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원 고려대 교수 연구팀 논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게재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KU-KIST융합대학원 황석원 교수 및 서울시립대 문홍철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이 전기뱀장어의 전기를 만들어 내는 원리를 모사해 유연한 고체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개발했다.

(왼쪽부터) 한원배 박사(제1저자/고려대 KU-KIST융합대학원), 김동제 석사(제1저자/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김용민 박사과정(제1저자/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 황석원 교수(교신저자/고려대 KU-KIST융합대학원), 문홍철 교수(교신저자/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

전기뱀장어는 핵심 장기들이 머리 쪽에 모여 있고 전기세포(electrocyte)라고 불리는 특수한 세포가 몸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이 전기세포의 양 끝에는 수많은 나트륨과 칼륨, 이온채널이 존재하는데 신경 자극을 받으면 이 채널들이 열리거나 닫히면서 세포 안팎의 이온 농도 차를 만들어 낸다. 이때 전기적으로 분극이 형성되면서 전압이 만들어진다. 몸속에 수많은 전기세포가 직렬 및 병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사냥과 자기방어를 할 때 순간적으로 최대 800V에 해당하는 고전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전기뱀장어의 발전원리를 모사하면 이온의 이동만으로 전기를 만들어 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원을 개발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들은 삼투압에 의한 이온의 흐름과 이온들의 정전기적 상호작용에 착안, 전기뱀장어의 발전 원리를 모사한 인공 전기세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인공 전기세포는 고농도의 이온겔(iongel)과 저농도의 이온겔로 구성되며 두 이온겔 사이에는 양이온 혹은 음이온 사슬로 구성된 고분자막을 각각 배치했다. 삼투압 차이에 의해 이온겔 사이를 이동하려는 이온들을, 양이온 고분자막은 음이온만, 음이온 고분자막은 양이온만을 선택적으로 투과시키고 이러한 전하의 불균형은 전기적 분극을 형성해서 결국 약 140mV의 전압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1. 이온채널 단백질의 열림, 닫힘으로 형성된 전기적 분극으로 인해 고전압을 형성시킬 수 있는 전기뱀장어의 발전 원리.
2. 본 연구에서 개발한 인공 전기세포가 직렬, 병렬로 연결된 에너지 저장 시스템. 삼투압 차이에 의해 이온겔 사이를 이동하려는 이온들을, 양이온 고분자막은 음이온만, 음이온 고분자막은 양이온만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고 이러한 전하의 불균형은 전기적 분극을 형성하고 약 140mV의 전위차를 만들어 냄.
3. 165개의 인공 전기세포가 직렬로 연결된 에너지 저장 시스템. 에너지 저장 시스템의 방전과 인공 전기세포 수에 따른 선형적 전압 거동.

기계적 물성과 열적 안정성이 뛰어난 성분들로 구성된 이 전기세포는 구부림, 뒤틀림 등의 반복적인 변형에도 안정적으로 전압을 낼 수 있었고 영하 20도에서 영상 100도까지의 온도 범위에서도 얼거나 타지 않고 발전 거동을 유지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연구진은 이 전기세포들을 직렬과 병렬로 연결시켜 최대 22V까지 얻음으로써 대면적화를 통한 고전력의 발전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모든 이온겔과 고분자막이 분리된 형태로도 시스템을 제작해서 간단한 종이접기 방법을 통해 필요할 때 전기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전략도 제시했다.

황석원 고려대 KU-KIST융합대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유연전자소자를 구현하는 공학 기술과 전기화학 연구의 융합을 통해 전기뱀장어의 발전 원리를 모사한 인공 전기세포 기반의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개발한 것으로, 높은 전압 또는 극저온, 고온에서의 작동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환경에 적용돼 지속 가능한 차세대 신재생 에너지원으로써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중견후속사업, 전자약기술개발사업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 ICT 명품인재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19.9)지에 10월 2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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