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한양대 유기나노공학과 위정재 교수팀이 자연의 상어 비늘을 모사한 3차원 표면을 구현하고 다양한 이방적 기능성을 구현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한양대가 18일 밝혔다.

상어는 피부의 특별한 비늘구조 덕분에 깊은 바닷속에서 빠르게 헤엄칠 수 있다. 상어 비늘에는 홈 모양의 리블렛(Riblet)을 여럿 가진 돌기들이 엇갈리게 배열되어 있고 서로 중첩돼 있어 리블렛 사이의 한쪽으로 물을 미끄러지게 해 헤엄을 방해하는 항력을 줄인다. 또한 유연하게 헤엄치기 위해 피부 속은 부드럽지만 겉은 딱딱해 피부의 두께 방향으로 관통하는 힘에 대한 저항력이 세 외부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다.

위정재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3차원 인공 상어 비늘.

자연의 상어 비늘을 모사하기 위한 선행 연구들이 많았지만, 물질을 쌓아 올려 겹치지 않는 형태로 제조하거나 단순하게 표면 형태만 제작하는 등 상어 비늘의 구조적 장점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기존 방식으로는 돌기를 3차원으로 중첩하면서 리블렛의 형태가 망가지는 것을 막기 어려웠다.

위정재 교수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이크로 돌기 구조체를 자성 입자와 탄성 고분자의 복합재로 제조했다. 또한 외부 자기장 하에서 한 돌기의 상단이 옆에 위치한 돌기의 하단에 닿을 만큼 구부러지게 만들어 삼차원 중첩을 성공시켰다. 그 뒤 자기적으로 중첩된 돌기들 위에 액체 고분자 수지를 얇게 도포하고 열경화해 자기장을 제거한 후에도 중첩 형태가 유지되는 3차원 인공 상어 비늘을 제조했다.

연구팀은 신 개발 인공 상어 비늘이 자연 상태처럼 항력 감소 기능이 있음을 확인했다. 소수성 표면 위 리블렛 방향으로 물이 흐를 때 돌기들 사이에 마이크로 공기 버블들이 가둬지고, 이 공기 층 위로 물이 미끄러지며 압력강하가 발생한다. 나아가, 자연 상어 비늘의 층상 구조 또한 모사하기 위해 부드러운 고분자 층 위로 나노 두께의 단단한 세라믹을 코팅했을 때 리블렛 방향으로 표면을 긁는 접촉에 대한 마찰계수가 감소한다. 이어, 세라믹 층 위에 더 단단한 금속을 나노 두께로 코팅하면 압입시험에 대한 기계적 강도와 복원력이 강화된다.

위 교수팀은 또한 전기전도성을 띠는 3차원 인공 상어 비늘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강한 전기전도성(5,000–10,000 S cm-1)을 띠는 것으로 최근 많이 알려진 신소재인 맥신을 고분자 층 위로 얇게 순응적 코팅(conformal coating) 하여 5.3 Ω 정도로 전기 저항이 낮은 인공 상어 비늘을 제작했다. 이에 따라 작은 전압만 가해도 고온의 열을 낼 수 있고, 맥신의 친수성 덕에 이방적 소수성을 띠던 인공 상어 비늘이 이방성이 보존된 친수성을 띠게 됐다.

위정재 교수는 “인공 상어 비늘의 작동 원리를 선박에 활용한다면 낮은 항력으로 빠르게 항해할 수 있고, 장애물과의 마찰이나 외부 충격에 의한 파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사용 연료를 줄이면서 선박의 사용 연수를 늘리는 경제적 가치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 공군연구소, 한국연구재단,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또한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김산하 교수팀, 울산대 화학과 이승구 교수팀, 한양대 기계공학과 곽노균 교수팀, 그리고 한양대 유기나노공학과 한태희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해당 논문 제목은 Programming Anisotropic Functionality of 3D Microdenticles by Staggered-Overlapped and Multilayered Microarchitectures. 한양대 유기나노공학과 박사후연구원 박정은 박사가 1저자로 참여했고, 미국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Advanced Materials)〉( IF= 29.4)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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