협력단장, 학생지원처장 등으로 있었다.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회장, 한국의료정보교육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국대학IR협의회 이사, 대한의료정보학회 이사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고등직업교육운동본부 제3대 본부장, 한국대학신문 기획편집위원·논설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9월 삼육보건대 제20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 / 정리=김의진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