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김 용·박대권 지음 《우리 아이의 입시는 공정한가》

《우리 아이의 입시는 공정한가》
《우리 아이의 입시는 공정한가》

[한국대학신문 정수정 기자] 어느 순간부터 ‘공정’은 우리 사회 최고의 가치가 됐다. 지속적인 저성장 속에서 내 몫은 내가 지켜야 한다고 믿는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공정’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우리 사회의 핵심 가치로 급부상했다. 이러한 풍경은 대학입시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수시모집이 불투명하게 이뤄지는 현실 속에서 수험생들은 시험이, 수능이 가장 공정하다고 외치고 있다. 그러나 과연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적재적소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을까.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대학 또한 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요구하는 중이다.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의 제도로 나타났다. 수능은 정말 공정한 시험일까, 그리고 학생부는 진정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는 최적의 통로일까.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입시제도 대논쟁을 겪고 있는 한국의 시민이라면 모두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수능의 모습은 계속해서 달라져 왔다. 정부의 입시정책에 따라, 또 교육과정에 따라 수능은 천변만화하며 강한 적응력을 보였다. 수능은 어떻게 탄생한 시험이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해 왔을까. 그리고 수능의 진화는 바른 방향으로 이뤄졌을까. 이 책에서 수능의 오랜 역사와 변화과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6장에서는 지난 10월 10일,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8년 대입제도 개편안의 핵심과 숨겨진 의도를 완벽히 분석해 독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공정’은 과연 오늘날에만 주목받는 가치였을까. 본고사 시대에도 주관식 문제 출제에 수험생들은 평가의 공정성 여부를 불안해하고 있었다.(2장) ‘내신’이 일본어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이미 일제강점기 때부터 정부에서는 정책적으로 입시에서의 내신 반영을 적극 권장하고 있었으나, 상급학교에서는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객관성을 믿을 수 없다며 내신 수용에 부정적이었다. ‘내신’에 대한 기대와 어김없는 배반의 역사는 오래됐다.(3장) 오늘날 대입은 각 대학에 상당한 자율권을 부여하고 있으나, 대학 자율의 대학입시는 출발부터 그러했다. 그러나 대학은 신뢰와 객관을 지켜내지 못했고, 결국 입시를 국가에서 주관하게 된 것이다.(2장) 이 모든 숨겨진 역사를 한눈에 살펴본다.

일반적인 사회 통념과는 다르게 교육에서는 보수와 진보가 한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적잖다. 수능과 내신 절대평가에 대한 그들의 의견이 그렇고, 입학사정관제 또한 노무현 정부에 의해 도입돼 이명박 정부에서 확대됐다. 일제고사의 단점을 지적하며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추진된 입학사정관제와 학생부 종합전형(학종). 도입된 지 십수 년이 지났지만 왜 사람들은 학종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 사회가 대학입시에 이토록 목매는 근본적인 이유와 팽창하는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해법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모두가 공정하다고 받아들이면서도, 지식정보화사회에 걸맞은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이상적인 대학입시제도란 과연 존재하는 것인지 《우리 아이의 입시는 공정한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식의날개/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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