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글로컬대학위원회 자문위원, 인덕대학교 교수)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글로컬대학위원회 자문위원, 인덕대 교수)
강문상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 회장(글로컬대학위원회 자문위원, 인덕대 교수)

글로컬대학30 중 10개 대학이 발표됐다. 통합을 전제로 공동 신청한 곳까지 합치면 총 14개교에 달한다. 설립 유형별로는 국·공립이 7곳, 사립이 3곳 선정됐다. 강원과 경북이 각각 2곳, 충남을 제외하고 모두 1개씩 선정됐다. 최종 선정된 10개 대학들의 공통점이 있다.

첫째, 사업의 내용이 발산적이고 확산적이다. 사업의 진행 단계가 대학 지역에서 주변지역으로 확산하고, 주변지역에서 글로벌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대학 주변지역에서 글로벌까지 연결되는 과정에서 양적 팽창뿐만아니라 질적 팽창까지 이뤄진다. 교육혁신에서 시작해 교육 및 연구에 대한 지·산·학의 연계, 학생들의 졸업 후 지역사회와의 연계, 지역사회에서 글로벌까지의 사업 진행이 체계적이며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다.

둘째, 과감한 혁신이 보여진다. 학과 간, 전공 간, 대학 간 과감한 벽 허물기의 모습이 보인다. 교수자 주도의 혁신이 아닌 학생 주도, 산업체 주도의 벽 허물기다. 나노디그리에서 마이크로디그리, 트랙제로 연결되는 모듈식 교육은 전공을 따라 공부하는 개념이 아닌 직무를 따라 배우는 과정으로 산업현장에서 바로 필요로 하는 기술과 직무와 연결된다. 1년 2학기의 학기제 개념도, 학년의 개념도 없다. 지금처럼 졸업장에 전공이나 특정 학과명이 기재되지 않고, 전공과 직무의 내용으로 표기될 것이다.

셋째, 선정 대학과 지역은 물론 주변 고등학교, (전문)대학의 발전까지 보인다. 선정 대학들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의 대학 중심의 발전뿐 아니라 주변 고등학교, 전문대학, 일반대학이 같이 발전한다는 점이다. 지역거점 대학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와 희생이 보인다. 일부 선정 대학에서는 주변 특성화고등학교와 전문대학의 참여와 역할에 대해 고민한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지역대학과 같이 상생하는 모습이다.

넷째, 지역 주요 산업과 대학의 특성화 연계, 지역연구소, 해외 대학과의 연계가 명확하다. 어느 지역이든 지역 특화 산업은 1개 이상이다. 글로컬 선정 대학은 지역의 특화 산업 전체를 어떻게 연계하고 어떻게 발전할지를 제시했다. 세계적인 우수한 인력 양성을 전제로 지역 산업의 연구 개발이 대부분이다. 즉 생산 거점으로서의 역할보다는 연구 개발 중심이 대부분이다. 이번에 선정된 대학들이 일반대학인 것을 감안한다면 당연한 결과다. 내년에 다시 10개 대학이 추가될 예정이다. 내년에 도전하는 대학들은 지역 산업에 맞게 세계 최고수준의 생산거점 역할을 목표로 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다섯째, 지자체의 적극적이고 확실한 협력이 있다. 지자체는 대학이 지역의 거점 대학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전폭 지원한다. 각 RISE에서 대표 대학이 글로컬대학30이라고 생각한다. 국고지원 방식을 RISE로 전환한 목적은 지역 산업과 경제를 대학과 함께 살리려는 의도다. 여기의 중심에 글로컬대학30이 있다. 그러므로 글로컬대학의 선정은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매우 중대한 문제다. 지역에서 선정되기를 희망하는 대학에 대한 전폭적 지원은 당연하다.

여섯째, 창업 허브 역할을 통해 지역정주와 연결됐다. 지역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층들의 지역 정주가 중요하다. 교육을 받은 지역에서 취업하고,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교육시키는 선순환구조가 돼야 한다. 글로컬 선정대학들은 지역 정주를 창업을 통해 연계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선정된 대학들은 지역의 거점국립대학이나 중요 일반대학들이기 때문에 생산 중심보다 연구 개발 중심에 많은 비중을 뒀다. 연구 중심에서 지역 정주와의 연결을 창업으로 연결한 것이다. 취업과 연계된 생산거점 역할도 글로컬대학이 할 일이다. 취업과 생산거점 역할이 부족한 점은 조금 아쉽게 생각한다.

일곱째, 글로벌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와 인구 감소율을 볼 때 안정적 산업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인력을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 외국인 유학생 입학을 확대시키고, 교육 후 지역에 정주하는 그림이 담겨 있다. 최근 발표한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방안(Study Korea 300K Project)의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치밀한 사전 분석과 연구를 통해 실현가능한 계획을 제시한 것이다. 보고서의 내용이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산업체·대학·연구소 더 나아가 해외까지 사업의 구체화를 통해 실현 가능성을 높였다. 이번에 글로컬대학30 선정 대학들의 가장 확실한 공통점은 실현 가능성이다.

내년에 다시 10개 대학이 선정될 예정이다. 올해 선정된 대학들을 통해 글로컬대학30의 구체적 모습이 드러났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이번 선정은 연구중심의 일반대학에 적합한 그림이다. 전문대학들에게 맞는 적합한 모형도 있을 것이다. 내년 제출까지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글로컬대학30을 생각하는 대학들은 올해 지정된 10개 대학의 사례를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준비해야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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