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계예대 비롯한 2호선 인접 8개 대학 혁신공유회 개최
대학별 정체성 담은 교육혁신 프로그램 선보여

'2023혁신 플랫폼 성과공유회 SUB-WAY 2호선 새로운 길(진로)을 찾아서' 행사 포스터. (사진= 추계예대)
'2023혁신 플랫폼 성과공유회 SUB-WAY 2호선 새로운 길(진로)을 찾아서' 행사 포스터. (사진= 추계예대)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2호선 녹색 라인 대학이 뭉쳤다. 추계예술대학교를 포함한 서울 지하철 2호선 라인에 위치한 8개 대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 대학의 혁신사업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추계예대는 지난 20일 추계예대 창조관 리사이틀홀에서 ‘<2023혁신 플랫폼 성과공유회> SUB-WAY 2호선 새로운 길(진로)을 찾아서’ 행사를 개최했다.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르기 위해 이동이 쉬운 서울 지역 대학 간 인적·물적 자원의 공유와 협력을 도모해 눈에 띌만한 성과를 도출하자는 취지다.

임상혁 추계예대 총장은 인사말에서 “8개 대학이 모여 성과를 논의하고 대학 간 상호교류를 증진하는 일은 처음이다”라면서 “성과공유회가 새로운 교육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하면서 각 대학이 교육혁신을 중심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재민 추계예대 대학혁신지원사업단 단장은 “2호선 대학들의 지리적 거리는 가까운 데도 불과하고 한자리에 모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코로나 종식 후 일상회복이 이뤄져야 하는데 원격중심 세상이 되면서 이해의 폭이 줄어든 것 같다”면서 “모임의 장이 생겼으니 미래 역량에 새롭게 길을 만들 성과를 공유하고 내년에는 전국 고속도로에 연결된 대학들까지 함께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날 성과공유회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의 혁신 성과 홍보 관련 기조 강연으로 시작됐다. 서 교수는 자신의 경험담에 비춰 “대학의 혁신은 무모한 도전으로부터 시작한다”면서 혁신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창의와 도전임을 강조했다.

20일 추계예대에서 개최된 '2023혁신 플랫폼 성과공유회'에 참석한 임상혁 총장과 참여 대학별 발표자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한명섭 기자)
20일 추계예대에서 개최된 '2023혁신 플랫폼 성과공유회'에 참석한 임상혁 총장과 참여 대학별 발표자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한명섭 기자)

■ 학생의 꿈과 역량을 동시에 키우는 추계예대 ‘크레센도(Crescendo) 학기제’ = 이어 각 대학별 혁신 프로그램과 성과공유가 진행됐다. 이날 발표된 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대학의 중도탈락율이 4.9%로 점점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 중 대학생 학업중단 문제가 대학교육의 안정적인 운영과 대학교육의 품질을 위협하는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 생활의 성패는 70~80%가 대학 첫 학기 경험에 따라 결정된다는 분석도 뒤따랐다.

추계예대는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신입생이 적성을 파악하고 향후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하는 ‘크레센도(Crescendo) 학기제’를 추진했다. 크레센도 학기제는 신입생이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입학 첫 학기에 FYE학기를 운영한다. 교과와 비교과 커리큘럼을 통합 설계해 제공하면서 신입생의 소속감과 자긍심, 만족감을 제고시켜 신입생의 조기 대학적응을 돕는다. FYE(The First-Year Exprience)는 △학생들의 학업 영역과 사회적 영역 개선 △자신감과 자존감의 향상 △대학생활의 성공과 유의미한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입학 첫 해 대학적응도 향상 등의 역할을 하는 학기다.

크레센도 학기제는 신입생의 대학적응과 진로개발을 위한 것인 만큼 이를 돕는 내용을 포괄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성한다. 또한 학습자의 동기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형태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추계예대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개강 전 학과 OT, 전공 교수와의 만남으로 1학기를 위한 워밍업을 시작한다. 개강 후 2주간은 ‘크레센도 데이’로 대학입문과 비전을 설계하고, 교양특강 수강, 대학 OT와 캠퍼스 투어에 참여하면서 학교의 전반적인 생활을 체험한다. 이후 영역별 1개 교과목을 필수 수강하면서 교양 관련 부분에서는 △대학적응과 진로탐색 △인성과 학업기초 △전공입문과 학문탐구 등의 과정을 지나게 된다. 비교과 관련 부분에서는 △핵심역량과 직무역량진단 △심리검사 △진로취업특강 △학습법특강(자기주도학습법) △창작윤리 특강 등의 과정을 거친다. 이후 1학년 2학기 과정을 시작하게 된다.

김나영 추계예대 교육혁신원장
김나영 추계예대 교육혁신원장

재학생들의 만족도도 ‘크레센도’ = 추계예대 학생들은 △핵심역량진단 △진로검사 △심리검사 △학습유형검사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해 최저 84%에서부터 최대 93%에 이르는 수치로 정량적인 진단을 마쳤다.

그 결과 크레센도 학기제의 성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크레센도 학기제의 만족도 등을 묻는 설문에 52.5%인 136명이 참여한 결과 △잠재력·가능성에 대한 자신감 △진로·학습·실생활 등 도움 ·새로운 지식과 정보 획득 △전공만족도 등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크레센도 학기제 우수 경험사례 수기 공모전을 통한 정성적 성과도 있었다.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생은 각종 진단검사와 과제, 전공 및 진로탐색을 통한 자신의 진로를 구체화 했다. 이를 바탕으로 진로목표를 설정한 결과 공모전 수상, 대회 수상 등의 결과를 얻어냈다.

추계예대는 향후 크레센토 학기제 발전을 위해 △성과 측정을 위한 설문 진행 △대학 전체가 주도하는 운영 방향 설정 △참여 유도 방안 모색 △크레센도 학기제 체제 재정비 등으로 고도화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찬우 명지대 진단평가팀장
김찬우 명지대 진단평가팀장

■ 대학별 상황 맞춤 프로그램 선보여 = 합정역에 위치한 명지대는 보다 현실적인 성과관리를 강조했다. 김찬우 명지대 진단평가팀 팀장은 “성과관리를 위해 필요한 것은 명지대의 성과가 타 대학과 비교해 그만큼의 경쟁력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혁신적인 시스템을 선도하기보다는 (현실적으로) 타 대학의 혁신적인 시스템을 모니터링 하고 ‘패스트 팔로워’가 되는 것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최윤희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대우교수
최윤희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대우교수

대학이 추구하는 목표를 교육에 접목한 대학도 있다. 서강대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요즘 화두가 되는 ESG 실천을 목표로 삼고 기업과 협력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포스코와 민학협력 모델을 구상한 서강대는 이 활동을 통해 △특강 및 기업방문과 체험활동 △봉사활동(기업시민봉사) △대학연합 발표회 △최종평가회를 거치면서 설정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목표를 달성했다.

김동하 연세대 VCP 추진위 팀장
김동하 연세대 VCP 추진위 팀장

연세대는 분리된 캠퍼스 생활을 하는 학생 맞춤 모델을 제시했다. 버추얼 캠퍼스를 통해 송도국제캠퍼스와 서울캠퍼스 간의 물리적 거리와 정서적 간극을 극복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한 것이다. 캠퍼스 간의 간극 극복, 세대 간 네트워크 활용, 미래세대-현재세대-선배세대를 아우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 버추얼 캠퍼스를 향후 학생들이 학습공동체로서, 삶의 공동체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까지도 고민하고 있다. 가상 세계에서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일종의 연대의식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김화수 경기대 교육성과관리센터장
김화수 경기대 교육성과관리센터장

충정로역의 경기대는 ‘KGU-CSI 교육인증제’를 통한 교육의 질 관리와 성과를 공유했다. KGU-CSI는 역량·학생·산업 중심의 전공 교육 질 관리 체계로 △교육과정 개발과 운영 △교과 외 학생 지원 △성과분석 및 개선 등의 전공 교육 전반에 대한 질 관리를 수행한다. 2017년부터 쌓아온 추진 경과를 통해 경기대만의 교육인증제를 통해 학과의 교수활동과 학생지원 활동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학과의 인식, 객관적 현황 파악에 따라 교육 개선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면서 학과의 자발적 노력을 높였다는 결과를 보였다.

이현주 이화여대 교육혁신센터장
이현주 이화여대 교육혁신센터장

■ 독자적인 교육 모델로 학생 만족도 견인 = 이화여대는 이화여대만의 ‘The Best(더 베스트) 융합수업’ 모델을 소개했다.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교수자와 학생은 온라인 툴에 익숙해졌고, 그에 대한 교육 효과도 인지한 상황에서 오프라인 교육과 온라인 교육을 어떻게 잘 블렌딩(Blending) 할지를 고민한 결과가 더 베스트 교육모델이다. 시범 학기를 거쳐 2년째 운영하면서 긍정적 효과도 나타났다. 학생들의 만족도, 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으며, 학습격차도 해결됐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태희 한양대 교육전략기획팀 박사
이태희 한양대 교육전략기획팀 박사

‘세상에 없던 융합교육’을 자부하는 한양대는 ‘한양인터칼리지’를 도입해 교육혁신을 이뤄가고 있다. 한양인터칼리지는 기존 학과의 전공 중심의 교육편제를 넘어 새로운 교육모델로 운영된다. 입학학과와 졸업전공에 반드시 같지 않다는 점이 특징이다. 인터칼리지 내 프로그램을 제1전공으로 이수할 수 있고 제2전공으로 기존 학과와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해 공부할 수도 있다. 졸업  시에는 학생이 희망할 경우 제1전공과 제2전공을 변경할 수 있다. 한양대는 학내 학과 간 벽을 허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학 간 벽을 허무는 교육혁신모델도 소개했다. 대학의 △e-러닝기반 학점인정 컨소시엄 △HY-LIVE 컨소시엄 △IC-PBL 공유협력 컨소시엄 등이 그 사례다.

김효석 건국대 혁신지원사업센터장
김효석 건국대 혁신지원사업센터장

건국대는 찾아가는 혁신 비교과 프로그램인 ‘PIONEER KONKUK’ 모델을 선보였다. 건국대는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혁신인재 양성’을 목표로 삼아 △슈퍼루키(SUPER ROOKIE) △공모전 △Project-X 부트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그 중 프랑스 에꼴42 모델을 가지고 와 서울형 에꼴42를 설계한 서울42 이노베이션 아카데미와 협업한 프로젝트-X 부트캠프가 눈에 띈다. 4주 기간 동안 전공자·비전공자 구분 없이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키우는 과정으로 건국대가 이노베이션 아케데미 측에 먼저 협업을 제안했다. 건국대는 학생 50명을 선발해 우수한 프로그램을 완료했고 다음 학기에는 더 많은 규모와 예산을 투입해 다른 대학과도 연계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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