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ESG메타버스발전연구원 원장)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ESG메타버스발전연구원 원장)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ESG메타버스발전연구원 원장)

정부와 기업들은 신성장동력이나 유망 미래산업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최근 일반인들에게 생소하지만 매우 유망한 분야가 떠오르고 있다. 바로 ‘기후테크(climate technology, climate tech)’다. 기후테크는 이 시대의 게임 체인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기후테크를 모르면 생존할 수 없다고 한다.

필자는 15년 이상 ESG(환경·사회적책임·투명경영) 분야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진행해오면서 몇 년 전부터 컨퍼런스 발표와 강연, 칼럼 등을 통해 기후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기후테크 컨퍼런스에서 한 발표를 듣고 관련 정부 기관에서 관심을 보이며 문의를 해오기도 했다.

이에 필자는 올해부터 정부가 기후테크 관련 정책을 펼칠 것을 예상하고, 올 연초에 칼럼을 통해 “정부당국은 기후테크에 적극 관심을 갖고 2023년부터 주력해야 할 분야로서 과감한 범정부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난 3월 22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환경부와 산업부 등 정부 부처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기후테크 육성 전략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드디어 정부가 기후테크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기후테크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10여 년 전부터 매우 활발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가 매우 부족하다.

‘기후테크’란 지구와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다. 기후테크를 기후기술이라고 직역하면 범위가 매우 좁아진다. 기후테크는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는 모든 범위의 기술을 일컫는 것으로, 대부분 산업에 적용할 수 있다. 기후테크는 온실가스 순 배출량 제로(net zero emission) 달성을 목표로 세계경제의 탈탄소화 과제를 해결하는 넓은 분야다. 기후테크는 매우 광범위하게 확대 적용될 수 있고 대부분의 기존 산업에 융합될 수 있기 때문에 불황 속에서도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필자가 이끄는 연구원은 지난해 12월에 ‘기후테크’와 ‘기후테크산업’을 향후 10년 이상 유망한 미래 기술·산업으로 선정했다. 올해 1월에는 5대 유망기술에도 기후테크를 포함했다. 기후테크는 ESG를 실천하기 위한 기술, ‘ESG테크’라고도 할 수 있다.

기후테크는 교통·물류, 농업·식량·토지이용, 에너지·전력 등 매우 다양한 여러 분야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흡수하는 ‘완화(mitigation)’, 기후변화로 달라진 환경에서 살아가도록 돕는 ‘적응(adaption)’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에 기후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거나 기업에서 회계 처리와 공시를 통해 투명성을 높이는 등 탄소배출량 관리를 위한 광범위한 활동도 수반된다.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 대체육을 만드는 ‘비욘드미트’, 미생물로 비료를 개발한 ‘인디고 애그리컬처’는 기후테크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지속가능성과 수익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했다.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인공지능, 머신러닝, 클라우드, 드론, 자율주행, 로봇 등의 신기술을 통해 기후 예측, 탄소 상쇄, 탄소 배출량 관리, 정밀 농업, 재생에너지와 스마트 그리드 등의 분야에 적용돼 탈 탄소화 과제를 해결한다.

기후테크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글로벌 과제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존·성장 전략이 되고 있다. 특히 빠른 속도와 과감한 혁신이 필요한 기후테크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가치는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에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조기에 발굴하려는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예측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후테크 시장의 미래는 매우 밝아 보인다. 한 기관은 2021년 기후테크 시장 규모를 138억 달러, 2032년 시장 규모는 1475억 달러로 전망했다. 2022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은 24.2%로 예측됐다. 기후테크 기업들은 이미 기업가치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투자도 크게 늘고 있다. 기업·정부·개인 모두 기후테크에 관심을 기울일 때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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