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성용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홍보팀장

방성용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홍보팀장
방성용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홍보팀장

“스우파(방송 ‘스트릿 우먼 파이터 2’) 댄서들은 ‘춤이나 추는 여자들’이란 고정관념의 피해자가 되기를 거부했다. ‘나는 멋진 사람이다. 남의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고 내 열정에 책임진다’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전하는 댄서들에게 대중이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이다” - 조지선 연세대 심리학과 객원교수

필자는 이번 글을 통해 대중문화의 한 현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최근 끝난 모 케이블 방송사의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 2(이하 스우파2)’가 시청자들의 큰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지난 10월 31일 종영한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이하 ‘스우파2’)’는 무대의 배경이었던 댄서들을 공연 무대의 주인공으로 조명한 여성 크루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최근 끝난 ‘스우파2’는 자신의 분야에 도전하는 전문직업인들의 열정과 도전의 가치를 확인시켰고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을 크게 이끌어냈다. 사실 ‘댄서’는 그동안 엔터테이먼트 업계 피라미드의 가장 아래에 있다는 평을 받았다. 또 1980년대 중반까지 각종 쇼 프로그램에 투입돼 가수 뒤에서 얼굴도 제대로 보여지지 않는 조연으로 취급받았다. 1980년대 말부터 가수와 팀을 이룬 댄서들이 나타났지만, 대기실은 커녕 의상과 메이크업조차 제대로 제공받지 못했고 시대가 바뀌며 2000년대 들어서며 다양한 인기 댄스곡이 나왔지만, 여전히 댄서의 위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대는 확실히 변했다. 이제 몇몇 유명 가수들은 시상식 무대에서 자신의 많은 히트곡 안무를 만들었던 댄서 이름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표하는 등 아티스트와 댄서는 무대를 함께 만들고 오랜 시간 호흡하며 작품을 완성해내는 동반자 관계로 이어지게 됐다. 한마디로 2023년 우리 사회는 돈 많이 버는 직업보단 존경받는 직업, 내 열정을 이어주고 자존심을 지켜줄 분야의 잡 프로티어가 인정받는 시대가 돼가고 있다.

언젠가 전문대학 학생들과 미팅 자리에서 한 학생에게 “나에게 전문대학이란” 질문을 던졌을 때 그 친구는 “다이소”라고 답했다. 의아해하는 필자에게 그 학생은 “다이소는 실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건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어 편하게 구매할 수 있고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사회적 공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본인이 생각하는 전문대학은 우리 사회에서 ‘다이소’의 역할을 하는 교육기관이라고 말해줬다.

최근 모 전문대학에 특강을 가서 한 특성화 전공의 교육과정 커리큘럼을 살펴본 적이 있다. ‘공연기획론’ ‘연예기획서 작성 실습’ ‘K-POP 뮤직 비즈니스’ ‘메타미디어와 마케팅’ ‘메타버스 활용 문화예술기획’ 등 공연·문화 기획에 대한 실질적 교육과정들로 가득 차 있었다. 특강 시작 전 필자는 한 학생에게 “왜 이 대학 이 전공을 선택했냐”고 질문을 던졌고 그 학생의 답은 “앞으로 공연·문화 기획의 실무자로 일하고 싶고 이 대학엔 내가 원하고 배우고 싶던 수업 과정이 가득 차 있어 입학했다”고 밝혔다.

시대는 변했고 우린 이 사회의 변화를 인정하고 새 수요자인 젠지 세대 수험생들의 욕구를 잘 파악해야 한다. 현재 전국에 실용댄스, K-팝 관련 전공 등을 보유한 전문대학은 최소 약 20곳이다. 또 전문대학은 전문 댄서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등을 다양하게 운영해 오면서 스우파 프로그램에 출연한 여러 댄서를 배출하는 등 ‘K-컬처의 산 교육 현장’으로 한층 성장해 가고 있다.

끝으로 ‘스우파2’ 방송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이제 유튜브 등을 통한 음악 소비 시장의 급증을 통해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 바뀌었고 스트릿 댄서들은 잡 프론티어 ‘K-팝 안무가’로 사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결론적으로 전문대학을 ‘다이소’라 정의한 그 학생의 말은 정답이었다. 그리고 그 정답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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