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공병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공병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현재 대한민국 교육은 많은 문제에 봉착해 있다. 특히 학교폭력, 교권침해와 같은 교육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선생님이 교실에서 폭력에 노출되고, 죽음으로까지 내몰리는 상황에서 공교육의 정상화는 요원하다. 사회적 이슈화에 따른 사후대책과 제도적 정비만으로 근본적 해결이 되지 않음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교육계가 연일 학교폭력과 교권침해 문제로 화두에 오르면서 각 시·도교육청과 정부부처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봉책으로 질타만 받기 일쑤다. 앞서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자는 의미에서 경기도교육청이 2010년 학생인권조례를 도입한 것도 결국 교권추락을 가져온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간의 교육계에 나타난 문제들이 본질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채 또 다른 문제를 양상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가치에 귀를 기울이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언제까지 눈에 보이는 제도개선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처럼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살 것인가.

인성 회복 위해 교육 패러다임 대전환 필요
대한민국은 2015년 세계 최초로 인성교육진흥법을 제정한 나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현장의 인성 문제는 오히려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인성교육진흥법 제1조를 보면, “이 법은 대한민국헌법에 따른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고 교육기본법에 따른 교육이념을 바탕으로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人性)을 갖춘 국민을 육성하여 국가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사람들은 이 법에서 ‘인성’만을 얘기하고,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을 외면한다. 나라를 세울 때 선조들의 혜안과 통찰이 담긴 뿌리정신을 외면한 인성은 어떠한 것인가.

인성회복은 지식으로만 해결이 곤란하고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지식기반사회 속에서 교육은 국가발전의 핵심 원동력이었으나, 인성은 뒷전이었다. 

현대교육의 상징이지만, 그 수명을 다한 서구 교육모델인 ‘지덕체(智德體)’부터 바꿔야 한다. 인류의 과학과 학문은 인간 두뇌의 발달과정이 ‘체덕지(體德智)’임을 제시한다. 입시지옥과 지식 중심인 현재 교육환경에서 패러다임 전환은 필수적이다.  

방탄소년단이 오랫동안 사랑 받는 이유? ‘재능’보다 ‘인성’
필자가 지난 7월 새롭게 취임한 대학은 해외에서 ‘BTS 대학’으로 유명한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방시혁 대표가 방탄소년단을 결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본 것도 ‘재능’이 아니라 ‘인성’이었다. 방 대표는 단기간의 반짝스타가 아니라, 오랫동안 사랑받고 감성적 소통을 하면서 잠재된 능력을 스스로 이끌어 내도록 하는 열쇠를 ‘인성’에 뒀다. 이 점이 글로벌사이버대가 추구하는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과 통했다. 실제 BTS 멤버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틀은 깨뜨리고,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인간 뇌의 무한한 잠재성을 지속적으로 계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제는 교육의 근본가치 회복의 시간이다. 필자는 대한민국을 살리고, 나아가 기후위기로 대표되는 지구 생태계 위협을 극복할 수 있는 정신이 바로 ‘홍익인간’, 즉 ‘K-스피릿’이라 믿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신은 온데간데없고 교육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가 무너져 가는 느낌이다. 

교육붕괴의 근본 원인은 ‘인성교육의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 그동안 우리 교육은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경쟁교육만 난무했는데, 이제는 ‘너도 잘되고, 나도 잘되고, 우리 모두가 잘되는 교육’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교육은 한국의 미래이며, 전 세계가 연결된 지구촌 시대의 미래이기도 하다.

‘인성·정신·문화’, 소프트파워 가치의 재확인
다행히 교육계에서도 긍정적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부산교육청이 시도하는 0교시 체육활동에서 진행하는 뇌를 깨우는 ‘아침 체인지(體仁智)’, 충북교육청의 ‘체인지(體人智) 자기성장프로그램’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맨발걷기’도 크게는 ‘체덕지(體德智)’로의 교육패러다임 전환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정부에서도 AI시대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인성함양에 체육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여 입시 위주 교육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20세기 한국은 남을 따라가는 나라였지만, 21세기 한국은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야 하는 나라다. BTS로 대표되는 K-POP, K-문화와 함께 코로나 시대에 보여준 한국의 품격 있는 시민의식은 외국인들에게 한국문화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국제사회에서 ‘소프트파워’가 갖는 새로운 가치와 힘을 제시한 조셉 나이(Joseph Nye) 하버드대 교수는 한국을 소프트파워 강국으로 손꼽으며 한류의 가치를 특히 강조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한류의 뿌리정신의 회복이다.

‘인성회복운동’에 적극 동참해주길
우리 대학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가치창조를 위해 ‘K-스피릿’을 전개할 것을 선언하는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금은 거의 사장되어 문자로만 남아있는, 현실 속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홍익인간 정신’을 한국 교육계에 알리고, 전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문제뿐만 아니라 국가 간 전쟁위기, 종교와 이념, 기후위기 모든 것이 인간의 이기심에서 출발한다고 보고, 이를 ‘함께 공생하고 함께 잘 살기 위한 홍익의 정신, K-스피릿’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지금은 침묵할 때가 아니며, 근본정신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다. 지구와 인류사회에 공헌할 한국적 가치의 회복, ‘인성회복운동’에 교육부와 교육청을 비롯해 많은 대학과 학교, 유관기관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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