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조선대학교 산하 대학 중 ‘최초 직선제 연임 총장’…민주적 학사운영, 재정건전성 향상으로 지속가능 대학 토대 마련
고등직업교육서 ‘산학협력’ 강조, RISE 구축 취지 공감…전국 전문대 지역 특화역량 강화, 지산학관 거버넌스 구축해야
지자체별로 전문대 역할·위상 제각각…“일반대·전문대 역할 구분, 글로컬대학도 전문대학 트랙 별도 선정” 제안도
인구 급감으로 벼랑 위기 몰린 지방 전문대 해법은…‘지역 거점 전문대’ 발굴 통해 전문대 상생 발전 모델 구축, ‘대학 간 공유·협력’ 필요
대학 브랜드를 디자인하고 특성화하는 게 전문대 생존 비결…“입시홍보 성공은 학생·학부모와의 네트워킹 기회 제공 여부 달려
총장 리더십서 ‘군주민수(君舟民水)’ 인용하며 “통섭, 방향설정, 포용 능력 갖춰야…미래 대학의 경쟁력 확보 위한 비전 제시” 강조

조순계 조선이공대 총장이 지난 22일 한국대학신문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대학정책 중심에 학생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조순계 총장은 학생 중심, 학생 감동, 학생 만족을 위한 교육 현장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조순계 조선이공대 총장이 지난 22일 한국대학신문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대학정책 중심에 학생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조순계 총장은 학생 중심, 학생 감동, 학생 만족을 위한 교육 현장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주지영 기자] “대학 정책은 ‘학생들이 만족하겠는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한다. 교육 현장의 변화와 혁신은 학생 성공으로 이어져야 한다. 우리 대학은 ‘학생 중심, 학생 감동, 학생 만족’에 온 힘을 쏟을 것이다.”

조순계 조선이공대학교 총장은 지난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학생 중심의 대학 정책을 펼쳐 학생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총장은 학생을 성장시키지 못하는 교육은 존재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 총장은 ‘학생이 성장해야 한다’라는 교육 철학을 중심으로 조선이공대를 ‘꿈이 있는 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첫 임기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 전체 학과를 대상으로 진행해 오고 있는 ‘총장 토크 콘서트’가 대표적 예다.

그는 토크 콘서트를 통해 인생 선배로서 재학생들에게 꿈의 중요성을 전하고 그들의 청춘을 응원한다. 조 총장은 “콘서트에서 학생들에게 ‘역경은 많을지라도 한계는 없다’는 강한 의지를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직접 학생 식당을 찾아 재학생들의 생생한 의견에도 귀 기울인다. 조 총장은 식당을 이용하는 재학생들과 식사하면서 식당 메뉴부터 대학 생활 애로사항까지 대학 운영 전반에 대한 요청 사항을 직접 듣고 정책에도 반영한다.

이 같은 조순계 총장의 ‘학생 중심’ 경영 철학은 지난 총장 선거 때 빛을 발했다. 조 총장은 “재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저를 응원하는 현수막을 내걸며 힘을 보탰다”며 “총학생회를 비롯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해 줬다. 학생 중심으로 대학 정책을 펼치니 재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 결과 그는 재학생들의 응원 속에 이사회 만장일치로 지난해 제12대 총장 연임에도 성공했다.

조 총장은 대학 총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며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전문대 생존 방안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오는 2025년 전면 도입 예정인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이하 라이즈)에서는 전문대 간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총장은 “전문대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 전국 전문대에 공유와 협업이 뿌리내릴 때, 라이즈 체계에서 전문대가 살아남을 수 있다”며 “각각의 전문대는 지역에 맞는 특화역량을 키우고, 지산학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총장이 지난 임기 성과와 연임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조 총장이 지난 임기 성과와 연임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제12대 총장으로 연임 중이다. 연임 배경이 궁금하다.
“학교법인조선대학교 산하 3개의 대학(조선대학교, 조선이공대학교, 조선간호대학교) 가운데 직선제로 연임한 최초의 총장이 됐다. 구성원의 직접 투표와 이사회 최종 선임이라는 과정을 거쳐 연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지난 4년간 첫 총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구성원들과의 소통·화합을 통한 대학 시스템 구축 △민주적 학사운영 △전체 성과지표의 상승 △재정건전성 향상 등 지속 가능한 대학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내부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 대학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네임 밸류가 달라졌다는 외부 평가를 받아 신임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 지난 임기 성과를 어떻게 보완, 발전시킬 것인지.
“지난 임기에 대학 성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역점을 뒀다. 이번 임기에는 대학의 지속 발전을 위해 종합적 평가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매년 ‘성과 백서’를 만들어 정부 평가, 재정지원사업에 대비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100년의 미래가치를 내다보고 꾸준히 발전하는 대학을 만들 것이다. 또한 발전기금 10억 원 이상 모금을 통해 역사관을 포함한 복합문화관을 신축해 동문, 재학생들에게 우리 대학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함양시키도록 할 계획이다.”

- 조선이공대에 정보통신과 교수로 부임해 33년간 학생들과 만나왔다. 이 같은 경험은 총장직 수행에 어떻게 도움이 됐나.
“정보통신과 교수로 부임한 뒤 기획실장, 입학기획처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보다 우리 대학의 교육 체계 과정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교수로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고민했다. 이와 함께 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 정체성을 항상 생각했다. 타 대학에 비해 우리 대학의 부족한 점이 무엇이고 이를 개선할 방안에 대해 냉정하게 고민했다. 이런 시간들이 모여 지금의 총장 자질을 갖출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여러 대학이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선이공대만의 입학생 확보 전략이 있다면.
“우리 대학은 전통적인 입시 방식과 새로운 혁신을 함께 가져가는 ‘투 트랙 전략’으로 신입생 충원에 힘쓰고 있다. 전통적 입시 방식 일환으로 매년 입시 프로그램 개편·보완으로 양질의 신입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홍보 매체를 통해 대학 이미지 제고와 브랜드 매니징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과 학부모들을 직접 설득할 수 있는 장을 최대한 마련하고 있다. 최근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해 총장이 대학 비전과 강점을 설명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점들을 직접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선이공대는 대학 강점과 특성을 미디어와 SNS 홍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직접 닿는 방식을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 우리는 학생, 학부모와의 네트워킹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교육부가 라이즈 구축, 글로컬대학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일반대에 비해 전문대가 소외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방안이 있다면.
“대학이 지역발전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지역대학의 경쟁력을 키워 지역 정주형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라이즈 구축 취지에 백분 공감한다. 다만 지자체별로 전문대의 역할과 위상이 제각기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지자체와 대학이 끊임없는 협의를 통해 지역 특화산업에 기반한 일반대와 전문대 역할을 분담해야 이 사업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리 대학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하이브) 사업도 초기에 대학에 대한 지자체의 이해도가 높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자체는 차츰 지역 전문대 역할과 직업교육대학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연구, 전문, 실무인력까지 다양한 융합 인력을 지역에서 양성할 수 있도록 체계화해야 한다. 지난 2018년 국가교육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대 대비 전문대 학생들의 동일지역 내 취업률이 10% 이상 높다는 결과가 있다. 지역 정주는 지역에서 취업해 안착까지 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춰야 한다.
글로컬대학도 전문대학 트랙을 별도로 선정하는 등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사업 모델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혁신융합대학사업은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전문대를 포함하도록 기획됐다. 글로컬대학 컨소시엄에서도 지역 내 전문대를 필수 구성으로 명시한다면 라이즈 체계 목표를 구현하고, 그에 따른 시너지 효과와 파급력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조 총장이 지역별 거점 전문대 발굴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조 총장이 지역별 거점 전문대 발굴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을 포함해 올해 9개의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수주했다. 비결이 있는지.
“대학을 운영하는 책임자들의 의지가 가장 주효했다고 본다. 인구절벽으로 인한 등록금 수입 급감은 과거부터 예견됐던 상황이다. 따라서 대학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여러 사업을 수주해 재학생들과 지역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했다. 이를 위해 우리 대학은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투자해야 할 분야를 선정하고 교육부를 비롯한 각종 정부 지원사업을 분석했다.
조사분석작업이 완료된 후에는 관련 사업들 가운데 우리 대학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들을 목표로 설정했다. 목표 설정 이후에는 사업별 관련 지자체 등 여러 기관들과 수차례 만나 협의하고 직접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우리가 목표로 한 사업들을 대부분 수주했다. 사업 분석과 목표 설정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거친 뒤에 모든 역량을 결집해 우리 대학의 진정성을 어필했다. 총장은 대학이 나아갈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보직자들은 사업 성과를 위해 산업, 지역, 대학의 여건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사업 수주 후에도 재학생, 대학,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고 사업을 충실히 실행해야 한다.”

- 학령인구 급감, 지역인구 수도권 유출로 지역 소멸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지역 전문대를 위해 어떤 정책 지원과 대학의 자체 노력이 필요한지 궁금하다.
“대학들이 인구절벽에 따른 어려움을 예상했던 시기가 2000년대 초반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다가올 미래였지만 지금은 현실이 됐다. 지역 전문대는 더 이상 전문대만의 경쟁이 의미가 없음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 오히려 지역 전문대의 특성을 키울 수 있는 ‘대학 간 공유협업’이 더욱 필요한 시기다. 이를 위해 지역별 거점 전문대 발굴이 필요하다. 지역 거점 전문대를 중심으로 전문대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각 전문대들은 지역 사회 여건을 고려한 ‘대학 브랜드’를 구축해야 한다. 예전처럼 대학 이름만 보고 학생들이 오는 시대는 지났다. 대학 브랜드를 디자인하고, 특성화하는 것이 생존의 시작이다”

- 총장이 생각하는 좋은 리더십이란.
“‘책임과 섬김의 리더십’이라 표현하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세부적으로 통섭, 방향 설정, 포용의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통섭의 리더십은 소통에 기반을 둔다.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배를 띄우는 것도, 배를 엎는 것도 물이라는 뜻으로 민심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역설하는 단어다. 총장도 군주민수처럼 항상 구성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귀 기울이면서 소통해야 대학이 안정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향 설정의 리더십은 정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총장은 대학 경영자로서 대외적 환경 변화와 내재적 역량을 파악해 미래 대학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비전을 실현하는 능력도 뛰어나야 한다. 리더가 방향성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면 그 순간 모든 정책은 일관성을 잃게 된다. 마지막으로 헌신과 포용의 리더십은 구성원의 장·단점을 모두 받아들이는 것이다. 진심이 있어야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 구성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배려해 주는 진심을  갖춰야 한다.”

-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임기를 마치는 날 구성원들에게 진심이 담긴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총장이 되고 싶다. 구성원들로부터 ‘이런 총장이 있어 행복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또 우리 대학 체계가 조순계 총장의 끝과 함께 사라지는 게 아니라 지속 발전하는 체계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아울러 조선이공대만 생각하는 총장이 아니라 전국의 전문대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과 조순계 총장(오른쪽)이 총장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최용섭 본지 주필 겸 편집인과 조순계 총장(오른쪽)이 총장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명섭 기자)

■ 조순계 총장은…
전북대학교 전자공학과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에는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방문 연구를 수행했다. 조선이공대에서는 정보통신과 교수로 부임해 기획실장, 국제교류원장, 입학기획처장, 대학평의회 의장을 역임했다. 이외에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회장, 교육부 지방대학 특별위원, 고등직업평가인증원인증위원, KEDI 대학구조개혁 평가위원, 국가기술자격 정책심의회 전문위원, 한국통신학회 부회장 등 주요 기관 위원 및 교육 관련 협회·단체에서 활동했다. 2018년 6월 제11대 총장으로 취임했으며 지난해 6월 제12대 총장으로 연임 임기를 시작했다.

<대담=최용섭 주필 겸 편집인 / 정리=주지영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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