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진학지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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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국화, 둘 중에 어느 꽃이 더 아름다울까? 우리 자녀는 장미와 국화 중 어디에 더 가까울까? 계절의 여왕이라는 오월의 햇빛 아래서 빨간 자태를 뽐내는 장미는 정말 아름답다. 그 장미가 함께 모여있는 꽃밭은 더욱 아름답다. 필자는 국화도 아름답다. 가을에 다른 일년생 식물의 줄기가 말라갈 때, 노랗게 핀 큰 송이의 국화는 정말 아름답다. 어쩌면 그렇게 화사한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당당하고 늠름하다. 이런 상황이니 장미와 국화, 어느 꽃이 더 아름답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둘 다 아름다운 매력이 다르고 피는 계절도 다르지만, 그 꽃을 보는 필자는 행복하다.

필자가 아내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사준 꽃이 장미와 국화였다. 아주 빨간 장미 한 송이와 노란 국화 한 송이를 아내에게 선물했다. 빨간 장미는 아내를 상징하는 꽃이었고, 국화는 필자를 상징하는 꽃이었다. 장미는 아름다움의 대명사인 꽃이라 아내를 상징할 만하다. 국화는 계절의 끝까지 견디고 꽃을 피우는 꽃이라 필자를 상징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데이트하는 아내에게 그렇게 어필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국화만큼 강하게 세파의 어려움을 잘 견딜 수 있는 남자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당신의 인생을 맡겨도 충분히 책임질 수 있는 강하고 좋은 남자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결혼 후에도 필자는 결혼기념일에는 꼭 노란 국화 한 송이와 빨간 장미 한 송이를 선물하곤 한다.

올해는 빨간 장미 대신 아주 여린 느낌의 핑크빛 장미를 골랐다. 올해는 꽃 색깔을 바꾸라는 꽃 가게 주인의 핀잔을 들으면서 바꿨다. 여자들은 빨간 장미보다 핑크 장미를 좋아하는데, 그걸 모르는 남자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빨간 장미를 여자가 좋아한다고 착각하고 있다고 가게 주인은 말했다. 그의 말대로 크고 가장 예쁜 핑크빛 장미 한 송이에 꽃송이가 작은 자주색 국화 일곱 송이, 배경으로 보라색의 예쁜 작은 꽃들을 묶어 작은 꽃다발을 만들었다.

전에는 필자를 상징하는 국화가 장미보다 컸지만 올해는 장미가 더 크다. 필자를 상징하는 노란 국화는 자주색의 다소곳한 일곱 송이의 작은 꽃이 되어 장미를 보호하고 있다. 과거에는 필자가 아내를 이끌고 간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내의 지혜와 헌신 덕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작은 꽃이 되어 아내의 아름다움을 다양하게 받쳐주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그 주변에는 아주 작은 보라색 꽃은 장미를 더 아름답게 만드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장미와 국화는 각자의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러나 피는 계절이 다르다.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의 따스한 햇볕과 함께 흐드러지게 피는 장미는 정말 화려하다. 따스한 봄기운과 함께 사람의 마음을 더욱 사랑하도록 한다. 하지만 국화는 겨울 가까이에서 낙엽이 지는 계절에 핀다. 사람들이 봄꽃과 여름꽃에 마음을 두고 있을 때는 존재감도 없다. 하지만 혼자 자라면서 꽃 피울 준비를 한다. 나무의 잎이 단풍이 되고 낙엽이 되어 떨어질 때 꽃이 핀다. 그래서 장미처럼 크게 환대를 받지는 못한다. 단풍이 너무 아름답고 화려하고 전 산에 퍼지기 때문에, 관심을 가진 사람에게만 위로와 기쁨을 준다. 하지만 서정주 시인의 명시 <국화 옆에서>를 기억하면, 국화의 아름다움은 더욱 빛난다.

우리 자녀는 모두 꽃이다. 장미와 국화처럼 색깔과 모양이 각기 다르고 피는 시기가 다르지만 각자의 아름다움을 가졌다. 장미처럼 많은 사람이 추운 겨울을 견디고 봄을 맞이하는 가운데 기다리는 꽃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국화처럼 날씨가 차가워지고 사람의 마음이 스산해지기 시작할 때 꽃이 피기도 한다. 그러나 모두 꽃이고 아름답다.

장미와 국화, 어느 꽃이 더 아름다울까? 어느 꽃이 우리 인생에 더 가치가 있을까? 부질없는 비교다. 모두 각자가 피는 계절이 있고, 각자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가치가 있다. 우리 자녀도 그렇다. 어떤 자녀는 장미처럼 이른 시기에 화려하게 꽃을 피우지만, 어떤 자녀는 국화처럼 늦은 계절까지 어렵게 견디면서 꽃을 피운다. 하지만 부모가 기대하는 계절에 피지 않는다고 꽃이 아닌 것이 아니다. 부모가 이 점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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