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교협 지난달 26~27일 대전서 ‘전문대 라이즈 지원단’ 연수·워크숍 개최
전국 일반대·전문대 관계자, 교육부·지자체 라이즈 관련 인사 등 80여 명 참석
“‘기울어진 운동장’ 계속돼왔지만, ‘전문대 모델’ 빠르게 만들면 가치 찾을 것”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대전 인터시티 호텔에서 ‘전문대학 라이즈 지원을 위한 역량강화 연수·워크숍’을 개최했다. 윤소영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과장이 ‘라이즈 개념과 향후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의진 기자)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대전 인터시티 호텔에서 ‘전문대학 라이즈 지원을 위한 역량강화 연수·워크숍’을 개최했다. 윤소영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과장이 ‘라이즈 개념과 향후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의진 기자)

[대전=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대학 혁신의 핵심 키워드는 ‘참여’와 ‘자율’이다.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라이즈) 추진 과정에서 전문대학의 목소리를 어떻게 내느냐가 중요하다. 정부의 신규 사업인 ‘글로컬대학’에 전문대 지원율이 저조했다. 일단 참여율이 높아야 그 안에서 성과도 나오는 게 아닐까. 라이즈(RISE) 추진 과정에서 물론 힘들겠지만 전문대가 먼저 제안하는 게 중요하다. ‘전문대가 힘드니까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는 이제는 어디에서도 안 먹힌다.” (윤소영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과장)

“사실상 일반대 중심인 국내 대학 교육정책 속에서 전문대·고등직업교육의 정체성을 확립하기란 매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특히 정부 재정지원사업 선정에 따라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고, 이 결과 그간 전문대 특성화가 상당 부분 퇴색한 측면도 있다. 이를 고려하면 라이즈(RISE) 전환 과정에서 전문대만의 역할·특성화를 부각하라는 요구가 얼마나 힘든 문제인지 짐작할 수 있다. 불리한 측면에 놓였지만 지금이라도 전문대가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박철우 한국공학대 교수)

“전문대가 아무리 목소리를 내더라도 일반대에 비해 역할·중요성이 부각하기 어려운,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 구조라는 점이 명백한 상황이다. 실제 각 지역에서도 지자체가 라이즈 추진 과정에서 전문대를 고려하는 경우가 매우 미흡하다는 보고가 나온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여지는 더 줄어든다. 여전히 진행형인 라이즈 추진 과정에서 전문대 목소리를 내고자 무엇이라도 해보는 과정이 더 중요한 것이다” (조훈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국제협력실장(전문대학 라이즈 지원단장, 서정대 교수))

■ 교육부 “전문대, 라이즈 과정서 힘들겠지만 해법 찾아 새로운 도약 준비해야” =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달 26일부터 이틀간 대전 인터시티 호텔에서 개최한 ‘전문대학 라이즈 지원을 위한 역량강화 연수·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은 라이즈 추진 과정에서 전문대가 소외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다양한 발언을 쏟아냈다. 참석자들은 이에 지자체별 라이즈 프로젝트 설계 과정에 전문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것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문대학 라이즈 지원을 위한 역량강화 연수·워크숍’은 지난 9월 전문대교협 주도로 출범한 ‘전문대학 라이즈 지원단’이 전국 전문대 관계자를 대상으로 라이즈 구축 과정에서 전문대-지자체 간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전문대의 지역혁신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 정책 추진 흐름에 대응하고 지역 현안 해결의 주체로서 전문대가 주도적이고 더욱 긴밀하게 지자체와 손을 잡아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전문대학 라이즈 지원을 위한 역량강화 연수·워크숍’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사진=김의진 기자)
‘전문대학 라이즈 지원을 위한 역량강화 연수·워크숍’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사진=김의진 기자)

■ 지역별 라이즈 현안 해결 위한 구조·제도적 해법 모색, 정부·지자체·대학·민간 부문 간 협업 방안 논의 = 이날 연수·워크숍에는 교육부와 지자체, 일반대·전문대 등 라이즈 구축과 관련된 전문가 8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지역별 라이즈 추진 과정에서 효율적 현안 해결을 위한 구조·제도적 해법을 모색했고, 정부·지자체·대학·민간 부문 간 협업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 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윤소영 교육부 지역인재정책과장이 ‘라이즈 개념과 향후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 발표했고 △박철우 한국공학대 교수의 ‘지역혁신을 위한 라이즈 프로젝트 설계 – 지자체 라이즈 운영 매뉴얼’ △조훈 전문대학 라이즈 지원단장(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국제협력실장, 서정대 교수)의 ‘전문대학 라이즈 지원단의 역할과 추진 전략’ 등 강연이 진행됐다.

이와 함께 라이즈 시범지역인 경상북도와 전라북도에서 각각 장수희 경북라이즈사업추진단 팀장과 김수은 전북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참석해 경북도·전북도의 라이즈 사업 추진 계획을 소개하면서 지역별 공동해법 모색에 전문대학이 발 벗고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윤소영 과장은 “지자체가 대학을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에 대한 원론적인 질문은 지역·대학 위기가 맞물린 지금 상황을 개선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지자체와 대학이 어떻게 협력해 이 위기를 돌파할 것일지 질문하고, 이에 대한 답을 찾고 차근차근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이어 “라이즈가 시도 지자체와 대학이 상호 신뢰 하에 상생 파트너십을 발휘하는 지역혁신 생태계의 새로운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철우 한국공학대 교수도 “전문대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며 “이럴 때일수록 전문대 역할을 분명히 하고 차별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생존의 길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이어 “다만 전문대가 바라보는 해결방안과 외부 전문가가 보는 시각 차이가 큰 것도 사실”이라면서 “전문대 모델이 직업교육의 차별성·특성화를 잘 담아내는지 묻는다면 냉정하게 그렇다고 보기 힘들다. 이 부분을 혁신적 방향으로 정립하고 지자체에 이야기해야 라이즈 내에서 전문대의 역할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워크숍에서는 전국 전문대학 관계자들이 지역별로 10개 팀을 구성하고, 전문대교협에서 기존에 제시한 바 있는 ‘라이즈 내에서의 전문대학 프로젝트 14개 모형’을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사업 모델을 고도화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앞서 전문대학 라이즈 지원단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지역사회와 전문대학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사업 모델로서 14가지 전문대학 프로젝트 모형을 구체화해, 전국 17개 시도 지자체에 배포한 바 있다. △지역 정주형 취·창업 연계 △지·산·학·연 협력 △혁신적인 평생·직업교육 △지역 현안 해결 등 4가지 핵심 분야에 특화한 14개 사업 모형으로 구성됐다.

이날 워크숍에서 대구지역 전문대학 관계자들은 ‘대구형 라이즈 계획’과 관련해 전문대학의 역할을 4개 프로젝트, 13개 세부과제로 재구성했다. 이를 중심으로 대구광역시와의 구체적인 라이즈 협력 체계 방향을 제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구지역 전문대 관계자들은 이날 △대학 특성화 파워풀 인재 양성(‘5대 신산업 고급·전문·실무 인재 양성’ ‘비학위과정 D-JOBS 운영’ ‘지·산·학 연계 연합·공유·융합대학’) △대학 중심 창업 붐 조성(‘캠퍼스 창업 활성화’ ‘특화형 창업 거점 운영’ ‘대학 창업기업 성장지원 투자 펀드 조성’) △지·산·학·연 협력 산업 대전환(‘거버넌스 기반 미래 산업 전문기업 육성’ ‘첨단 클러스터 공동 캠퍼스 운영’ ‘지역산업 선도연구소 운영’) △지역사회 열린 캠퍼스 운영(‘생애주기별 HR 플랫폼 체계 구축’ ‘동성로 르네상스 캠퍼스타운 조성’ ‘대학 주도 지역사회 공헌 프로젝트’ ‘글로컬 콤플렉스 구축’) 등을 제안했다.

대구지역 전문대 관계자들은 “대구시의 라이즈 대응 전략이 5개 주력산업 분야 중심으로 수립됐지만 해당 주력산업은 일자리 부족 문제 등으로 정주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는 한계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역에 남아 지역을 지킬 ‘정주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특화 분야로 집중해 역할 정립을 하고 예산도 이에 맞게 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조훈 라이즈 지원단장(전문대교협 국제협력실장)은 “지역에서 각자 생존을 위한 개별 대학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전문대학 특화형 모델을 만들어 내기 위해 함께하는 협업이 더욱 절실해진 시점”이라며 “대학 혁신의 새로운 생태계가 전 지역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공유·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이 주요해진 이유”라고 설명했다.

조훈 단장은 이어 “혁신이 제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재정과 같은 물리적 자본도 중요하지만, 잘 작동되는 파트너십·컨소시엄·네트워크 등 사회자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제 대학은 지역의 사회자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전문대 역시 라이즈 추진·전환 과정에서 중요한 사회자본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대학 라이즈 지원단은 조훈 지원단장이 총괄하고, 전문위원(25명)·자문위원(6명)·실무위원(5명) 등으로 구성됐다. 전문위원으로 현재 라이즈 컨설팅 위원과 글로컬대학 자문위원을 비롯해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전문대학 육성사업(LINC 3.0 사업)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하이브) 사업 △대학의 평생교육체제((LiFE, 라이프) 지원사업 △한국전문대학기획실처장협의회 △한국전문대학산학협력처단장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무·입학처장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국제교류부서장협의회 등 주요 관계자가 참여한다. 자문·실무위원은 전문대교협에서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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