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디지털교과서 원활한 구동 가능한 학교 51개교에 불과
학생수 500명 이상 4795교 대상 2Gbps 증속 예산 약 100억 원 추산…장비교체도 필요
크고 작은 무선망 장애도 심각…김영호 의원 “학교 현장 인프라부터 살펴야”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18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에듀테크 진흥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9월 18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에듀테크 진흥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한국대학신문 임지연 기자] 정부가 오는 2025년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를 전면 도입하겠다 공언하며 이른바 ‘에듀테크’ 산업을 집중 양성할 것을 밝힌 가운데, 현장의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가 일정 규모의 학교 현장에서 원활하게 구동하기 위해 1Gbps가 넘는 스쿨넷 속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현재 전국 1만 2000여 곳 학교에 1Gbps 초과 스쿨넷을 사용하는 학교는 51개교(0.4%)에 그쳤다. 1Gbps는 9234개교(79.7%), 500Mbps 미만도 2297개교(19.8%)에 달한다.

교육부는 디지털교과서 추진과 관련해 현재 스쿨넷 요금제 기준, 전체 초중고 1만 2000교 중 학생수가 500명 이상인 학교 4795교 대상 2Gbps 증속할 경우 월 요금은 약 100억 원(99억 4000만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고, 이외에도 스쿨넷 1Gbps 이상 증속 시 교육청 및 학교의 네트워크‧방화벽 장비 과부하에 대응하기 위한 장비교체도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김영호 의원이 전북, 전남, 충북 교육청을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북의 경우 관내 760개교가 모두 1Gbps 이하를 사용하고 있었고, 전남 역시 관내 820개교가 모두 1Gbps 이하를 사용 중이었다.

전북의 경우 스쿨넷 속도를 2Gbps로 증속했을 경우 연간 추가요금이 65억 원 가량이 소요, 전남의 경우는 64억 원 가량이 추가로 소요될 것이라 밝혔다. 충북의 경우에는 관내 503개교가 1Gbps를 사용 중이고, 84개교는 100Mbps를 사용 중이다.

또한 전국 17개 시도의 크고 작은 무선망 장애도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1~2023년 9월말 기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무선망 장애 접수 건수는 속도저하 6497건, 접속불량 3만 7429건, 기타 1만 9304건(단순연결 불량 등)으로 총 6만 3230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호 의원은 “민간 기업의 공교육 진출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라는 등 정부의 에듀테크 강행 기조에 여러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며 “2025년 전면 도입을 외쳤지만 아직까지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실체도 없을 뿐더러, 역대급 세수 펑크로 지방재정교부금 역시 대폭 감소할 전망 속에 디지털 교과서에 대한 학교 현장의 인프라도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디지털교과서 전면 도입을 홍보하기 전에 학교 현장의 인프라부터 면밀히 살피고, 필요한 예산 지원 계획 등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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