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연임 임기 시작…“초임 때의 성과는 발전시키고, 과오 보완할 것”
초임 때 재정지원사업 수주로 ‘재정 건전성’ 확보…비결은 ‘학생 중심’ 체계
모든 교수가 1년에 2회 이상 교수법 특강 이수해야…교수업적평가에 반영
각 전공 분야와 AI 접목 추진 등 교수역량 강화…웹툰과 신설 등 지역특화 학과 운영
4차 산업혁명 시대 맞아 컴퓨팅 사고력·문제해결력 갖춘 ‘디지털 융합 인재’ 양성 전력

나세리 한양여대 총장이 지난달 25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총장 리더십에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나세리 한양여대 총장이 지난달 25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총장 리더십에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리더는 통찰력을 갖추고 맥락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의 수장인 총장은 통찰의 힘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춘 대학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나세리 한양여자대학교 총장은 지난달 25일 총장 집무실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총장 리더십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나 총장의 리더십은 교육부 메이저 재정지원사업에 잇따라 선정되면서 빛을 발했다.

나 총장은 “지난 임기 동안 우리 대학은 다양한 재정지원사업을 수주해 대학 재정 건전성을 확보했다. 이들 사업은 대학 발전을 지속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한양여대는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산학연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3.0)’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사업(하이브, HiVE)’에 선정됐다. 나 총장은 이 같은 사업을 교내 구성원과 함께 수행하며 대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나 총장은 지난 2019년 9월 제7대 총장에 이어 연임에 성공해 지난 9월 1일 제8대 총장 임기를 시작했다. 한양여대에는 컴퓨터정보과 교수로 인연을 맺었다. 교수 재직 중에도 교수학습개발센터장, 교무처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총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후에는 공학 박사 출신인 점을 살려 한양여대를 ‘융·복합 디지털 교육 특성화 대학’으로의 면모를 착실히 다져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외부기관 평가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주요 일간지가 주관하는 평가에서 ‘글로벌파워브랜드 대상’ ‘대한민국 명품브랜드 대상’ ‘소비자의 선택 대상브랜드’ ‘고객감동 우수브랜드 대상 1위’로 꼽히며 한양여대의 이미지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나세리 총장이 연임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나세리 총장이 연임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제7대 총장에 이어 제8대 총장으로 연임됐다. 연임 소감은.
“연임을 축하해주는 사람이 많다.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해줘서 감사하다.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며 한양여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이뤄 낸 그동안의 성과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한양여대는 ‘전통있는 서울 소재 여자 전문대’에서 ‘경쟁력 있고 인지도 높은 상위권 대학’으로 변화하고 있다. 초임 때 성과가 있었지만 동시에 과오도 있었다. 이번 임기에는 지난 임기에 부족했던 부분들을 보완하고 싶다. 한양여대를 사회에서 꼭 필요한 학교로 만들고자 한다. 학령인구 급감 위기 속에 한양여대만의 사회적 역할을 재정립하고 산업 변화와 학습자 니즈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는 대학을 만들어야 하는 게 총장 소임이라 생각한다.”

- 초임 때 대학 운영에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첫 임기 때는 그 당시 한양여대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그때는 재정지원사업에도 많이 투자하지 못했다. 당시를 떠올려보면, 대학 변화와 발전을 위한 역동성이 다소 부족한 환경이었다고 본다. 이런 면에서 단순한 재정 문제를 넘어서 어떻게 우리 학교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까 고민했다. 이 과정에서 재정지원사업이 많은 도움이 됐다. 여러 재정지원사업에 도전하고 사업을 운영해나가는 과정 자체가 대학 발전과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재정지원사업이 학교 발전을 위한 필수 요소라고 본다.”

- 교육부 메이저 국고 사업에 모두 참여한다. 비결이 무엇인가.
“핵심 비결은 단단한 교육체계라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은 학생을 중심으로 모든 일이 진행된다. 학생 중심의 교육체계와 선도적인 교수법이 모든 사업의 기반이다. 모든 교수가 1년에 2회 이상 교수법 특강을 이수해야 한다. 특강을 토대로 교수들은 다양한 교수법을 수업에 적용해야 한다. 이런 부분이 교수업적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첨단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방식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IT 비전공자 교수를 포함한 70여 명의 교수가 인텔사의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AI 교육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자격증 취득에 그치지 않고 각 전공 분야와 AI를 어떻게 접목할지 고민하고 있다. 창의적인 교육에서 교수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다른 비결로는 꾸준히 지역사회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동구청의 업무협조와 지역 상공회와 관계가 아주 협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7일 개교기념식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과 허범무 상공회 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만큼 지역사회의 협조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교육부 주요 재정지원 사업에 선정된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 평생·직업교육 활성화 측면에서 총장이 생각하는 전문대 역할은.
“전문대는 평생·직업교육을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교육기관이다. 최근 산업 현장이 급변하면서 청년들이 대학 졸업 후 사회에 자리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한 노인인구가 꾸준히 증가해 고령자도 경제활동을 이어가야 한다. 이에 따라 기존의 평생교육도 교양, 자기개발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습자들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디지털 활용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나아가 재직자 재교육, 경력단절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지는 직업교육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 한양여대의 대표 평생·직업교육 사업 중 하나로 하이브 사업이 있다. 지방과 달리 서울지역은 성인학습자를 정원외로 모집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서울에 거주하는 성인들이 오히려 평생·직업교육 기회를 얻기 어렵다. 따라서 향후에 이와 관련된 규제도 완화되길 바란다.”

나 총장이 한양여대의 하이브 사업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나 총장이 한양여대의 하이브 사업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하이브(HiVE) 사업의 구체적 성과가 궁금하다.
“하이브 사업은 우리 대학 평생·직업교육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미래에는 한양여대가 하이브 사업을 기반으로 ‘지역 생애주기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로 대학 정체성을 정립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양여대는 지역이 추구하는 도시 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학교가 있는 성동구는 ‘스마트 포용 도시’를 지향한다. 이 점을 고려해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디지털·문화기술(IT/CT)로 성동구를 혁신하는 지역밀착형 고등직업교육 거점화’를 목표로 1차 년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외식산업과에 신설한 제과비즈니스빌드업 과정은 관련 업체 종사자들로부터 열띤 호응을 받고 있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지만 디저트를 제조할 수 없는 업주들에게 인기다. 해당 교육과정을 통해 제과·제빵 기술을 배우고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개발한다. 이외에도 지역특화 학과로 빅데이터과, 스마트IT과, 문예창작과 등 3개 학과를 개편하고 웹툰과를 신설했다. 현재 성동구 미취업자, 재직자, 소상공인, 예비창업자, 취약계층 대상으로 지역특화 분야 15개 과정, 일반 분야 4개 과정의 평생직업교육 과정과 지역공헌자율과제 4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평생직업교육과정인 ‘SW테스팅 취업과정’ 수료자는 지역산업체로 취업하고 있다.”

- 재정사업 이외에도 성동구와 연계하고 있는 활동·프로그램이 있는지.
“하이브 사업 홍보를 위한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성동구 아파트 공동체 연합회 구성원들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연합회 단체장들이 홍보위원으로 활동한다. 평생교육 사업을 대학 홈페이지에 홍보해도 실제로 주민들에게 정보가 닿지 않으면 사업 운영 이유가 사라진다. 따라서 홍보위원들이 직접 대학 평생학습 프로그램 홍보에 나선다. 반대로 학교에서는 재학생들이 지역 봉사활동에 참여해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올해는 성동문화재단과 협업해 지역민 대상의 ‘생성형 AI를 활동한 우리 동네 문화 체험 교육’을 진행했다. 또한 성동구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ESG 아이디어톤을 운영했으며 ‘크리에이티브 X 성수’에 CT페어 전시, 학생 자원봉사 참여 등 산업협업특화센터(ICC)를 기반으로 지역사회 협력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2013년부터 성동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위탁 운영하며 지역사회 어린이 건강 증진과 영·유아 가정양육 및 어린이집 보육 교직원을 지원하고 있다.”

- ‘디지털 융합 인재’ 양성에서 가장 중요한 점을 꼽는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다양한 학습 경험을 쌓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 융합 인재가 단순히 컴퓨터를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디지털 융합 인재는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뜻한다. 문제 상황에 노출됐을 때 단계적으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 논리적으로 사고할 줄 알아야 한다. 논리적 사고는 곧 알고리즘이다. 학생들이 실무 현장에서도 문제 상황에 놓였을 때 컴퓨터를 활용하지 않아도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야 한다. ICT 비전공자에게 디지털 기술은 도구다. 이 도구를 전공 분야에서 활용할 줄 안다면 어느 분야에서도 필요한 인재가 될 것이다. 챗(Chat)GPT, 빅데이터, AR 기술 등 여러 디지털 신기술이 앞으로는 전 분야에서 사용될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전공 분야 상관없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준비를 시켜야 한다.”

- 전교생 대상으로 한 ‘창의컴퓨팅’ 수업이 인상적이다. 총장이 생각하는 교육적 효과에 대해 예시를 든다면.
“해당 수업은 신입생들의 기초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과 상관 없이 신입생들은 모두 각 과에서 창의컴퓨팅 과목을 수강한다. 단순히 오피스툴을 다루는 수업과 다르다. 다양한 프로그램 툴을 활용해 구현하는 수업을 받는다. 학생들은 이 수업을 바탕으로 기초적인 컴퓨팅적 사고력을 보유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전공 분야에서 융·복합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 ‘컴퓨팅적 사고력’은 앞서 말한 문제 해결 능력이다. 문제해결 과정을 단계, 절차로 나열할 수 있는 사고력이다. 컴퓨팅적 사고력은 디지털 기술 습득에 필요한 능력이다.”

-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많은 대학이 재정난, 신입생 충원 위기를 겪고 있다. 이 가운데 한양여대의 재정 건전성·신입생 확보 전략이 있다면.
“올해 입학자원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한양여대 모든 교직원도 절박한 심정으로 2024학년도 입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현재까지 입학정원 확보에 문제가 없다. 다만 선제적으로 혁신 노력과 대학 체질 개선, 지역특화산업에 부합하는 미래 혁신 인재 육성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 재정지원사업과 대학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우수한 신입생을 유치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신입생 유치를 재학생 취업률과 연계해 우수한 교원을 확보하고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우리 대학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등록금을 동결했다. 지난 2012년에는 한 차례 인하했으며, 현재까지 동결 중이다. 반면 물가 상승을 반영한 지출 규모는 매해 커지고 있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한양여대는 적극적으로 재정 운영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선해나가고 있다. 또한 교육자산을 활용해 한국어 교육센터, 평생교육원을 운영하며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확대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한양여대를 ‘사회에 꼭 필요한 대학’으로 만든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총장 이 되기 전 가르쳤던 학생들 가운데 현재 학교에서 조교, 직원으로 근무하는 학생이 많다. 언젠가 그중 한 명에게 일을 잘한다고 칭찬했더니 ‘교수님께 배웠던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내용이 실제로 인생을 살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해줘서 기억에 남는다. 이와 관련해서 총장으로서도 학교를 잘 이어갈 수 있는 후임총장을 키워내고 싶은 목표도 있다.”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왼쪽)과 나 총장이  한양여대 건학정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왼쪽)과 나 총장이  한양여대 건학정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나세리 총장은…
이화여대 이학석사 학위, 서강대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991년 한양여대 컴퓨터정보과 교수로 부임했다. 교수 재직 기간 중 정보기술원장(2002~2004), 교수학습개발센터장(2016~2017)을 맡았다. 제7대 총장 선임전까지는 교무처 처장을 역임했다. 이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 자체평가위원, 교육부 NCS개발 워킹그룹, 강남구 정보화추진위원회, 영등포구 정보화 자문위원, 양천구 정보화위원, 송파구 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 관악구 정보화추진위원회 위원 등 다양한 협회와 단체에서 활동했다. 지난 2019년 9월 제7대 총장으로 취임했으며 지난 9월 제8대 총장으로 연임 임기를 시작했다. 


<대담=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 / 정리=주지영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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