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순아 동강대학교 교육혁신처장

함순아 동강대 교수
함순아 동강대 교수

인터넷 뉴스를 읽다가 ‘육각형 인간(Hexagonal Human)’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됐다. 육각형 인간은 2023년 10월 1쇄를 찍고 거의 1달만에 17쇄를 찍은 ≪트렌드코리아 2024≫의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다. 10대 키워드는 ‘Dragon Eyes’로 축약되고, 여기에는 육각형 인간 이외에도 분초사회(Time-efficient society), 호모프롬프트(Homo promptus), 도파밍(dopamine farming), 디토소비(Ditto Consumption)등에 눈에 띈다.

이 육각형 인간은 외모, 성격, 집안, 직업, 자산, 학력이 헥사곤 그래프(Hexagon graph)를 꽉 채울 때 완벽하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사람들은 육각형 인간을 부러워하고 육각형 인간이 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이 개인의 발전을 유도할 수 있지만 정반대의 가혹함이나 자기박탈감으로 성공이나 행복과 멀어지는 삶을 살 수도 있다. 대학생들이 완벽한 육각형 인간에 몰두해 자신의 행복을 놓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육각형 인간이란 단어를 보고 있자니, 대학에 몸담고 있는 필자는 ‘육각형 대학(Hexagonal University)’이란 말이 떠올랐다.

현 시점에서 완벽한 육각형 대학이라 함은 신입생 충원, 재학생 충원, 취업, 운영 수익, 자산, 인건비 비율 등이 헥사곤 그래프를 꽉 채울수 있는 대학이 아닌가 싶다. 이들 헥사곤 요소들은 상호연계성을 갖고 유기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 있어 어떤 한 요소에서 비롯되는 문제는 도미노가 될 수 있다. 이런 도미노 현상을 막기 위해 또는 완전한 헥사곤을 완성하기 위해 많은 유수의 대학들이 노력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대학교육이 발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를 바탕으로 중등교육과 단절되지 않고 연계된 고등교육,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의 구분된 특성화의 방향성과 실천 등이 더욱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우리 학생들의 행복을 격려하듯이 우리 대학들의 행복 역시 격려하고 싶다. 무엇을 위한 완벽함인가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한다. 인구 절벽을 예측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급성심근경색(AMI)처럼 심장이 멈출지도 모르는 치명적 순간을 맞이하고 있는 대학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어제는 이웃대학이, 오늘은 또 어떤 대학이 겪게 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극히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모두 예외일 수 없는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 대학들은 상생발전, 동반성장 등 함께 발전하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고, 비로소 지자체를 중심으로 지역의 대학들이 하나가 되어 청년인구의 지역정주, 성인의 재도약 및 평생학습 보장, 외국인 지역정착 원조 및 교육기회 확대를 실천해야 할 기점에 와 있다. 지역의 대학이 협력하고 뭉쳐야 멈출지도 모르는 심장을 살릴 수 있는 방법 모색이 가능하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심정지의 경우 4분 이내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면 원상으로 회복가능하다고 교육하고 있다. 내 심장에 대고 내가 직접 CPR을 할 수는 없다. 오늘의 네가 내일의 내가 될 수도 있다는 의지로 상생하는 것만이 대학이 살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6년 전에 개발했던 기억요인의 ‘헥사그램(Hexagram of memory factor)’이라는 학습법이 생각난다. 해부학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사용했는데 해부학 학습성과를 높이는 도구로 유용했던 기억이 있다. 변형, 연상, 상상, 정서, 논리, 시각화 등 6가지 기억요인을 통해 해마와 기저체를 자극해 학생들의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촉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또 ‘IBBL(Image based Biological Learning)’이라는 이미지 기반 학습법을 개발해 학습 내용의 장기기억화를 촉진하고자 시도했던 적도 있다.

이렇듯 대학에서 교수의 역할은 어떻게 학생들을 도울 것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데 있다. 학생은 학교의 주인이고 근본이기 때문이다. 학생 한사람 한사람이 만족하고 즐겁고 행복해하며, 나아가 성공할 수 있는 대학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여전히 방법을 찾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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