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 약 37만 명 응시한 9월 모평 채점 결과 통지
국어, 영어는 어려웠고 수학은 너무 쉬웠다…탐구는 전체적으로 변별력 확보해
입시업계, “과목별 난이도 예측보다 학습상황 고려한 계획 짜야 좋은 결과낼 것”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한국대학신문 김한울 기자] ‘킬러문항’ 없이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수학 만점자가 6월 모평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오승걸)이 발표한 채점결과에 따르면 수학 만점자는 2520명으로 648명이었던 6월 모평보다 4배 가까이 상승했다.

2023과 2024학년도 모평과 수능 응시 인원의 변화를 나타낸 표. 전체 응시 인원은 줄었지만 졸업생 비율이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유웨이)

■ 지난해보다 전체 응시인원 줄었는데 졸업생 비율은 크게 높아져 = 이번 평가는 지난해 9월 모평보다 1만 2433명이 감소한 총 37만 4907명이 응시했다.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7만 2762명이 줄어들면서 상위권 일부 대학을 제외한 대다수 대학에서 경쟁률 및 합격선 하락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재학생과 졸업생 응시 비율에는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9월 모의평가 대비 재학생은 2만 4286명이 감소했으나 졸업생은 1만 1853명이 늘었다. 이전부터 입시계에서 ‘킬러문항’ 배제에 따른 쉬운 수능에 대한 기대감과 의약학 계열 선호 등으로 졸업생 증가 폭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과 비슷했다.

이러한 졸업생들의 ‘재도전’ 비율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대입에서 교차지원을 통해 인문계로 지원한 자연계 수험생의 재도전이 더해지면서 졸업생 비율이 전년 대비 3.8%p 상승했다”며 “실제 수능에서는 6월과 9월 모평에 비해 졸업생 증가 경향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 수능에서 졸업생 비율이 35%를 넘어설 정도다”고 전망했다.

■ 국어와 영어 영역, 상대적으로 어려웠다 = 이번 모평에서 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2점으로 지난해 9월 모평과 비교해 2점,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8점이 상승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만점자 인원은 135명(응시 인원의 0.04%)으로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킬러문항’ 없이도 최상위 변별력이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어 영역도 1등급 비율이 4.37%로 지난해 9월 모평 15.97%, 지난해 수능 7.83%에 비해 급격하게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수능이 2등급, 3등급의 비율이 높아 1~3등급을 받은 인원만 48.25%를 차지해 중상위권 변별이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은 것에 비해 이번 9월 모평에서는 1~3등급 비율이 41.56%로 상위권 변별력이 올랐다.

2023학년도 6월, 9월 모평과 수능 / 2024학년도 6월, 9월 모평의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 인원 및 비율. (자료=유웨이)

■ ‘킬러문항’ 없는 수학 영역, 지난해보다 만점자 4배 늘어 = 어려웠던 국어, 영어와는 반대로 수학 영역은 이전보다 매우 쉽게 출제됐다. 이번 9월 모평의 수학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4점으로 통합수능 이후 평가원 시험으로는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모평과 수능과 비교하면 1점이 낮아진 반면, 1등급 컷은 2점이 높아졌다. 다만 만점자 인원이 2520명(0.68%)으로 지난해 수능보다 1586명(0.46%p) 증가해 최상위권 변별력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업체 종로학원의 임성호 대표는 “이번 9월 모평의 고난도 킬러문항 배제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력은 수학 과목에서 발생했다”며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아졌고 1등급 구간 내 점수 차도 9점차(최대 144, 최소 135점)로 통합수능 이후 가장 작은 격차를 보였다.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 과학탐구 I 과목들 쉽게 나왔지만 전체적으로 변별력 갖춰 = 과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탐구는 전체적으로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탐구영역 선택과목 간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사회탐구는 세계지리가 72점으로 가장 높고, 동아시아사가 65점으로 가장 낮아 7점 차이가 났다.

과학탐구에서는 지구과학Ⅱ가 89점으로 가장 높고, 지구과학Ⅰ이 66점으로 가장 낮아 23점 차이가 났다. 과학탐구에서 II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모두 높게 측정됐는데 이는 II과목이 어렵게 출제됐다기 보다는 II과목의 최상위권 응시자가 지난해 수능보다 크게 줄었기에 발생한 결과라는 의견이 많았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이번 9월 모의평가 II과목의 전체적인 난이도는 높지 않아 다른 II과목들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구과학II 과목에 비해 10점 이상 낮게 형성됐다”며 최상위권 응시자가 줄긴했지만 선택과목 간의 표준점수 차이가 많이 나면 선택과목 간의 유불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수능 앞두고 입시업계, “9월 모평과 전반적으로 비슷할 것”, “난이도 예측보다는 학습상황 고려해 시험 준비해야” = 50일도 남지 않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입시업체의 예상은 조금씩 달랐다. 종로학원은 국어, 수학은 지난해 9월 모평 수준으로 난이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어려웠던 영어는 본 수능에서 난이도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9월에 1~2등급에 진입하지 못한 학생들이 본 수능에서는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진학사는 국어와 수학의 경우 현재 수준의 난이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영어의 경우 다소 평이하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으며, 대성학원은 수학의 난이도는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출제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인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어와 영어가 어렵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숙했다.

수능에 대한 예상은 조금씩 달랐지만 입시업체들은 올해 수능 난이도를 미리 예측하기보다는 남은 기간 동안 학습 상황을 점검하고 수능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수험생들에게 조언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 변별력을 확보하려는 출제 방침은 9월 모평에서 충분히 확인됐다”며 “다만 과목별로 난이도를 예측하여 시험에 대비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현 학습상황을 고려하여 계획을 짜고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초고난이도 문항 배제로 수능이 쉬울 것이라고 예단하고 수능준비를 쉽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점검해봐야 한다. 9월 모평에서 갑작스럽게 어려워진 영어 영역만 놓고 봐도 쉬운 수능준비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반증하고 있다”며 “9월 모평 성적표를 받고 올해 수능 난도를 예측하기보다 남은 기간 동안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유지하는 것이 고득점의 지름길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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