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 속 전문대 신임 총장 취임 이어져…교육 체계, 교수 역할 변화 주장
대학 소재한 지자체와 협력 구상 밝혀…지역산업과 연계한 ‘상생발전’ 목표 제시
내부 인사 출신 총장들, 학생·교직원 목소리 ‘경청’…내부 구성원과 ‘합심’ 강조

(첫번째줄 왼쪽부터) 박주희 삼육보건대 총장, 이남식 인천재능대 총장, 김성찬 인하공전 총장, 우병훈 전주비전대 총장, 하민영 포항대 총장. (두번째줄 왼쪽부터) 민경화 대동대 총장, 곽진환 선린대 총장, 박용석 충북보건과학대 총장, 송승호 충청대 총장, 권혁률 한국관광대 총장. (마지막줄 왼쪽부터) 홍지연 경민대 총장, 윤동열 안산대 총장, 김영철 대원대 총장, 이학진 마산대 총장, 서석해 강동대 총장. (사진=한국대학신문 DB)
(첫번째줄 왼쪽부터) 박주희 삼육보건대 총장, 이남식 인천재능대 총장, 김성찬 인하공전 총장, 우병훈 전주비전대 총장, 하민영 포항대 총장. (두번째줄 왼쪽부터) 민경화 대동대 총장, 곽진환 선린대 총장, 박용석 충북보건과학대 총장, 송승호 충청대 총장, 권혁률 한국관광대 총장. (마지막줄 왼쪽부터) 홍지연 경민대 총장, 윤동열 안산대 총장, 김영철 대원대 총장, 이학진 마산대 총장, 서석해 강동대 총장. (사진=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2023학년도 2학기가 시작된 지 약 한 달이 지나는 가운데 하반기 신임 총장 취임 소식이 잇따라 대학가에 전해진다. 학령인구 감소, 지역소멸 위기가 높아지는 등 고등교육 환경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새 얼굴을 통해 분위기 쇄신을 꾀하는 대학들의 향후 성과에 교육계 이목이 쏠린다.

미래 지향적 대학 발전계획을 선포하거나 지역과 상생하는 대학의 역할을 강조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내부 보직자를 총장에 앉히며 안정적 대학 경영을 추구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신임 총장들이 생존 위기에 놓인 전문대에 새로운 길을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빠르게 변하는 사회…“교육 체계 혁신이 가장 큰 숙제” = 신임 총장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교육시스템 개편에 나선다. 해외 교육 선진국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 국내에 적합한 시스템으로 도입한다거나 교수법·교육과정을 변화시켜 혁신을 꾀한다는 점에서 향후 성과에 기대가 모아진다.

박주희 삼육보건대 총장은 지난달 본지와 인터뷰에서 “체험형 교육을 실현하고 ‘미네르바 대학’의 교육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며 “토론과 참여 위주의 강의가 이뤄지는 캠퍼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입시 위주 교육으로 병든 국내 교육을 건강하게 회복하는 데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박 총장은 “입시 중심으로 인해 상처 입은 교육 현장이 건강하게 회복하도록 만들 것”이라며 “신체, 마음 건강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삶에 변화를 주는 개인맞춤형 학교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남식 인천재능대 총장은 여러 대학에서 총장직을 수행한 이른바 ‘베테랑 총장’으로 통한다. 이 총장은 올해 1월 취임하며 미래 시대에 맞춘 교육 체계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대학과 교수 역할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기존 지식전달자로서의 교수(teaching)에서 학생 성공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격려하는 코치(coaching)로 변화해야 한다”며 “대학 역시 새롭게 등장하는 직업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예측하고 이를 학생들이 곧바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곳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하공전도 지난 7월 김성찬 신임 총장을 선임하며 ‘젊은 대학으로 변화’를 예고했다. 김 총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패스트 커리큘럼 방식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하고 교육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역사와 전통 이면에는 ‘낡음’이 있다. 기존 교육과정에서도 혁신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 평생·직업교육 중요성 커져…지역과 ‘상생협력’으로 한 단계 도약할 것 = 인구절벽으로 지방소멸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대학과 지역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신임 총장들은 지역산업 근로자 재교육과 평생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해 대학이 소재한 지역과의 ‘상생협력’ 계획을 내비쳤다.

우병훈 전주비전대 총장은 지난 8월 취임해 지역 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재직자 교육 계획을 밝혔다. 우 총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전북 새만금에 제2캠퍼스를 세우고 이곳에 들어오는 기업을 대상으로 근로자 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우 총장은 산업 맞춤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토대로 지역사회에 필요한 인재 양성에도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전주시와 연계해 지역 내 기업 취업자 30명을 대상으로 5년간 40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범위와 지원 규모를 확대해 인재 유출을 막고 정주민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민영 포항대 총장은 지역 신산업에서 요구하는 인력양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최근 경북, 포항의 특화산업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며 “포항대는 이차전지, 수소연료전지 등 지역 특화 신성장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전문기술과 함께 ‘인성’과 ‘창의성’ 역량을 고루 갖춘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하 총장은 이어 “대학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중·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2011년 포항대 총장을 지낸 뒤 10여 년 만에 다시 돌아온 만큼 베테랑 리더십을 바탕으로 대학 혁신을 이끌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민경화 대동대 총장은 지난 1월 취임하면서 지자체와 협력해 대학 특성화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민 총장은 취임식에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인정받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자체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우리 대학의 강점 분야를 개발해 특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선린대도 지난 3월 곽진환 신임 총장을 내세우며 대학이 지역사회의 이웃으로 함께 발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곽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좋은 이웃을 뜻하는 ‘선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역사회에 좋은 이웃이 돼 포항시와 함께 발전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박용석 충북보건과학대 총장은 지난 6월 취임해 “지역 특화산업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 과정과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개설해 대학이 산·학·연의 중심에 서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광래 강원도립대 총장 역시 지난 3월 취임사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대학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입학자원 확보, 구성원들과 협업 등 다양한 대학 발전 방향 모색 = 신임 총장들은 입학자원 다양화 방안을 마련하거나 학생, 교직원들과 소통으로 대학 발전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송승호 충청대 총장은 지난 5월 취임해 외국인 유학생과 성인학습자를 중심으로 입학생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송 총장은 “입학자원을 다양화해 충청대 파이를 키워나갈 예정이다”라며 “성인학습자 친화형 교육제도를 구축하고 국가별로 조리실을 만들어 유학생들이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할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내부 인사 출신인 신임 총장들은 학생, 교직원 등 대학 구성원들과 함께 대학 발전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권혁률 한국관광대 총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다. 총학생회 간부들과 주기적으로 대면 미팅을 진행해 더욱 다양하게 학생들을 위한 서비스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권 총장은 “대학에서 구성원들과 오랜 시간 만나온 만큼 학생, 교직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구성원들이 원하는 바와 학교가 개선해야 할 점을 파악하고 해결하기까지 조금 더 수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지난 8월 취임한 그는 한국관광대 개교 멤버로 관광경영학과 교수로 재학생들과 만나왔다. 또한 교학처, 산학협력처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홍지연 경민대 총장은 대학 구성원과 합심해 경민대를 ‘수도권 톱(TOP)3’에 올려놓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초 취임한 홍 총장은 지난 7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경민대가 도약할 수 있는 ‘위대한 계기’를 만들기 위해 구성원들과 지역사회, 산업체 등이 한마음으로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총장은 경민대 유아교육과 교수로 임용돼 부총장 등의 보직을 역임했다.

윤동열 안산대 총장은 적극적인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취임식에서 “대학 구성원과의 협력과 항상 낮은 자세로 임하는 리더십이 대학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며 “총장으로서 직접 발로 뛰면서 미래 대비 기반을 구축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안산대 호텔관광학과 교수로 부임해 기획처장, 국제교육원장, 특성화사업단장 등의 주요 보직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 혁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오선 서일대 총장은 지난 9월 취임식에서 학생이 중심이 되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달 열린 취임식에서 “학생 중심 교육서비스와 복지를 지향하면서 즐겁고 행복한 대학 캠퍼스를 만들어가겠다”며 “총장 출마 당시 제시했던 핵심·중점 목표를 두고 학교 구성원과 함께 고민하며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갈 변화와 혁신의 기틀을 닦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일대 스마트자동차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사무처장, 건설본부장, 환경안전혁신본부장을 역임했다.

이 밖에도 전문대학 생존 위기 속에 올해 김영철 대원대 총장, 이학진 마산대 총장, 서석해 강동대 총장 등이 신임 총장으로 취임하며 대학 발전을 위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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