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일희 지음 《타불라 라사 II》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신일희 계명대학교 총장이 《타불라 라사 II》를 출간했다. 이 책은 2005년 신일희 총장이 집필한《타불라 라사》의 연장선에서 시대를 종횡으로 가로지르는 인문학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책의 제목은 계명대 본관에 걸려있는 백지초상화의 문구 ‘우리가 얼굴을 가질 때까지’를 떠올리게 한다. 타불라 라사는 존 로크가 말하듯 아무것도 새겨지지 않은 인식의 백지 상태를 가리킨다. 이 책은 (사)아카데미아 후마나를 통해 강연한 내용등을 중심으로 총 3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는 ‘사람됨의 길목’으로 백지 위에 새겨진 인류의 생생한 삶의 흔적을 <천로역정의 비단길>과 <각설이의 서방(西方) 나들이>라는 틀에 담으며, 삶을 동반하는 기쁨과 슬픔을 <웃음의 삼단률>과 <비극의 눈물>로 묘사하고 있다. 인류 문명사를 진정한 사람됨을 향한 희비의 오디세이라고 말하고 있다.

제2부‘비평과 수상’에 실린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읽기>와 <W. 뮐러와 함께 떠나는 《겨울여행》> 등에서 각양의 여울에 새겨진 삶의 의미를 섬세하게 해석하고 있다. 제3부 ‘시’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생의 깊은 진리로 독자를 안내하고 있다.

신일희 총장은 “이 책은 어떤 진리를 주장하고자 쓴 것이 아니며, 영원성에 대한 탐구의 여정에서 그때마다 착각처럼 다가온 사유를 모은 것이다”라며, “20여 년 전 저술한‘타불라 라사’의 부족함을 채우고, 더 나은 글을 남기고 싶었다. ‘나’라는 질그릇 속에 항구적인 가치를 담아 제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소망을 담아 이 책을 펴냈다”고 말했다.

신일희 총장은 고등교육의 탁월성 추구(1980), 타불라 라사: 우리가 얼굴을 가질 때까지(2005), 계명의 한 모습(2007) 등과 시집인 ‘유한의 빛(1999)’, ‘기억의 길(2013)’, ‘바퀴의 흔적(2020)’과 강의집, 논문, 엣세이 등 다수의 책을 출간했다.(계명대학교 출판부/ 3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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