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15억 6000만원 지원, 대화의 철학-복지 철학 토대 구축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갈라치기, 편가르기 등 분열과 불신의 단어가 일상화된 우리 사회에 신뢰를 뿌리내리게 만드는 것은 가능한 일일까? 중앙대학교(총장 박상규)가 2023년 인문사회연구소 지원사업에 선정돼 6년간 15억 6000만원을 지원받으며, 불신과 분노로 가득 찬 분노사회를 신뢰사회로 탈바꿈할 철학 연구를 진행한다.

중앙대는 산하기관인 중앙철학연구소가 ‘신뢰사회를 위한 소통과 돌봄의 철학적 연구 토대 연구 – 분노사회에서 신뢰사회로 : 소통, 연대, 복지’라는 연구주제로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2023년 인문사회연구소 지원사업 순수학문연구형 신규과제에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

현재 한국사회는 공동체·이웃에 대한 불신과 분노, 맹목적인 거부와 반대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중앙철학연구소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면밀히 진단한 후 우리 사회를 ‘분노사회’로 명명했다.

중앙철학연구소 구성원들의 사업 선정 기념 사진.
중앙철학연구소 구성원들의 사업 선정 기념 사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밝혀야 한다. 또한, 현실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해결 방안을 도모해야 한다.

중앙철학연구소는 이번 사업에 선정돼 2029년 8월까지 6년간 연 2억 6000만원, 총 15억 6000만원을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지원받게 됐다. 중앙대 산학협력단과 연구처도 중앙철학연구소의 과제를 적극 지원하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태기로 했다.

중앙철학연구소는 먼저 분노사회와 신뢰사회의 개념틀을 분석하는 ‘소통의 철학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연대·정의·사랑이 중심이 되는 ‘연대의 철학’을 탐구한다. 이를 기반으로 맞춤 돌봄과 복지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는 ‘복지의 철학’ 모델을 제안하는 것이 목표다. 신뢰사회 구축을 위한 맞춤돌봄의 윤리적·철학적 토대가 될 연구성과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심리학·사회학·범죄학·교육학·사회복지학·교육학·간호학·정치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와 연구 교류도 진행하기로 했다.

과제를 통해 거두는 성과들을 공유·확산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대학 수업은 물론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에도 연구성과를 활용할 수 있도록 복지 철학적 모델들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교육학과 연계해 개발한 커리큘럼을 현장 교사들에게 제공하고, 사업 성과물인 총서 저술 이외에도 대중서와 교양서를 출판해 인문교양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힘쓸 예정이다.

연구책임자인 중앙대 철학과 맹주만 교수는 “이번 과제 선정은 순수 철학 연구가 사업에 선정된 유일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연구소의 자립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쏟은 대학의 노력이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이라며, “학문적·사회적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대화의 철학과 복지 철학의 새로운 토대가 될 이론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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