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아 아주대학교 인권센터 학생상담소 책임상담원

김영아 아주대학교 인권센터 학생상담소 책임상담원
김영아 아주대학교 인권센터 학생상담소 책임상담원

최근 성격과 관련된 심리검사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MBTI 뭐야?”, “너 T야?” 등 성격유형을 바탕으로 서로를 확인하고 구분하는 놀이가 유행이다. 방송에서도 각종 심리검사로 사람들의 성격이나 특성을 분석해서 보여주는 일이 많고 이제는 자기소개에 성격유형을 밝히거나 작성하는 일도 흔해졌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잘 이해하는 도구로 성격검사가 활용된다면 꽤 좋을 일이지만 지나친 구분짓기나 맹신, 비판 등으로 사용한다면 성격검사를 하는 의미가 없어지는 일이다. 같은 성격유형으로 분류된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또 다른 성격적 특성, 삶의 경험, 자라온 환경 등으로 각자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성격을 측정하는 심리검사는 매우 다양하다. 자신의 성격이 궁금하다면, 한 가지 심리검사로 자신을 판단하기보다 최소 2가지 이상의 심리검사를 통해 기질, 성격 강점, 성격 유형 등 자신의 고유하고 다양한 영역을 종합적으로 측정해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대학생들은 대학 내 상담센터를 이용하면 보다 정확하고 표준화된 심리검사를 무료로 이용해볼 수 있다. 또한 최소 5명 정도의 사람들에게 자신이 어떤 특성이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지 직접 물어보고,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과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 받은 나의 모습을 비교해보는 것도 매우 좋다.

자신의 성격이나 특성에 대해 스스로는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이 모르는 부분, 오히려 다른 사람은 알지만 자신은 느끼지 못하고 있던 부분들을 확인하는 일은 생각보다 재미가 있다. 이러한 불일치가 스스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이 동일하게 생각한 특성들은 자신만의 강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대학생들은 눈치를 보느라 에너지가 금방 바닥이 나고, 남들에 비해 너무 미성숙하고, 성격이 이상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마음에 들지 않는 성격을 고치고 싶다며 대학상담센터를 이용한다. 걱정이 너무 많고 사람들 앞에서 수줍어하는 것,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지치거나 발표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등을 문제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고민은 내향적 성향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거나 다른 심리적 어려움으로 인해 드러나는 현상이거나 할 수 있다. 또는 자기성장에 대한 욕구일 수도 있고 상황에 대한 반응을 자신의 성격인 것으로 잘못 이해한 경우일 수도 있다.

우리가 누군가의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려면 최소한 다음과 같은 경우를 더 고려해봐야 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의 삶을 괴롭히는 사람, 친밀해지는 느낌을 얻기 위해 에너지를 과도하게 써서 자신이나 타인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 서로 다른 취향이나 의견을 자신에 대한 거절이나 비난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등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서 핵심은 성격이 이상하고 문제가 있으려면 최소한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을 유발하는지를 고려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성격은 한 개인의 고유한 특성으로 생각, 감정, 행동,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등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즉, 한 개인의 성격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주로 여러 가지 상황에서도 융통성 없이 행동해서 일상생활 적응에 취약하고 여러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원인이 되는 것을 말한다.

여기 팀 과제를 앞두고 여러 명의 사람이 모여 있다. A는 제발 발표만 안 걸렸으면 하는 마음이 크지만 선뜻 의사를 밝히지는 못한다. B는 팀원들 간에 역할이 공평하게 분배가 되는지 신경이 쓰여 어떻게 분량을 나누면 좋을지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의견을 묻는다. C는 슬슬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고 지겹게 느껴져 결국 또 나 혼자 정리해야 될 거라는 생각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한다. 이 중 성격의 적응도가 가장 떨어지는 사람은 누구일까. 혹은 어떤 사람의 입장이 가장 잘 이해가 되는가.

누구나 성격에는 장단점이 존재한다. 이는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며 훈련되고 고정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유익하지 않는 반복된 성격적 불편함은 유연성을 갖추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신뿐만 아니라 대인관계 속에서 반복적으로 비슷한 문제가 일어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발생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대학생활 동안 자신의 성격을 충분히 다듬어 나갈 수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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